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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xvii 책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05 17:00:50
조회 462 추천 27 댓글 5
														


[시리즈] 종말과 죽음 2부 : 6장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i 타래의 끝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ii 재앙의 목전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iii 도시 가까이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iv 타래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v 소리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vi 있어서는 안 될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vii 침묵의 전언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viii 말카도르 최후의 고통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ix 아퀼라 가도의 끝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 형제의 피로부터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i 벽 안에서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ii 파편들(몰락)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iii 약탈자들의 연회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iv 죽음에 임박한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v 처음 잃은 자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vi 진실(과 거짓)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vii 어둠 속의 무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viii 파편들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ix 신앙의 행위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xi 우리가 만들 길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xii 고르곤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xiii 싸울 방법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xiv 황제의 대전사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xv 두 번째, 세 번째 교훈
·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2부] 6:xxvi 고참병의 일격



6:xxvii 책



“저는 여기서 몇 년 동안 일했습니다.”


기록관이 입을 연다.


“하지만 이것들이 우화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우리 모두가 그랬지.”


신더만이 답한다.


“저희 모두가 그랬다고요?”


기록관이 조용히 묻는다.


“아마 한둘 정도는 어쩌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신더만이 입을 연다.


“일별이나마를 본 사람들 말일세.”


“킬러를 생각하고 계신 거군요.”


마우어가 말한다. 신더만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누구도 그녀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잖은가? 그녀는 미친 예언자 취급을 받았고, 위험한 생각을 퍼뜨렸다는 죄목으로 갇혀버렸지.”

“여기 그 위험한 생각 때문에 오신 것 아니었나요?”


기록관이 묻는다.


“그렇네!”


신더만은 답을 외치며 일어선다.


“이리 오시게, 벗들이여. 그냥 여기 앉아서 얼어죽느니, 무언가를 해야지.”

“여기서 나가는 건 어떻습니까?”


마우어의 제안이다.


“경고를 한다거나, 도움을 청한다거나?”

“누구에게 경고를 한단 말인가? 도움은 누가 주고?”


신더만이 묻는다.


“가비엘이 떠난 이후 울린 경적을 들었잖은가.”


그들 모두가 그 소리를 들었다. 렝의 전당 깊은 곳까지도 그 경적은 쟁쟁하게 울렸다. 황궁이 더 이상 궁전이 아니오, 더 이상 안전하지 않으며, 더 이상 침입으로부터 자유로운 안전한 곳이 아님을 알리는 노호였다.


“적어도 여긴 조용하구만.”


신더만이 다시 입을 연다.


“그럼 가비엘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뭐라도 해 보세.”


세 사람은 일어서서 자료 더미 사이로 다시 돌아다닌다. 점점 추위가 심해지며 빛까지도 빨아들이는 느낌이다. 심지어 그들의 목소리조차도 희미해진다. 책등의 제목을 읽기조차 어렵다. 일부 작품은 아예 전시용 조명까지도 꺼져버린 채다.


“지독하게 춥군요.”


마우어가 입을 열자 입김이 따라 나온다.


“기후 조절 시스템을 조정해볼까요?”


기록관이 묻는다.


“하지면 불을 지핀다거나?”


마우어의 제안을 들은 기록관은 격분과 공포가 뒤섞인 표정으로 마우어를 본다.


냉소적으로 어깨를 으쓱이며 마우어가 서가를 가리킨다.


“글쎄, 잘 말린 불쏘시개는 넘치는 것 같은데.”

“책을 불태우는 사회에 속한 구성원이 되고 싶지는 않네만.”


신더만이 말한다.


“아, 그러면 책을 금지하고 숨겨두는 사회에 속한 구성원이 되는 것은 아무 문제도 없습니까?”


마우어가 비웃듯 내뱉는다.


“이 작품들은 놀라우리만큼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은 것들입니다.”


기록관이 조용히 말한다.


“대부분이 특정 작품의 현존하는 유일한 견본이지요. 만약 이걸 태우려고 하면, 각하를 죽여버릴 겁니다.”


마우어는 놀랍다는 듯 기록관을 바라본다. 이 젊은 여성이 지금 뱉은 말은 신더만과 마우어가 여기 도착한 이래 가장 용감한 말이다. 마우어가 머리 하나만큼 더 크고, 총을 들고 있음에도 말이다. 기록관은 상당한 저항심을 드러내 보인 셈이다.


“농담이었소.”


마우어가 대꾸한다.


“그래, 바로 저 정신이지.”


신더만이 끼어든다.


“무자비한 모독에 맞서는 인간의 저항이지. 여기 계신 젊은 여성분이 그러했듯, 인간들이 투혼을 잊지 않는 이상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네.”


가장 가까운 곳의 서가로 간 신더만이 책 제목들을 살핀다.


“그리고 그녀가 옳지. 이 책들은 역사적으로도 귀중한 것은 물론이고, 어쩌면 우리의 구원이 될지도 모른다네. 만약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이것을 통해 구할 수 있다면, 그 값어치는 하고도 남은 것 아니겠는가?”


신더만이 몇 권의 책을 꺼낸다. 통시적 연구, 수학적 방법론의 통합(Consolidation of Mathmeta, 각주 1), 아이소세피(Isosephic, 각주 2) 입문과 게마트리아(Gemetria, 각주 3) 연감, 암호화폐증(Crytophasia, 각주 4) 연구…


신더만은 갑자기 멈춘다. 작은 가죽 제본 책 위에 그의 시선이 고정된다. 기껏해야 예배용 성시집 크기 정도일까. 기절한 새처럼, 손에서 다른 책들이 미끄러져 나와 바닥 위에 쿵 떨어진다.


“뭡니까?”

“이것은….”


신더만은 입을 열지만, 말을 잇지 못한다. 표지에 양각으로 제목이 새겨져 있다.


사무스의 서.





각주 1 : 정확한 단어가 없어 Math + Meta로 나누어 수학적 방법론이라고 의역함.

각주 2 : Isosephy가 아닐까 생각. 단어에 속한 문자들의 숫자값을 더해서 하나의 숫자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함. 나도 잘 모르는 영역.

각주 3 : Gematria가 아닐까 생각. 일종의 암호인데 숫자 암호를 통해서 이름/단어/구에 숫자값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함. 역시 잘 모름.

각주 4 : Cryptophasia가 아닐까 생각. 쌍둥이가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암호를 통해 서로만 통하는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하는 듯. 잘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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