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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종말과 죽음 3부] 10:xviii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1)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15 10: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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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xviii 카이로스와 크로노스 (1)



이것이 곧 종말과 죽음이다. 하지만 이것은 예상된 종말이 아니고, 예언된 죽음도 아니다. 예언은 시간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존재요, 선견은 인간이 만든 여느 계획처럼 쓸모가 없다.


이것은 호루스 루퍼칼의 죽음이다. 이것은 이단의 종말이다. 이것은 한 남자가 꾸었던 꿈의 죽음이자, 그 남자가 그토록 신중하게 구상했던 제국의 종말이다. 짧은 황금기의 죽음이요, 약속의 종말이다.


한 전쟁의 종말이되, 평화의 죽음이다. 여기서부터, 암울한 암흑 속으로, 종국적인 추락이 이어지리라. 유일한 상수는 전쟁이요, 유일한 진실은 고통이며, 유일한 삶은 고통으로 이어질 것이며, 고통의 유일한 종말은 죽음뿐인 시간이 도래한다.






이제 전쟁의 결말은 영원히 이어질 다른 전쟁이다. 전쟁은 전쟁을 낳을 것이며, 그렇게 시간이 흐를 것이다. 세대와 세대를 거쳐 이어질 것이며, 저 먼 미래, 전쟁은 오직 그 자체로 정의되고 그 자체로 종말로 나아가리라. 죽음은 전쟁의 이유가 될 것이요, 전쟁이 죽음의 이유가 될 것이다. 닥쳐올 종말이 없는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그 미래 속에서, 오래된 넷은 기뻐하리라. 저들이 이곳에서 갈망했으되 얻지 못한 빠른 죽음과 갑작스러운 종말은 거부당했다. 하지만, 그 결말이 은하의 무한한 구조를 가로질러 그들이 대표하는 힘들에 대한 영속할 숭배로서 영원히 이어질 것이기에, 그들은 기뻐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저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저들은 좌절과 패배의 번민 속에 이를 갈고 있다. 저들은 좌절했고, 기만당했으며, 버려졌다. 저들은 고통과 상처, 그리고 방해 속에서 뒤흔들린다. 저들은 고통 속에서 분노의 비명을 지른다. 너무도 날카로워, 은하수 자락의 별들이 촛불처럼 희미해진다.


저들을 매어 줄 닻은 사라진다. 그들이 힘을 쏟아부어 만든, 단 하나뿐인 완벽한 도구가 파괴된 것이다. 호루스는 죽었고, 그가 죽은 그 순간, 카오스의 육화된 이에 뻗친 손길은 완전히 무너진다. 오래된 넷은 갑자기 히스테리 속에서 고통스럽게 통곡하며 워프를 끌어당겨 서서히 사라진다.






이제 미래가 오리라. 어떤 신성치 못한 형태로든 말이다. 호루스의 죽음은 호루스가 스스로를 감싸 엮어낸 등시적 순간의 종말을 의미한다. 시점이 의미가 없는 영원의 무, 이 날 중의 날은 이제 끝난다. 그리고, 그 순간은 과거가 된다. 시간은 흔들리고, 스스로 흘린 피에 숨이 막히고, 불안정하게 떨리면서 다시 시작된다. 형이상학적 연속성이 재개된다. 시계의 태엽이 감기고, 녹아내리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금방울처럼 다시 똑딱거리기 시작한다.






아젝 아흐리만이 카드 덱을 내려놓는다. 몇몇 카드가 색이 변하기 시작한다. 마치 겨울 속에서 금빛과 적빛으로 변화하는 낙엽들처럼. 우뚝 솟은 해골의 형상으로서, 아흐리만이 일어선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입니까?”


신더만이 묻는다. 아흐리만은 긴 손가락을 날카로이 들어 그의 입을 막는다. 마치, 무언가에 귀를 기울이는 형상이다.


신더만은 마우어와 겁을 집어먹은 기록관 쪽을 힐끗 바라본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소리가 없다. 움직임도 없다. 보관실을 감싸고 있는 검은 어둠이 모든 소음을 삼켜 침묵을 지키고, 그 침묵이 그들을 팽팽하게 감싼 느낌이다. 마치, 그들이 테라에 남은 마지막 네 영혼처럼 느껴진다.


“책들의 출혈이 멈췄다.”


아흐리만이 말한다.


“그 말의 의미는, 그러니까…?”


마우어가 묻는다.


마술사는 그녀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던진다. 시체 같은 얼굴, 그리고 놀랍도록 푸른 눈동자 속에 극히 작으나마 머물던 인간미는 완전히 사라진 채다. 마우어가 움찔 뒤로 물러선다. 저 시선은 마치 지하 세계에서 도래한 자칼 신의 오만하고도 위협적인 시선을 연상시킨다.


“말 그대로다.”


아흐리만이 으르렁거린다.


“배울 것이 많았다. 겨우 시작했을 따름이었고. 그런데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는군.”


마술사는 고요한 분노에 들끓고 있다. 신더만에게는 놀랍게도, 그 인상에서 오히려 겁에 질린 것처럼 보인다.


“무슨… 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까?”


신더만이 조심스럽게 묻는다. 마술사를 자극할 생각도, 정말 답을 듣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다.


“죽음이 있었다.”


아흐리만이 입을 연다.


“예상되지 못한, 설명할 수 없는 죽음이다.”

“죽음이라고요?”


신더만이 다시 묻는다.


“누구의 죽음입니까?”


아흐리만은 답하지 않는다. 뼈만 남은 손이 작은 탁자를 가로지른 순간 타로 덱이 사라진다. 그는 떠날 사람처럼 돌아선다.


“누구의 죽음입니까?”


신더만이 외친다.


마술사가 그들을 돌아본다. 검은 잇몸과 으르렁거리는 이 사이로 긴장한 입술이 말려 올라간다.


“너희 셋은 내 연구를 계속 방해했다, 키릴 신더만.”


아흐리만이 속삭인다.


“질문으로 내 시간을 낭비했지…”


그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신더만은 마술사가 그들을 죽일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고 있음을 안다. 지금까지 살면서, 여기에 비할 만치 두려운 바가 없다.


“너희들을 너희 운명의 손에 맡기겠다.”


아흐리만이 조용히 말한다.


“이제 닥쳐올 일은 결코 기뻐할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그 무엇보다도 끔찍하겠지.”

“떠난다는 말씀입니까?”


마우어가 공포에 질려 굳은 표정으로 묻는다.


“지금 가야 한다.”


아흐리만이 답한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입니까?”


마우어가 재차 묻는다.


“왜 지금 떠난다는 것이죠?”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 전, 아흐리만이 마우어를 마지막으로 돌아본다.


“이유가 있다.”


아흐리만이 답한다.


“이제 지금이 다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9장의 마지막 파편들이 엄청 길었듯이 여기도 엄청 길다. 그래서 좀 잘라서 올리겠음.


제목 길이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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