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을 찾아서

연도의 처음이 4월이 된 것은 메이지이다.

이전까지 9월로 여겼던 단락을 후퇴시키거나 혹은 전진시키려는

일률적으로 형용할 수 없는 나라의 속셈이 있었고

당연히 이것은 조화로움에 어긋나는 거라고 주장하는 놈도 있었다.

나라는 어떻게 이들의 입을 다물게 했을까?

「따뜻한 햇살 속에서 신년을 맞이해보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통하지 않는다면

「영국도 4월을 처음으로 합니다」

………이상이다.

나는 시영전차를 타고 있었다.

비는 지면에 닿기도 전에 안개가 되어,

언제까지나 낮게 깔려 도심에 머물러 있었다.

집들의 단란도 가로등도 아닌 불빛이 희미하게 차창을 흘러갔다.

달도 보이지 않는, 봄답지 않게 따뜻한 밤.

이 막 안에도 달은 분명히 존재하고, 무엇인가를 비추고 있었다.

무엇도 아닌 나는 아까의 대화를 회상하고 있었다.

「하나자와 군은 사랑하는 분이 있군요」

박사는 볼을 붉히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렇게 말하였다.

「앞으로 당신의 아내가 될 분은 그 그림자에 평생 시달리겠지요」

「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1분 전까지 양조가의 특별한 연도초에 대해 말하던 남자의 말투가 아니다.

주홍빛의 볼은 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소년·소녀가 유년지의 다음 페이지에 품을 것 같은 기대였다

「상대는 어떤 분입니까?」

「그러니까 무슨 이야기냐?」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 말입니다!」

아니, 그때 박사는 취해있었다.

「약혼자 얼굴의 점을 눈치 못 채다니. 당신이 한눈팔고 있는 증거라고요」

「……」

박사는 아하하 하고 맥락 없이 웃었다.

「나는 사랑 따윈 한 적 없어」

「또 또 뭘,」

「여자와 닿을 기회가 없었다」

「학교에는 있었지 않나요?」

「한마디도 주고받지 않았어」

「그럼 눈으로 좇은 적도 없나요?」

박사는 대상을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물건, 일, 무언가.

내 머릿속에 봄의 들과 산이 떠올랐다.

「산토끼」

「네?」

「산토끼의 꼬리다」

「그, 그럼 하나자와 군이 사랑하는 건 산토끼…… 라는 건가요?」

「그렇게 되겠군」

「순애군요……」

「……」

「하나자와 군이 사랑하는 건 산토끼, 봄의 들산, 고향……」

결국은 일본, 나아가서는 지구.

박사는 확대해석을 거기서 멈추고, 테이블에 측면을 기대었다.

자는 얼굴이 실로 행복해 보였다.

혼자 가게를 나온 나는 시영전차를 타고, 그렇게 지금에 이른다.

차내에는 나와 젊은 서생 둘 뿐.

차장이 스이도바시, 라고 맥없이 중얼거린다.

회사원들이 혼잡하게 올라탔다.

내가 돌아가야 할 방향은 아사쿠사바시 즉 시영전차를 잘못 탔다. 더 나아가 나도 취해있었다.

「어이, 군인! 뭐얼 하고 있는 거야!」

「……」

「이건 시민이 타는 거라고! 돈만 축내는 군인은 당장 내려!」

「……」

흐릿한 차창에 남자의 붉은 얼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싸구려 술을 마셨겠지.

저 정도 상황에 몰려졌다는 건, 오늘 하루 남자의 행실이 걱정되는군.

「어이! 듣고 있냐―!」

비난의 화살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이쪽의 팔을 잡으며 흔들고, 호통치며 침을 뱉는다.

침은 오늘 밤의 비처럼 안개처럼 흩어졌다.

이번에는 나 자신이 할 말을 생각했다.

「산토끼」

「뭐?」

「산토끼의 꼬리다」

차내의 풍경조차 확실히 파악되지 않은 내 눈이.

스이도바시와 아사쿠사바시를 잘못 본 내 시력이.

어떻게 산토끼를 발견 할 수 있었을까.

오른팔의 소매가 뒤틀렸기에.

주름을 펴려고 오른손을 드니,

남자는 자신이 맞는다고 착각한 건지.

허리를 삐끗하며 기듯이 젊은 서생의 옆에 앉았다.

둥근 안경을 쓴 서생.

이 소란을 보며 안경 밑에 어떤 눈빛을 띠고 있는 걸까.

역시 나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시영전차에서 내려 아사쿠사바시행 정류장에 섰다.

머지않아 안개 저편에서 윤곽 없는 시영전차의 빛이 보인다.

지구, 일본, 고향, 봄의 들산.

산토끼.

타마모리.

……그런가.

이 광대한 세상에서 산토끼를 발견하게 된 건,

타마모리가 나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