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은 고딩임. 믂은 학교 행정실 직원임. 찜 고1때 행정실에 뭐 서류 제출할거 있어서 갔다가 세상 만사 커찮은 얼굴로 마우스 딸깍 거리는 믂보고 저절로 손에 힘들어감. 그 뒤로 행정실 갈 일 없는데 일부러 만들어서 가게 되긔. 집에 학생증 쌓여있는데 학생증 재발급 받으러 가고 행정실 갈 심부름 자기가 하고 에어컨 나오는데 8반 에어컨 안나와요, 하면서 찡찡 댐. 믂 그럴때마다 커찮은 얼굴로 느릿느릿 일어나서 일 해결해줌. 찜 마른 믂 뒷태 보면서 노무 좋아서 눈에 주름 생기게 눈 꼭 감았다 뜸. 찜 믂한테 거의 매일 감. 다른 행정실 직원들도 찜 오면 또 너냐? 하긔. 찜 그러면 헤헤, 하고 웃어서 직원들 그냥 어휴 하고 맘. 찜 오면 믂 왜 또뭐 함. 찜은 무심한 믂 봐도 그저 싱글벙글이라는고야. 찜은 믂한테 선생님이라 부르는데 믂 맨날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함. 왜요? 하고 물어보면 내가 너 가르치냐ㅡㅡ 하고 툴툴댐. 근데 찜은 진짜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음. 

-그럼 뭐라 불러요?

-...그야 뭐... 직원님?

-완전 이상한데요.

-이상하게 부를일 없게 찾아오지마 그럼.

-섭섭하게 또... 형이라 부를게요 그럼.

믂가 기겁하면서 안된다고 함. 임마 내가 왜 네 형이야?? 하는데 찜 턱짓으로 복사기 가리키면서 복사 다 됐어요 형, 하고 웃긔. 

믂은 학교 급식 안 먹음. 잘 안챙겨 먹고 그 시간에 차라리 자는게 더 좋아서 ㅇㅇ 아침에 학교 밖에 있는 편의점(매점은 절대 안감)에서 사온 삼각김밥이나 그런거 먹고 엎드려서 잠. 근데 요즘은 그러지도 못함. 찜이 알고 행정실에 먹을거 사들고 옴. 너 급식 안먹냐? 하면 이번달 식단 완전 구려요, 하면서 봉다리에서 음식 꺼냄. 도시락, 김밥, 과자, 껌, 아이스크림까지 거의 군것질이다 이기야. 믂 처음엔 그냥 찜이 사온거 머충 먹다가 점점 찜이 걱정됨. 그래도 야자까지 하는 고딩잦이고 안그래도 몸도 작고 비리비리 해보이는데 이런걸로 계속 때워도 되나 생각들긔. 어느날 찜이 치런정식 윾행이니까 해먹자고 라면이랑 그런거 사옴. 믂 찜이 편의점에서 사온 음식 한참 보다가 겉옷 챙겨입긔. 찜 형 어디가요? 하니까 믂 나와, 함. 찜 믂 따라가니까 행정실 도어락 잠그고 학교 밖으로 나감. 찜 어디가요 형! 하면서 쫄래쫄래 따라감. 믂 쭉 가다가 콩나물 불고기 집 들어가서 2개 시킴. 찜 어리둥절해서 갑자기 왠 외식이에요? 함.

-너 이제부터 급식 먹어.

-에이, 말했잖아요 이번달 식단 완전 구리다...

-그래도 먹어.

그리고 앞으로 행정실 오지마. 믂 말 끝나자마자 음식 앞에 놓여짐. 찜 왜요...? 하니까 믂 거긴 내가 일하는 곳이야. 너 자꾸 그렇게 들락날락 하면 나도 그렇고 다른 분들한테도 피해야, 단호하게 말함. 찜 노무노무 서운하고 섭섭해서 눈물 나올거 같음. 근데 한편으로 믂이 극극절절 맞는말 해서 찜 수긍할수 밖에 없음. 찜 눈물 터질거 같은 얼굴로 밥 꾸역꾸역 먹음. 다 먹고 학교로 돌아가는데 찜이 믂 불러세움. 믂 뒤돔. 형은 저랑 있는거 싫으세요? 안 즐거워요? 귀찮아요? 함. 믂 가만히 찜 봄. 4초 5초 지났는데도 대답이 없어서 찜 점점 눈가 빨개짐. 저는, 저는... 찜 고개 숙이고 눈물 뚝뚝 흘리면서 말 삼키긔. 그런 찜 한참동안 보다가 믂 찜 앞으로 가서 말함. 너 나 좋아하는구나. 찜 그 말에 서러운게 폭발해서 엉엉 울어버림. 좋아해요. 좋아해요 선생님. 믂 그런 찜 보다가 수업 종치겠다. 들어가. 하고 행정실로 들어가버림. 찜 그런 믂 보다가 눈가 벅벅 닦고 교실로 올라감.

그 후로 거짓말처럼 행정실에 발길 뚝 끊어버리긔. 찜 나름대로 정리하려고 노력함. 근데 행정실 지나면 항상 심장이 두근두근 함. 한달 두달 지나고 1년 지나고 찜 졸업함. 찜 애들이랑 사진찍고 가족들은 친구들이랑 놀라며 용돈 주고 감. 찜 잠깐 보고 갈 사람 있다면서 친구들 먼저 보냄. 사람 다 빠진 학교 혼자서 터벅터벅 걸음. 그러다 행정실 문 앞에서 고민함. 안에 있을까? 오늘 행정실 직원들 왔나? 혹시라도 있을까? 문이 열려있을까? 오만 고민 다하다가 문고리 돌림. 안잠겨 있어서 문 여는데 믂 행정실 원테이블에 머그잔 두 개 놓고 앉아있음. 찜 놀라서 가만히 서있는데 믂 들어와, 하긔. 찜 어색하게 문 닫고 들어옴. 머그잔에다 녹차 타서 찜 앞에 놓아주긔.

-저 때문에 컵 준비해 놓은거예요?

-어.

-안오려면 어쩌려고 그랬대.

-왔잖아.

찜 애써 정리한 마음 다시 두근두근함. 아무 말 없이 둘다 녹차만 홀짝이는데 찜이 먼저 말함. 저 이제 졸업해요. 이제 여기 올 일 없어요. 믂 컵만 가만히 내려다 봄. 찜 뭔가 답답해져서 말하려는데 믂 졸업 축하해, 하고 대답함. 찜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 드니까 울컥해서 울기 시작함. 

-저 형 진짜 좋아했는데...

-......

-사실 아직도 좋아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

-지금도 그런데 어떡해요 저.

다시 한번 해봐. 믂 녹차 홀짝이면서 말함. 찜 눈물 범벅 돼서 네? 하니까 그 때처럼 다시 한번 해줘. 내가 대답할수 있게, 하긔. 찜 뭐지뭐지 하다가 다시 한번 말함.

좋아해요, 좋아해요 형. 찜 말 끝나자마자 믂 나도, 하면서 찜 얼굴 잡고 키스함.

원래 둘이 안이어주려고 했는데... 여튼 웅

연믂갤에서 내 글 읽어주는 믂친년들 다들 고마워~~~~~!~!!~!~~!!

멋글 많이 써주시긔 읽고 어땠는지 반응 보는게 클리딸보다 좋다 이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