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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라이오넬 3차]워존; 케모스(8판)-고르곤과 불사조-3

인디고(218.145) 2023.09.23 18:57:09
조회 481 추천 13 댓글 3
														

페러스는 독을 바른 레르 민족의 검을 더더욱 깊숙히 밀어넣었다. 자신에게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페러스 자신이 펄그림에게 준 상처 바로 위에 날을 찔러넣었고, 깊은 만족의 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펄그림은 형용할 수 없는 언어로 비명지르기 시작했다. 정맥이 무지개색으로 변했고 그의 눈이 새빨개지며 충혈되었다.


“참 오래도 기다려주었어, 펄그림. 본성을 받아들여.”


타비츠가 만든 슬라네쉬의 약물이 끓어서 프라이마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기체의 띠가 되었다. 이 기체들이 전장의 시체들과 접촉하자, 온 케모스의 창공에 워프의 기운이 넘실거렸다. 그 모습에 페러스 매너스는, 그리고 한 때 사울 타비츠였던 둠 라이더는 미소지었다.


주변의 데모넷들이나 카오스 아스타르테스들은 비명지르면서 후두둑 떨어져 죽었고, 그들의 시체는 한순간에 가루가 되며 둠 라이더와 펄그림에게로 깃들었다. 데몬 프라이마크는 사이킥을 음미하면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두 사내가 승천하려는 과정을 흡족하게 지켜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울 타비츠의 의식이 작용하는 동안 타락하지 않은 형제는 타락한 형제에게서 몇 발짝 더 물러섰다.


 


“사울이 우리 모두에게 치명적일 거라고 얘기했지,”


페러스는이 말했고, 그의 목소리는 격렬하게 흥분 된 상태였다.


“자기에게 하는 걸 보면,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겠어.”


펄그림의 피부는 자주색이 되어 있었다. 곳곳에서는 아예 타락의 기운이 나타나게 했다. 빛나는 머리카락은 노출 된 채로 역겨울 정도로 밝은 흰색으로 빛났다.


"벌써 몸부림 치는 거야?”


페러스는 음탕하게 말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해. 내가 너라면 힘을 아껴둘 거야. 안 그러면 어떻게 즐길 수 있겠어?”


잠시 동안 어둠 뿐이었다.


“느낌이 와? 자기야?”


페러스의 목소리는 공허에서 온 흡족한 속삭임이었다. “워프가 느껴져? 나의 사랑이 느껴져?”


펄그림은 야하게 울부짖었다. 피부는 불탔다. 뼈는 얼음처럼 느껴졌다. 그는 이름 없는 어둠 속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간다, 형제여,”


페러스는 펄그림의 눈을 핥으며 나직이 속삭였고, 그의 목소리는 길리먼의 귀 바로 옆에서 오는 것만 같았다. "간단해. 황제 따위는 잊어버리는 거야. 너는 나를 사랑하고 나를 첫번째로 아끼는 거야. 슬라네쉬께서 우리를 축복해 주실 거야. 나와 함께할 수 있겠지. 우리는 함께 다른 형제들을 타도하고, 그들의 거짓된 신들을 끌어내리고, 극한까지 나아갈 수 있을 거야.”


펄그림은 대답할 수 없었다. 아니, 대답하지 않았다.


“기쁘지, 흥분되지, 그렇지?”


펄그림의 눈에 기름이 묻은 채로 페러스는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에 가깝게 물었다. 사랑 받는 게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거의 애석한 듯 했다.


펄그림의 어둠 한 가운데, 그곳에는 빛이 있었다. 불사조는 그 빛을 향해 피신했다.


그의 지각이 바뀌었고, 그는 두 명의 사람, 두 시간대에 존재하는 각자 다른 자기 자신이었다.


옥좌실로 향하는 대문 앞에 있었다.


“이건 흥미롭군,”


페러스 목소리가 말했다. “이게 네가 찾아가 숨는 기억이구나. 아버지를 뵈러 갔어? 지금 그분이 너를 보호해주기를 원해? 그러지 말고 나를 바라봐 줘.”


펄그림은 자신이 본 것을 다시금 체험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죽고 없을 것이 분명한, 최초의 이단심문관들 중 하나였던 오스티앙 델라푸르가 거대한 문을 열라고 명령했다. 그의 말은 시간에 의해 붕괴되어 뒤죽박죽 섞여있었고, 그의 움직임들은 끔찍한 황금빛의 겹치는 이미지들이었다.


하지만 대문이 열리고 빛이 나오자, 그것만큼은 순수했다.


페러스는 불쾌함에 숨이 턱 막혔고, 펄그림은 약간의 희망을 느꼈다.


기억했다. 다시 경험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무엇이 되었는지 보고자 옥좌실로 들어갔었다. 펄그림은 수천 년 동안 죽어 있었다. 그는 테라로 가기 위해 워프에서 수년간 길을 잃어 헤맸고, 도착했을 때 자신을 반긴 것은 믿기지 않는 두 눈 앞에 냉혹하게 펼쳐진 쇠락의 제국이었다.


모든 게 이 운명적 순간까지 오는 과정이었다.


빛과 분노, 뼈를 통과하고 영혼을 불태우는 광휘가 있었다. 영겁을 가득 채우는 끝없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끔찍한 위엄에 더하기 위해 흡취당한 사이커들의 말 없는 비명소리가 들렸다.


신, 반신, 차분한 인상의 갈색 피부의 남자의 형상이 있었다. 가죽을 입고, 사슬 갑옷을 입고, 모든 빛깔과 어지러운 수의 종류를 입고, 황금의 갑주를 입은 남자. 그의 다양한 얼굴들은 전부 위풍당당하면서 전부 배신감을 띄었다. 첫 섭정, 말카도르가 그에게서 보였다. 자신의 형제들도, 그를 구원해주었던 이단심문관인 오스티앙 델라푸르도 보였다.


백만 개의 생각, 수만 년의 삶에서 비롯된 기억들이 그를 강타했다. 무작위적이고 순환하는 생각, 집착, 예측, 공포의 연속. 전부 똑같으면서, 전부 다르고, 단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는 너무나 많은 목소리.


그는 끔찍한 목적의 기계로 가득 찬 거대한 규모의 먼지가 쌓인 방을 보았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이 괴물같은 존재를 유지시키기 위해 교대로 죽어갔다. 중앙에는 산산조각이 난 꿈의 먼지로 뒤덮인 황금의 기계가 있었다. 모든 생명력이 다해 자리에 걸터앉은, 두개골이 얼굴인 시체 – 그 순간 환영이 깜빡였고, 그는 무한한 힘을 가진, 그저 사색하기 위해 옥좌에 앉아, 잠시 동안만 신민들에게 모습을 숨기고, 명상이 끝나면 옥좌에서 일어나 공정히 다스릴 왕을 보았다. 그는 자신이 듣지 못하는, 심각한 조언을 전하면서 무엇을 할지 말해 주는, 자신의 아버지가 될 지친 노인을 보았다. 다시 그의 시점이 바뀌어, 카오스의 거대한 힘들에 필적하는 악한 힘을 보았다. 비애, 환희, 상실, 그리고 가능성을 보았다. 수많은 얼굴 사이에 어느 한 얼굴도, 어느 한 목소리도 없었다. 합창, 불협화음이었다. 황제의 어전은 자신의 영혼을 망치로 강타하는 충격, 존재의 무시무시한 정화였다. 더 이상 설 수 없었기에 무릎을 꿇었으나, 그를 구원해 주었던 聖 델라푸르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의 옆에 서 있었다.


그는 시체 왕의 궁전의 먼지에 파묻혀 있었다. 그는 영원의 휘황찬란한 황제의 어전에 있었다.





------

근 5개월 만에 쓰게 된 8판 시점 워존:케모스의 펄그림과 페러스의 전투입니다. 


1, 여기서 말하는 오스티앙 델라푸르는 소설:펄그림 반역의 환상들에 나왔던 주역 리멤브란서들 중에서 유일하게 카오스에 타락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의 연인마저 막차 태워서 구원해주었던 인물입니다. 그리하여 라이오넬 헤러시 세계관에서는 오스티앙이 슬라네쉬의 위험을 펄그림에게 경고하는 위치로 적합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2, 당연히 오스티앙은 42k 시점에서는 죽었고, 신-황제의 곁에서 리오뎀으로 싸우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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