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마리카의 정체, 그리고 그녀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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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단편 연재
· 스포, 프롬뇌) 하피의 노래와 그 이야기 · 스포, 프롬뇌) 별 부수는 라단, 최강의 데미갓이자 영웅의 이야기 · 스포, 프롬뇌) 원초의 생명 도가니, 그리고 원초의 황금 나무 · 스포, 프롬뇌) 검은 칼날, 죽음의 시대로 돌아가고자 했던 그녀들 · 스포, 프롬뇌) 화산관, 배율과 모독의 과정과 그 목적 -상편- · 스포, 프롬뇌) 화산관, 배율과 모독의 과정과 그 목적 -하편- · 스포, 프롬뇌) 황금의 일족만 만들 수 있는 자신의 분신?
선요약
1. 검은 칼날들은 음모의 밤에 황금의 고드윈을 살해한 암살자들이다. 그들이 사용한 단검에는 '운명의 죽음'의 힘이 의식을 통해 새겨져있다.
2. 운명의 죽음의 탈취와 검은 칼날에 그것의 힘을 부여한 음모의 배후에는 달의 왕녀 라니가 있다. 하지만 라니는 검은 칼날을 배신하여, 자신의 육체를 버리기 위한 용도로 그들을 이용했다.
3. 검은 칼날들은 죽음의 법칙으로의 회귀를 위해 데미갓을 죽였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해석될 고드윈 암살의 동기이다.
4. 검은 칼날들이 그 행동을 한 배경에는 마리카가 있다. 마리카와 검은 칼날들은 희인(稀人, Numen)으로 불리는 동족이다.
5. 검은 칼날은 지하세계 영원한 도읍의 후예로 언급된다. 즉, 희인이 유래한 틈새의 땅 외부 지역을 지하세계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6. 지하세계와 관련된 신격으로 밤빛 눈의 여왕이 존재한다. 검은 칼날이 죽음의 회귀를 원한건 그녀의 시대를 재림시키고자 한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
7. 물론 희인이 외부신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틈새의 땅 바깥은 지하세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8. 확실한건 검은 칼날과 마리카, 희인의 공통서사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것을 토대로 다양한 해석을 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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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고드윈을 죽인 검은 칼날들, 그녀들의 단검에는 죽음의 룬, 운명의 죽음(Destined death)의 힘이 있었다. 그 힘으로 인해 데미갓은 죽음을 맞이했다>
검은 칼날의 음모가 있던 밤, 황금의 고드윈이 처음으로 죽었다
and in the Night of the Black Knives, Godwyn the Golden was first to perish.
- 엘든링 오프닝 시네마틱 일부 -
검은 칼날들은 음모의 밤에 데미갓 황금의 고드윈을 살해한 일로 잘 알려진 암살자 집단이다.
그들은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암살자들이며, 그녀들의 명칭은 암살에 사용하는 단검인 '검은 칼날' 그 자체의 형상으로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황금의 고드윈의 죽음은 엘든링의 파괴와 파쇄 전쟁 등으로 이어지는 황금률 시대의 몰락의 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중대한 사건이다.
그녀들이 사용하는 검은 칼날은 단순한 암살 도구가 아니다. 그 단검은 신을 죽이는 힘을 가진 특별한 무구다. 검은 칼날에는 죽음의 룬의 힘이 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죽음의 룬의 힘은 흑검 말리케스가 봉인을 지키고 있는 과거에 존재했던 신격인 밤빛 눈의 여왕의 권능인 '운명의 죽음(Destined death)의 힘이다.
그러한 운명의 죽음의 힘은 흑염이라는 불꽃의 힘으로 상징되고 있으며, 현재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인물들은 말리케스, 신의 살갗의 사도, 검은 칼날들이 있다.


<로지에르는 과거 고드윈의 살해가 이루어진 음모의 밤과 죽음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자의 면모를 보인다. 그는 검은 칼날의 각인 그 음모의 뒤편에 숨어있는 라니의 존재를 플레이어에게 알려준다>
이것은, 설마 검은 칼날의 각인입니까! 설마 당신이 얻을 줄이야.. 이전에 이야기했던 검은 칼날의 음모가 있던 밤. 그 실행범은 영원한 도읍의 후예인 암살자라고 합니다.
은신구 옷을 두르고 은 갑옷을 입은, 여성만으로 구성된 집단이었다지요. 그리고 그녀들의 무기인 검은 칼날에는 의식을 통해 죽음의 룬의 힘이 깃들어 있었다고..
부탁합니다, 그것을 저에게 잠시 맡겨주시지 않겠습니까? 시간을 들여 조사해보고 싶습니다.
조각이라고는 해도 죽음의 룬의 힘을 깃들게 하려면 나름의 의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의식의 각인은 그 주인의 흔적을 어딘가에 반드시 남기는 법. 게다가 저는 반쯤 죽음에 침식된 몸이니 분명 보이는 것이 있겠지요
- 로지에르와의 '검은 칼날의 각인을 준다' 대화 전문 -
로지에르 퀘스트를 진행하다보면 검은 칼날에 운명의 죽음이라는 강력한 죽음의 권능을 누가 부여했는지 찾아내는 과정이 있다.
이러한 검은 칼날의 각인은 피아를 통해 얻는 정보를 통해 검은 칼날의 지하묘지에서 획득할 수 있다. 피아 또한 죽음을 추구하는 인물이므로 로지에르의 행보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로지에르는 죽음의 룬의 힘이 깃든 이 단검에는 분명 특별한 의식이 행해졌고, 각인을 통해 그 의식을 행한 주인을 조사하여 찾고 싶어했다. 플레이어는 로지에르에게 검은 칼날의 각인을 잠시 넘겨주어 조사를 하도록 한다.
여기서 잠깐, 위에서 언급한 로지에르의 대사에서 중요한 부분이 있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것은 검은 칼날들의 출신에 대한 이야기다.
"그 실행범은 영원한 도읍의 후예인 암살자라고 합니다 (They say the assassins who carried out the deed were scions of the Eternal City)" 이 대사에서 검은 칼날이 영원한 도읍. 즉, 지하 세계 출신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마리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추가로 후술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로지에르가 검은 칼날의 각인을 조사한 뒤, 검은 칼날의 의식을 행한 자의 이름이 명확히 언급된다.
의식의 흔적에 새겨진 이름은 바로 달의 왕녀 라니이다.


<음모의 밤의 배후에는 검은 칼날 뿐만 아니라 라니도 있었다. 검은 칼날에 죽음의 룬의 힘을 부여한 것이 바로 라니였다. 그러나 라니가 음모에 협력한 이유에는 검은 칼날에게도 숨긴 진짜 의도가 있었다>
그래, 잘 알아봤군. 그래, 나는 마녀 라니. 죽음의 룬 일부를 훔치고, 의식을 통해 그것을 신을 죽일 검은 칼날로 만들었다. 전부 내가 한 일이야.
하지만 원하는 주흔은 여기에 없다. 나는 생전의 몸을 죽이고 버렸거든. 주흔도 거기에 새겨져 있겠지
- 마녀 라니, 음모의 밤의 주범이지? 대사 전문 -
신을 죽일 무기, 검은 칼날에 운명의 죽음을 새긴 의식의 실행자는 달의 왕녀 라니다. 라니와의 대사에서 그 이야기를 맥빠질 정도로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다. 다시말해 고드윈을 암살할 계획의 초기 단계에서 라니와 검은 칼날은 협력관계였음을 알 수 있다.
라니는 이러한 신을 죽일 계획을 위해 데미갓의 공포라는 말리케스에게서 운명의 죽음을 훔치는 위험천만한 일을 행하고 검은 칼날에 죽음의 힘을 부여했다.
그러나 라니의 계획에서 살해하려고 했던 신은 고드윈만이 아니었다. 라니는 두 손가락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육체를 죽이기 위해 그 죽음의 권능이 필요했다.
음모의 밤에 행해진 데미갓의 첫 죽음은 고드윈의 영혼의 죽음, 라니의 육체의 죽음이라는 2가지로 나뉜 불완전한 상태로 이루어졌다.



<검은 칼날은 배신당했다. 검은 칼날은 현재까지도 라니가 가지고 있을 죽음의 주흔 반쪽을 찾기 위해 라니 일행을 추격하고 있다.
검은 칼날들은 자신들이 이용당했음을 알았다. 라니는 자신의 육체를 죽일 계획을 검은 칼날에게 전하지 않았다.
라니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검은 칼날을 이용한 것이었다.
검은 칼날들은 라니가 숨긴 죽은 육체에 새겨진 죽음의 주흔의 반쪽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라니는 검은 칼날에게 그것을 양도하지 않았다.
라니의 육체와 죽음의 주흔의 반쪽이 있는 리에니에 신수탑에는 플레이어가 도착하기 전까지 어떤 이도 접근하지 못했다. 검은 칼날은 라니에게서 죽음의 주흔의 반쪽을 되찾지 못했다.
심지어 라니는 검은 칼날의 우두머리 알렉토를 봉인감옥에 가두어버렸다. 알렉토가 가두어진 봉인감옥은 오직 라니 퀘스트를 완료해야만 갈 수 있는 월광의 제단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검은 칼날들은 라니의 배신 이후 죽음의 주흔을 되찾기 위해 라니를 계속해서 적대했다. 라니의 신하 대장장이 이지와 그림자 짐승 블라이드의 최후의 장소에는 라니를 쫓는 검은 칼날들과 전투를 했던 흔적이 존재한다.
이 대목에서 검은 칼날들이 고드윈의 죽음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어떠한 목적으로 암살을 행했는지에 대해 명확해진다.
그녀들은 고드윈이라는 데미갓의 첫 죽음에서 발생하는 '죽음의 수복 룬'을 얻고자 했다. 그것이 바로 검은 칼날들이 데미갓을 죽인 가장 큰 목표였다.
그것을 위해 현재까지도 라니를 계속해서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황금률의 시대에는 생명과 죽음의 과정 모두 황금의 축복과 황금 나무에게 귀결되는 구조를 가지게 된다. 과거 죽음이 있었던 시절에는 삶과 죽음을 다루는 별도의 신과 무녀가 존재했다>
빛 바랜자는 엘데의 왕이 되었다. 안개 저편에 있는 우리의 고향, 틈새의 땅에서. 또한 그 치세는 어두운 자들의 시대라고 불릴 것이다.
- 죽음의 왕자의 수복 룬을 통해 볼 수 있는 엔딩 분기 -
검은 칼날들은 죽음의 수복 룬을 얻고자 했다. 주의 해야 할 점은 여기서 말하는 죽음의 수복 룬은 앞서 검은 칼날에 새겨진 운명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밤빛 눈의 여왕의 운명의 죽음의 힘은 여전히 말리케스의 흑검에 봉인되어있다.
검은 칼날들이 얻기를 원했던 죽음의 수복 룬은 피아 퀘스트의 종장에서 획득할 수 있는 두개의 주흔이 합쳐진 완전한 원형의 죽음의 주흔, '죽음의 왕자의 수복 룬'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룬은 엘든링에 새겨져 새로운 세상의 법칙을 바꾸는 힘을 가진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이 룬을 사용해 엘든링을 수복한 경우에 만날 수 있는 엔딩은 '어두운 자들의 시대' 엔딩이다.
이 엔딩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죽음의 회귀는 세상에서 영생의 법칙을 없애고 과거의 죽음이 존재하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황금률의 신앙은 운명의 죽음의 봉인을 통해 죽음이 배제되는 영생의 법칙을 토대로 시작되었다. 그 때문에 황금 나무는 생명의 한계를 초월한 거대한 세계수로 자라날 수 있었다.
더불어 황금률은 황금의 축복, 황금의 룬의 힘을 이용해 살아있는 이들에게는 영생을 제공하고, 죽음을 택하는 이들에게는 황금 나무로의 회귀라는 행위를 신성하게 여기도록 만들어 죽음마저 통제했다.
다시말해 황금률의 시대에서는 생명과 죽음의 순환 과정 모두를 황금률과 황금 나무의 지배하에 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 때문에 죽음이 존재하던 세상에서는 특별한 힘으로 대우받던 동침의 처녀 피아는 죽음의 회귀를 원하였다. 동침하여 그 상대를 부활시키는 의식을 행했던 그녀의 역할은 죽음이 있던 세상에는 매우 위대한 권능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검은 칼날 또한 피아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동기를 가지고 과거의 죽음이 존재하던 시기로의 회귀를 원했기에 죽음의 수복 룬을 얻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검은 칼날들의 직접적인 동기에 해당하는 단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한가지 명확하게 개념을 잡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황금률 이전의, 틈새의 땅의 죽음의 상태에 대한 이야기다.



<틈새의 땅의 죽음이라는 개념은 사후세계처럼 멀리있는 것이 아니다. 삶과 죽음, 영혼은 각각의 형태로 땅 위에 공존한다. 죽음의 회귀가 이루어지면 이러한 세상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피아나 검은 칼날들이 완전한 죽음의 룬을 추구했던 것을 근거로 그들이 열고 싶어했던 시기의 상태를 알 수 있다. 그들은 영생이 없던 시기로 죽음의 '회귀'를 원한다.
과거 황금률의 영생 개념이 없던 시대의 죽음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시대다. 삶과 죽음의 공존을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각 묘지에 존재하는 스켈레톤과 같은 망자다. 고드윈의 죽음 이후로 각지에 사근이 뻗어나가며 이 땅에 다시 나타난 존재가 바로 죽음에 사는 자들, 망자들이다.
바로 이 상태가 황금률의 시대 이전의 삶과 죽음의 방식이었다. 삶과 죽음은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개념이었다.
때문에 그 당시에는 옛 죽음의 신과 부패의 신, 동침의 처녀와 같은 죽음을 다루는 신과 무녀들이 존재했다. 그들이 죽음을 다룬 순환 방식은 다음과 같다.
- 옛 죽음의 신은 매달리는 죽은자들을 묘지로 인도한다. 그리고 죽음의 새가 지키는 영혼을 태우는 불을 통해 안식을 준다.
- 부패의 신은 삶을 위한 죽음이라는 윤회의 고리로 죽은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한다.
- 또는 피아의 방식과 같이 특별한 의식을 이용하여 다시 삶을 되찾는다.
이 순환 방식은 단지 옛 죽음의 장례 방식과 부패의 신의 교리, 그리고 피아의 동침의 처녀와 관련된 아이템과 서사에 나온 이야기들을 나열한 것이다. 이러한 순환의 방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설명하는 직접적인 내용은 없다.
다만, 황금 나무가 황금률 시대에서 영원과 황금 나무로의 회귀라는 방식으로 이 모든 순환 방식을 파괴하고 생명과 죽음의 과정을 독점했기에 죽음을 다루던 신과 무녀들은 쇠퇴했다.
즉, 죽음의 개념이 살아있던 과거에는 죽음을 다루는 힘 자체가 권력과 신앙을 만들었다. 그리고 피아, 옛 죽음의 신, 부패의 신은 죽음이 있어야만 그 권력을 되찾을 수 있다. 그렇기에 죽음으로의 회귀를 꿈꾸고 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검은 칼날들은 어째서 죽음의 시대로의 회귀를 꿈꾸는지 알아봐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피아의 경우와는 다르게 직접적인 동기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
그렇기에 검은 칼날들의 뒷 배경을 탐구해 볼 가치가 있다.






<검은 칼날, 희인, 마리카. 이것이 검은 칼날을 중심으로 공통점을 가지는 서사구조이다. 이 것에서 어떤 정보를 해석할 수 있는가?>
검은 칼날의 의복에 써있는 설명에는 뜻밖의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영원의 여왕 마리카다. 여왕 마리카와 검은 칼날은 희인이라는 키워드로 이어지고, 친밀한 관계였다는 서사도 존재한다.
여기서 희인(稀人, Numen)이라는 말은 번역에서도 느껴지지만 참 와닿지 않는 단어다.
먼저 한국어 버전의 희인(稀人)은 일본어 원본에 쓰여진 것을 그대로 차용한 번역으로 보인다. 한자의 뜻 그대로 흔하지 않은 희소한 민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어 버전에서는 Numen이라고 하며 신과 연관이 있는 존재를 의미하고, 이를 라틴어로 보면 영어와 마찬가지로 신성함(Divine)과 관련된 키워드로 해석할 수 있다.
양측의 이야기를 접목하면 희인은 '신과 관련이 있는 흔치 않은 민족'이라는 뜻이다. 물론 이 짧은 단어하나로 전체를 해석하기에는 지나치니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그리고 희인에 대한 서술은 캐릭터 생성 중 외모탭에서 볼 수 있는 희인 외형에서 그 이야기를 조금 더 찾아볼 수 있다.
- 이계 민족의 후예라 여겨지는 희인의 외모, 다들 장수하나 태어나는 자가 드물다.
- The face of the Numen, supposed descendants of denizens of another world. Long-lived but seldom born.
- 異界の民の末裔とされる、稀人の外見 皆長命であるが、産まれるものはごく少ない
여기서 특별하게 짚고 넘어갈만한 것은 희인이 이계(異界, another world) 민족의 후예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서술은 '틈새의 땅 바깥'에서 왔다는 희인의 룬과 마리카의 망치 등에서의 서술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이것을 요약하면 검은 칼날과 마리카는 동족이며, 틈새의 땅 바깥(이계)에서 온 신과 연관이 있는 희인이라는 종족이다 라는 말로 정리가 된다.
그런데 앞서 로지에르의 대사에서 우리는 검은칼날이 '영원한 도읍' 출신이라는 점을 알았다. 영원한 도읍이란 곧 지하 세계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마리카 또한 지하 세계 출신일 가능성이 있다.
지하 세계에 존재하는 여왕개미를 죽이면 희인의 룬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어찌보면 희인이 지하 세계 출신임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희인 종족은 반드시 지하세계에만 기거하는 것이 아니라 검은칼날과 마찬가지로 틈새의 땅에서 거닐고 있는 인물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항아리 마을에서 의인이 되어 죽은 디아로스 호슬로 또한 희인의 룬을 주는 것으로 보아 그의 일족은 희인 종족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이계, 틈새의 땅 바깥이란 무슨 개념으로 해석해야 하는가? 단순한 해석으로 희인 민족을 거대한 의지나 다른 신과 같이 외부의 세계에서 원류한 세력으로 보아야 하는가?


<위 그림은 북유럽 신화와 매치되는 틈새의 땅의 지역적 구분이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9개의 세계가 있었고, 그 세계는 구분되었다. 그렇다면 희인이 온 틈새의 땅 외부는 지하 세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나의 다른 프롬뇌 연재글에서 지하 세계, 영원한 도읍과 관련있는 신적 존재는 밤빛 눈의 여왕이며 그것이 마리카가 황금률에 굴복하기 전의 정체 였다는 가설을 제시했었다.
그 프롬뇌의 연장선으로 이러한 희인의 서사에서 이계 또는 틈새의 땅 바깥으로 언급되는 곳을 지하 세계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로지에르의 대사처럼 지하 세계는 희인 종족인 검은 칼날의 출신지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북유럽 신화에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차용한 엘든링의 세계와 그 구성을 볼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개념이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신들의 땅인 아스가르드를 중심으로 9개의 세계(Nine homeworlds)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개념에서 아스가르드 외부. 즉, 틈새의 땅 외부는 또 다른 세계(world)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다.
즉, 전사들의 일족이 사는 미개한 땅은 곧 북유럽 신화에서 인간들의 땅으로 의미되는 미드가르드로 볼 수 있고, 지하세계는 다크 엘프의 지하 세계인 스바르트알프헤임 또는 원류의 강이 흐르는 태초의 땅 니플헤임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틈새의 땅인 아스가르드와는 구분되는 땅이다.
여담으로 엘든링 틈새의 땅 지상은 아스가르드로 분류하긴 했지만 화산인 무스펠헤임이나 거인들의 땅 요툰헤임등의 북유럽 신화에서는 외부세계로 언급될만한 다른 세계의 속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엘프들의 천상의 땅 알브헤임으로 분류한 공중 도시인 파름 아즈라 또한 틈새의 땅 상공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들은 틈새의 땅의 권역 내로 간주될 수도 있다.
이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는 주관적인 가설이며, 다른 근거나 다른 해석이 분명 존재할 수 있다. 또한 이 가설은 마리카=밤빛 눈의 여왕이라는 내 다른 연재글의 프롬뇌를 연장하여 활용한 것이다.
- 검은 칼날은 틈새의 땅 외부 세계인 지하 세계, 영원한 도읍에서 원류한 희인 종족이다. 마리카 또한 이들과 동족이다.
- 마리카의 본래 신성은 밤빛 눈의 여왕이다. 그리고 밤빛 눈의 여왕은 지하 세계 영원한 도읍의 세력을 이끌었다. 검은 칼날은 자신들의 동족이자 신인 밤빛 눈의 여왕을 추종한다.
- 밤빛 눈의 여왕은 거대한 의지와 두 손가락에게 패배하고 굴복하여 황금률에게 협력하는 입장이 된다.
- 검은 칼날은 과거 자신들의 신이었던 밤빛 눈의 여왕, 마리카의 시대를 되찾고자 죽음의 회귀를 원했다. 그것을 위해 라니와 협력했다.
- 하지만 라니의 뜻은 죽음의 회귀가 아닌 별의 세기를 여는 것이 그녀의 목적이었다. 라니는 검은 칼날과의 음모를 자신의 운명을 달성하는데 이용한다.
- 검은 칼날은 고드윈을 죽여 황금률의 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라니에게 배신당해 죽음의 회귀도 이루지 못했다.
- 그렇기에 검은 칼날은 현재까지도 라니를 적대하고 추격하고 있으며, 여전히 그녀가 가진 주흔의 반쪽을 찾아 죽음으로의 회귀를 원하고 있다.
이것이 내가 해석한 검은 칼날들의 행동 동기이다.


<물론 희인의 설명에서 언급되는 이계는 외부신들이 존재했던 것과 같은 전혀 다른 외계일 가능성도 절대 부정할 수 없다. 고종족 백왕이나 흑왕들 또한 운석을 통해 태어난 특별한 종족이다>
물론 희인의 서사에서 이계, 틈새의 땅 바깥으로 언급되는 것을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들어온 외부신과 같은 존재의 후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희인(numen)이라는 영어 버전의 뜻에는 신의 존재와 닿아 있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 틈새의 땅 바깥을 완전히 다른 세계로 해석하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유성을 타고 이 세계에 출몰한 거대한 의지처럼 말이다. 실제로 운석을 통해 탄생한 백왕과 흑왕의 존재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밤빛 눈의 여왕과 같은 사례처럼 검은 칼날, 마리카, 희인, 지하 세계 라는 모든 키워드가 명확히 매치될 만한 외부신격에 대한 서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죽음 테마의 신 쌍조의 신과 부패의 신의 경우를 보자.
외부신 쌍조의 신은 밤빛 눈의 여왕과 동일한 힘을 사용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죽음의 테마와 불길의 색상 등 많은 이미지가 겹친다. 죽음의 시대가 돌아왔을 때 가장 기뻐할 만한 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죽음 의례의 새가 다루는 불길은 동상을 터트리는 냉기의 불꽃이고, 밤빛 눈의 여왕의 흑염은 hp 비례 도트 데미지를 주는 효과를 가진 것을 보면 외형상으로는 닮아있지만 효과는 다소 다르다.
검은 칼날들이 사용하는 단검은 의식으로 부여된 힘이기는 하지만 운명의 죽음, 흑염의 힘이다.
더불어 지하 세계에는 죽음의 왕자 고드윈이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에서 다수 만날 수 있는 죽음 의례의 새나 죽음에 사는 자와 같은 쌍조의 하수인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지하에는 그저 석화된 것 같은 희생자들과 의자에 안치된 거대한 해골만이 존재한다. 이것은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상태다.
부패의 신은 분명 지하에 신성이 유폐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케일리드가 부패의 땅이 되기 전에도 이 지하의 부패의 늪은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하 세계에 거주하는 신성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된다. 그러나 그 외에 부패라는 키워드가 검은 칼날, 마리카와 연관이 있는 점은 뚜렷한 것이 없다.
그 외의 프롬뇌를 굴려봐도 검은 칼날, 희인 종족과 외부신의 연결은 몇가지 키워드를 제외하고는 연관점이 다소 헐거운 부분이 있다.

<검은 칼날의 인물 중 이름으로 남아있는 두 명은 알렉토, 티시다. 그녀들의 명칭은 그리스 신화의 복수의 세 여신 에리니에스의 이름(티시포네, 알렉토, 메가이라)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그녀들은 무엇을 위해 고드윈을 살해하고 죽음의 회귀를 원했는가>
검은 칼날들은 현재까지도 틈새의 땅에 곳곳에 남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희인의 후예인 그들이 원한 것은 죽음으로의 회귀, 황금률 이전 시대의 상태였다.
그들이 원한 것이 운명의 죽음의 회귀를 통한 밤빛 눈의 여왕 시대를 추종하는 것인지, 그저 죽음의 사는 자들의 재림을 원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단서가 없다는 점은 참 안타깝다.
다만 그들이 마리카라는 존재와 닿아있고 희인이라는 공통점으로 얽혀있는 만큼, 이 사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로 해석해볼 여지가 분명히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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