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는 철학적인데

풀어내는 과정에서 어떠한 철학적 고민도 찾아볼 수 없는,

아침드라마 수준의 영화가 재밌다고?

이 영화 핵심은

설경구, 장동건 이 두 형제가

어떻게 각자 지니고 있던 기존의 가치관을 무너뜨리는가

그 과정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는가

이건데

이 영화에선 전혀 그런 고민을 찾아볼 수 없음.

그냥 설경구는

피해자 병원, 장례식을 찾아가

(병원은 어떻게 알고, 노숙자의 죽음은 또 어떻게 알고 찾아간건지 의문)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으로 설명됨

(느꼈는지,어쨌는지 모르겠으나 노숙자 엄마집에 돈봉투 놓고 가는 것으로 퉁침)

장동건은 더 허술함

아들 자수시킬거라는 놈이 뭔 계기로

'내 아들 인생을 니가 뭔데!'하며 분노하고

마지막에는

차로 치여 죽이는 행동까지 거침없이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음.

그저 늘 후배들에게 관대하던 장동건이

후배 의사를 질책하고

병원 내 예배당에서 질질 짜는 걸로 퉁침.

(질질 짜는 연기도 졸라 못함)

아

뜬금없이 한강둔치에서 팔자 좋게

사람 죽인 아들내미랑

야구공 놀이하다가

내가 맞았던 것보다

살살 때렸는데 죽어버렸다며(이 뭔 개소리야)

질질 짜는

아들의 모습(보면 알겠지만 진짜 존나 발연기임)을

보는 것으로 퉁침.

1도 공감이 안가는 영화 속 최악의 장면임.

한 마디로 이 영화는

주제만 거창할 뿐

그 민감한 주제에 어울려보이는

막장 드라마를 걸친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두 형제가 각자 서로 기존에 갖고 있던 가치관을

맞바꾸게 되는 계기가 너무나 희박해서

관객들이 그 희박한 계기를 조금이나마

쫓아가려고 하지만

두 형제가 서로를 비난하고

다투고

증오하고

분노하는 상황만 봐야만 하는 게 어리둥절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테면 범죄를 저지른 당사자인 두 아이를

가족 회의에 참여시킨다던가 하는

극히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이

이 영화에서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음)

결국에는

죽음과 살인이라는 아주 간단한 충격요법으로

영화를 끝마친,

너무나도 일차원적이고 자극적인 한국영화의

한계를 넘지 못한 영화임.

이걸 재밌었다고 보는 새끼는

그냥 평새 아침드라마, k보르노나 쳐 보다가 뒤지면 딱일 인간임.

아,

한 마디만 더하자면

허진호 이 냥반은 이제 영화 찍으면 안 될 사람임.

그래도 과거 감각은 남아 있어서

전개는 나쁘지 않으나

카메라 구도나 워크, 편집 등이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촌스러움.

박찬욱이랑 동갑이던데

진짜 수준 차이 졸라 남

2024년에 나온 영환데

무슨 그 옛날 8월의 크리스마스 때 분위기가 남.

걍

내가 김희애 팬이다.

장동건, 설경구 두 국밥배우 얼마나 늙었나 보고 싶다

하면 보셈.

연기들은 괜찮던데

영화가 많이 아주 많이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