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QjD7Tv_gBnI

스콧 필그림.

동명의 23세의 베이시스트가

(레이시스트아님 동양인 미성년자 좋아함)

꿈속의 여자 라모나 플라워스를 얻기 위해서

라모나의 사악한 전남친 7명과 싸우는 럽코 + 배틀 + 밴드물.

애니도 나름 흥행하고

게임도 나름 흥행하고

영화도 코미디 영화로써 흥행한 만화.

만화는 상도 받았었다.

이런 만화의 남주의 삶은 어떤 것일까?

안타깝게도 스콧 필그림의 삶은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하다.

스콧은 무직 백수다

살던 친구 집으로부터 쫓겨난다.

밴드를 만들었지만 모든 멤버로부터 버림받는다.

그의 (전) 여친까지 포함해서...

스콧의 인생은 왜 이렇게 비참해졌을까?

이 모든 원인은 스콧 자신에게 있다. 그는 무책임한 사람이다.

스콧은 밴드의 베이시스트이자, 라모나의 사랑을 얻기 위한 로맨티스트이자, 전 남친 7명을 쓰러트려야 하는 싸움꾼이다.

이렇게 만화는 밴드물, 럽코, 배틀물의 성격을 띄게 되며, 각각의 층위에서 스콧의 무책임함을 보여준다.

1. 밴드 활동

스콧은 그렇게 실력 좋은 베이시스트가 아니다.

그들의 밴드는 형편없다.

물론 라모나 따먹는데 바쁜 스콧에게 연습은 사치이다.

합주조차 엉망진창

공연중에 쌩쇼하다 기타를 부셔먹는다.

물론 스콧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여전히 모른다.

결국 밴드는 해체되고 멤버였던 스티븐 스틸스는 그를 버리고 다른 밴드로 떠난다.

2. 럽코

스콧은 여친 라모나와의 작은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친구들은 이미 이런 스콧의 모습에 학을 뗀 지 오래다.

스콧은, 나이브즈 차우라는 동양계 미성년자와 연애중이었다.

여자친구(라모나)의 추궁에도 책임을 지길 거부한다.

어찌되었든 라모나한테 잘못한건 아니잖아?

3. 배틀물

스콧 필그림은 라모나 플라워즈와 연애하기 위해 그녀의 사악한 전남친 일곱을 쓰러트려야 한다!

그러나 적의 선전포고를 무시하거나

적이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적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모습도 보인다.

아니 럽코 밴드 배틀물의 주인공이

연애도 개판

밴드도 개판

싸움도 개판...

대체 호감이 생길래야 생길 수 없는 주인공이어야 하지만...

묘하게 스콧 필그림에게 정감이 간다. 왜 그랬을까?

왜냐면...

그는 대책없이 낙관적이니까.

어비스류의 주인공들처럼

자기연민에 빠져 자신의 우울함을 전시하며 기만질이나 하지 않으니까.

우리의 스콧은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니까!

이유는 없어도 자신만만함을 잃지 않으려 하는게 스콧 필그림이니까!

그리고 우리의 스콧 필그림은, 히로인 라모나 플라워스와

관계를 맺는데는 무책임하고 서투를지 모르지만

그 시선에 열정과 절박함이 담겨있다는건 확실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콧 필그림이 엠창인생이란걸 보더라도

끝까지 그가 원하는 것을 얻길 바라며 희망을 끊을 잡고

만화를 계속 읽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대책없는 스콧 필그림의 낙관주의와

라모나에 대한 열정과 절박함은

스콧 필그림의 "장점"이 아니다.

만화는 이것이 그의 "단점"으로 부터 나온 것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는 항상 과거를 외면해왔다.

항상 과거로부터 도망치기 바빴다.

과거에 저지른 자신의 치욕스러운 행동을 잊기 위해서

과거로 부터 눈을 돌리는 것에만 몰두하니 그는 미래를 바라보지 못한다.

그는 끊임없이 오늘 "현재" 만을 살아나가며, 자신을 쫓아오는 과거로 부터 도피한다.

(과거는 끊임없이 스콧을 쫓아온다. 헤어졌던 엔비가 사악한 일곱 남친과 함께 찾아온 것 처럼)

모두가 스콧 필그림을 두고 미래를 향해 떠난다.

(스콧이 속해있던 밴드 섹스 바밤은 해체되고, 전 멤버가 새 밴드를 결성했던 것 처럼)

스콧 필그림은 아픈 과거를 외면했기에 웃을 수 있었다.

자신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미래", "쫓을 수 있는 목표"가 라모나 플라워스였기에

그녀와의 연애에 그렇게 목을 메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슬픈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스콧 필그림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아픈 과거를 모두 받아들인다.

그는 상남자로 거듭난다.

백마디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가치있는 법.

그렇게 스콧 필그림은 떠났던 고향으로 향한다.

자신의 여자친구가 누구의 것인지 사악한 일곱 남자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단점의 극복, 남자로써의 각성, 그리고 최후의 전투를 대비하는 모습 이 3연타가

정말 스콧 필그림을 매력적인 남주로써 완성시킨다.

자... 사악한 전 일곱 남자친구 중 남은 것은 이 모든 일의 흑막 "기디언 그레이브즈" 한 명 뿐.

과연 스콧 필그림은 그를 쓰러트리고 라모나 플라워즈와 맺어질 수 있을까?

그것은 스콧 필그림 6권을 "중고로" 사서 확인해보시라...

* 사족 *

진짜진짜 절판 만화책을 읽고 싶다!

그럼 절판 만화 리스트를 쭉 완성한 뒤에

국립중앙도서관에 검색해 재고를 확인하고

서초역 2호선 근처의 국립중앙도서관을 찾아가 빌려서 읽어보자(갖고 나오지는 못함)

한번에 5권까지 밖에 못빌린다는것은 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