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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마니: 점심차 한 잔.

찻집점원: 예입, 샹사부님 자리에 앉으시죠!

찻집점원: 오늘은 왜 이리 늦게 오셨습니까?

심마니: 오늘 아침 일찍 옛 지인을 만났지.

리: 지인이요?

심마니: ......당신은.

리: 이거 참, 오늘 또 사부님을 뵐 줄은 몰랐습니다.

심마니: 뭐요, 아직도 그 정자를 찾고 있어요?

리: 사부께서 찾을 곳을 알려주셔서 한결 수월했지만, 결국 제가 찾던 건 정자가 아닌 사람이었기에 조금 어려웠습니다.

심마니: 저기 앉아있는 사람은 당신 애인이오?

미스 두: ......뭣!

리: 하하, 전 아직 그럴만한 배짱은 없어서요.

심마니: 오, 아니면 당신 딸?

리: 제가 아버지 같아 보입니까?

심마니: 그렇긴 하지.

미스 두: 이봐,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나랑 이 사기꾼놈이 뭐?

심마니: 한 쌍의 남녀가 이른 봄 이 시간에 산에 오르는 건 대개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지.

미스 두: 나는——

객잔점원: 샹 사부님, 점심차입니다.

심마니: 어.

리: 점심차요? 아직 정오도 아닌데요.

심마니: 샹슈의 산을 걷는 짐꾼이라면 누구나 산기슭의 찻 집에서 두 번의 차를 공짜로 마실 수 있죠.

오전엔 점심차, 오후엔 일몰차를 한 잔 씩, 간단한 요깃거리랑 같이 나옵니다.

리: 공짜로 마시는 차는 언제나 맛이 좋기 마련이죠.

심마니: 그저 차일 뿐이죠.

리: 그렇지만 결국 산 위에 있고, 산에서의 차는 언제나 더 비싸죠. 그럼에도 돈을 요구하지 않으니 사부는 오히려 돈을 번 셈입니다.

심마니: 계산이 빠르시군요.

리: 그런데 가게가 진짜 이렇게까지 호의를 베풉니까? 전부 자선인가요?

미스 두: 물론 관청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

심마니: ......알고 있어?

미스 두: 집안에서 요식업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많이 알고 있지.

심마니: ......오.

리: 샹슈의 관리가 그렇게 친절해?

미스 두: 양 대인께서 부임하신 뒤로 줄곧 그래왔지.

미스 두: 이전의 샹슈 관리들은 토목건설이나 산림개발로 도시를 부흥시켰고 더욱 활기를 띄게 만들었지.

미스 두: 량쉰 대인은 샹슈의 개발이 끝났다고 생각하시고 시민의 복지에 초점을 옮기셨어...... 이런 일들은 그 중에서도 사소한 정도지.

리: ......

심마니: ......어린 나이에 많은 걸 알고 있구나.

미스 두: 아버님께서 상업에 종사하시니 귀동냥 한 정도지.

심마니: 좋은 아버지를 뒀구나.

심마니: 다 마셨으니 이제 일어나야겠어.

리: 다음에 봅시다, 샹사부.

심마니: 다음에 보죠.

(심마니가 일어나 자리를 뜬다)

미스 두: ——이봐! 리 씨, 어떻게 술잔이 그 사람한테 있어!?

리: 잘 모르겠네, 하지만 숨길 생각은 전혀 없어보였어, 허리에 너무 대놓고 매고 있어서 마치......

미스 두: 고의적으로 사람을 부르려는걸까?

리: ......그만, 우리도 차 한잔 마시고 가만히 지켜보자.

리: 점소이! 차 두 주전자, 그리고 고기국수 두 그릇.

미스 두: 난 안 먹어.

리: 내가 두 그릇 먹는거야.

찻집점원: 손님, 여기 차 두 주전자입니다, 고기국수는 사람이 많아서 좀 기다리셔야 합니다.

리: 감사합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묘한 물건이 등장한다)

기묘한 물건: 아옳?

리: 너는 또 왜 여기까지 따라왔어......

기묘한 물건: 후......아옳!

미스 두: 저기 리,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듣고서 웃지 마.

미스 두: 저 찻주전자, 혼자서 움직이고 있는 거 아냐?

찻집점원: 고기국수 나왔습니——

찻집점원: 이런, 거의 넘어질 뻔 했어! 손님 좀 조심해주세요!

기묘한 물건: 아오욿?

찻집점원: ......이게 뭐야!?

리: 조심해!

미스 두: 응?

리: 어어!

미스 두: ——이봐, 괜찮아?

미스 두: 그 냄비랑, 프라이팬, 서예나 그림들...... 모두 다 집에서...... 달려 나왔어!

겁먹은 손님: 악——! 뭐야 이건!?

찻집점원: 불, 불! 이 괴물한테 물이 붙었다!

리: ......저놈들 우리한테 오는데.

미스 두: 리 씨!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리: 그 술잔에 대한 전설이 사실이었을 줄이야...... 여기 사람이 많으니까 먼저 가!

늙은 뱃사공: 리 씨한테는 어떻게 연락하죠?

크루스: ......리 선생은 편지에 자기랑 만나자면서 취강봉(取江峰) 정상으로 향하라고 글을 남기고 가셨어요.

만약 그가 오지 않는다면, 해가 질 때 까진 기다려봐야죠.

늙은 뱃사공: ......좋습니다. 술잔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선 안되죠.

오유선생: 은인님, 전에 묵량과 비슷한 귀신들은 어찌 된걸까요?

크루스: 아마 대부분 술잔이랑 관련이 있을거야....... 먼저 리 선생을 찾아가서 합류하자.

크루스: 어!

(기이한 소리와 함께 물건들이 등장한다.)

기묘한 물건: 아오욿——

오유선생: 은인님, 이놈들, 전보다 더 많아지지 않았습니까?

뱃사공: ......? 이건 무슨 동물이죠? 요 며칠간 어떻게 계속 보이는거죠?

크루스: 둘러싸였어.....

기묘한 물건: 아옳!

늙은 뱃사공: 음, 사납군 사나워.

오유선생: 어쩔 도리가 없군! 은인님! 당신과 쉔공은 먼저 가세요! 전 이것들을 처리하겠습니다!

크루스: ——너 괜찮겠어?

오유선생: 묵량때랑 거의 다를 것 없는 상황인지라 그럭저럭 대처할 수 있습니다.

크루스: 쉔공! 이쪽으로!

량쉰: ......

닝: 무슨 일이세요? 마음이 편치 않아 보이십니다.

량쉰: ......별 일 아닙니다.

닝: 당신께선 사람을 걱정하실 때, 늘 얼굴을 찡그리신답니다.

량쉰: 그래요?

닝: 그래요, 대체 누구길래 양 대인께서 이렇게 관심을 주시나요?

량쉰: ......저는 제 친구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닝: 무슨 일 있나요?

량쉰: 그가 바둑판 위에 올라갔습니다.

닝: 당신께서 그를 올려보내셨죠.

량쉰: ......네.

닝: 이제 와서 미안할 게 있어요?

량쉰: ......전 그래도 그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습니다.

량쉰: 다만 저는 확신할 수 없군요......

닝: 굉장히 총명하시군요, 양 대인.

량쉰: 총명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량쉰: 그저 미련한 방법을 택했을 뿐이죠.

블랙나이트: ......대염의 짐승들은, 다 이렇게 생긴건가?

기묘한 물건: ......

블랙나이트: ......

기묘한 물건 ......아옳?

블랙라이트: ......응? 라이트? 아, 긴장하지 마...... 응, 나랑 같이 있으니까 괜찮아.

블랙나이트: 근데......

기묘한 물건: ......!?

블랙나이트: 드릴! 그대로 붙잡아버려!

블랙나이트: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대염의 짐승이야...... 어쩌면 예상도 못할 함정일지도!

오유선생: 아이고 뭔일이야! 내가 귀신한테 뭔가 저지르기라도 했나, 어떻게 하루종일 이런 해괴한 생물들과 싸워야 해!

오유선생: ——우옷!?

기묘한 물건: 우아옳!

오유선생: 자세히 보니까, 이놈들......

(물건이 달려든다)

기묘한 물건: 오——

오유선생: (엉망진창인데——)

(무언가가 날카롭게 부딪힌다)

주오레: ......위험해라.

주오래: 다치진 않으셨어요?

오유선생: 당신은, 그 날——

타이허: 묻지 마라.

오유선생: ..... !

주오레: 타이허 삼촌, 그렇게까지 열 낼 건 아니에요.

기묘한 물건: ——!

오유선생: ......이것들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아시는지요?

주오레: 술잔이 지나간 자리 곳곳에 식기들이 일어나니, 시 수이타이의 추측을 증명해줍니다.

주오레: 이 정도면 설명이 되겠죠......

타이허: 공자님, 말을 삼가십시오.

주오레: ......타이허 삼촌께서 가르쳐주셨죠.

기묘한 물건: 우아오——욿!

오유선생: (이 환령들, 어, 도구들...... 이 두 사람을 두려워 하는건가? 아니, 이 소년이 두려운건가......?)

주오레: ......아.

주오레: 이 물건들 좀 보세요, 이런 일이 몇 번이나 생긴거죠?

타이허: 10년 전에 한 번, 25년 전에 한 번, 그리고 1년 전에도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주오레: 가끔 오리지늄 아츠를 잘 쓰는 악인이 있긴 하지만, 상황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군요.

주오레: 그러나 세는 결국 세, 짐승은 결국 짐승, 너희가 세상을 해치려한다면, 하늘이 얼마나 큰 재앙을 내릴 지 아느냐?

그릇귀신: 아옳——

주오레: 시 수이타이는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싶지 않다.

주오레: 그래서 우리는 이 천 년 동안의 혼란들을 깨끗히 정리해야 한다.

(번개치는 소리와 함께 붉은 빛이 번쩍이더니 물건이 쓰러진다)

그릇귀신: ——

주오레: ......그냥 잡동사니네요.

오유선생: 그 물건들은...... 정상적인 집기로 돌아갔군요......

주오레: 오유씨.

오유선생: ......어.

주오레: 크루스 누나한테 제가 한 말을 다시 생각해보시라고 전해주세요.

주오레: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인의를 챙기신다면, 마지막에라도 크루스 누나가 고심해주셨으면 좋겠고,

그 외에도 신분을 떠나 맡기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오유선생: 문제 없죠, 그런데 왜 그때 은인께 직접 말씀드리지 않으셨는지?

주오레: ......하하, 그 때 말이죠......

주오레: 조금 떨려서 말을 다 못 했어요.

타이허: 공자님.

주오레: 그럼...... 우리도 더 이상 지체할 순 없을 것 같군요, 우요우씨,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오유선생: ......떨려?

오유선생: 황실의 부감찰어사와 함께 다니는 도련님도 긴장이라는 걸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