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출시된 국산 인디 추리 게임 스테퍼 케이스 1챕터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음 ##

1챕터만 플레이 완료 했고,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감성이라는 점 유의하셈

어디까지나 난 게임 유저의 입장에서의 의견을 말하며 개발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의견임을 분명히 명시함

나쁜말 적혀 있음 욕도 있음 쌍욕도 있음 재밌는 게임이 되기를 바라면서 쓴글임 오해 ㄴ 음슴체로 적음

일단 나는 추리게임을 나름 좋아하는 유저고 나름 유명한 추리 퍼즐게임은 꽤 해본 편임, 게임을 제외하고 보면 추리 장르를 꽤 많이 좋아하는데 추리 소설이나 영화 보드게임도 좋아하고 즐기는 축에 들어서 나름 매니아라고 말할 자부심 정도는 있음.

일단 내 감상을 한 단어로 말하면 " 지루함 " “게임이 답답하고 루즈하고 지루하다” 이게 내 생각임.

1. 게임시스템

먼저 게임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그 전에 잠깐 내가 생각하는 추리장르의 중요한 점을 말하고 가려 함.

나는 모든 컨텐츠가 동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함. 영화던 소설이든 게임이건 이걸 계속 붙잡고 소비할 이유가 필요하단 말임. 그리고 추리 장르에서 그 동력은 바로 지적 쾌감에 있다고 봄. "내가 진상을 알아차렸다!!", "해결했다 !!" 라는 감각이 중요한거임.

추리 장르의 재미는 사건의 진상을 알아차리고, 남을 지적하는 것에 있음.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인물이 말하는 정보의 모순을 지적하고 가려져 있던 사건의 진위를 밝혀 내는 것, 그게 추리 장르의 재미임.

근데 이것이 추리 "게임"이 되면 추리 영화나 소설과 다르게 게임이 되면 방점은 "내가" 에 찍힘. 능동성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임.

알아내는데 그치지 않고 "해결했다!!" 라는 느낌을 받아야함. 근데 이 게임을 하다보면 이 게임의 정답에 내가 몸을 쑤셔 넣는 것 같음. 그리고 내가 추리를 해서 뭘 해결했는지, 즐거움이나 캐릭터들에 대한 보람도 느껴지지 않음. 감흥도 없음. 내가 능동적으로 풀어낸다는 기분이 안든다는 말임.

내가 1챕터에서 할 수 있는건 자료를 보고 조합을 누르는 것과 탐사에서 한 장소에서 모든 증거를 찾을 때까지 화면을 클릭하는 것 밖에 없음.

이 게임에서 추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는 너무나 쉽게 주어짐. 동시에 내가 능동적으로 얻을 수 없다고 느껴짐. 그러니깐 추리를 할 때도 보람이 없고 온전한 내 추리라고 느껴지지 않으니 쾌감도 절반이 됨.

여기서 잠깐 이 게임과 내가 재밌게 했던 추리게임의 시스템의 차이를 짚고 넘어가고자 함.

역전재판 시리즈나 단간론파 같은 게임은 추리 파트와 조사 파트가 분리되어 있음.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조사파트,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추리를 해 진실을 밝혀내는 추리파트.

그리고 위 두 게임은 내가 탐문을 하면서, 정보를 수집하면서도 활발하게 인물들의 상태와 반응과 상황이 진행됨. 일단 이 게임과 다르게 장소도 여러 곳이고 인물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탐문 파트에서 내가 정보를 얻으면서 지식이 확장되는 재미가 있음.

근데 이 게임은? 그런 재미를 1챕터를 하면서 전혀 느끼지 못했음. 그나마 정보 수집파트라고 볼 수 있는 레드핀이라는 캐릭터의 능력을 이용한 사이코메트리 파트가 있는데…

(매우 짧고 한정적인 정보 수집 파트)

솔직히 이건 옛날 컴퓨터실 포인트 앤 클릭 게임류 수준이라 진짜 처참하다고 생각함.

심지어 여기서 얻은 쥐꼬리만한 정보는 활용되지 않은 것도 있음. 일부러 추리를 헷갈리게 하려고 넣은 목적인지는 모르겠는데 진짜 멍청한 생각같음. 진짜로 활용되지 않는 정보를 조합할 때 선택할 수 있게 추가한 제작자가 있다면 반성하기 바람. 추리 게임은 앞에서 말했듯, 지적 쾌감, 유저가 스스로 얻은 정보가 쓸모있게 활용됐다는 뿌듯함이 필요함.

근데 유저가 얻은 선택지 중, 활용될 필요가 없는 선택지가 있으면 그건 그냥 짜증날 뿐임. 일종의 체호프의 총처럼, 내가 게임 시스템적으로 얻은 증거(선택지)들은 꼭 활용되어야 한다는 거임. 이 게임에서 보면 조합에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될 것임. 위에서 보면 1번 3번 4번은 6번 8번 증거는 조합하는 데 사용되지 않음. 시스템이 공인한 선택지들이 한번도 사용되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과잉정보이고 유저에게 혼동을 줌.

이건 정말 개같음. 추리 게임에서 선택지가 많은 건 항상 좋은게 아님. 심지어 그 선택지가 게임 내내 단 한번도 활용되지 않는다면 더 끔찍함.

이건 진짜 강도높게 말함 진짜 씨발같은 생각이니깐 앞으로 추리게임을 만든다면 이딴 선택지는 넣지 않길 바람.

그리고 단순히 조사파트만 문제가 있는게 아님.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추리를 하는 도중에도 계속해서 선택지가 늘기만 한다는 거임. 한개의 추리를 하면 새 정보가 주어지고 선택지가 늘고 쓸데 없는 정보는 쌓이고 결국 내가 써야할 정보는 무엇인지 혼동이 옴. 선택지를 늘리는 것 만큼이나 필요없는 정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함.

말이 좀 샜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말하면 이 게임은 다른 추리겜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 중 “조사를 하면서 정보를 얻는다 “ 라는 재미가 0에 가까움. 그러면 추리 파트가 기가 막히게 재밌어야 하는데 그것 또한 나한테는 별로 재미가 없었음.

왜냐하면 추리파트에서 나의 추리에 위기감과 목적성이 부실하다는 것임. 내가 추리를 잘못하면 진짜 개좆된다는 위기감, 내가 왜 추리를 해야만 하는 동기가 유저에게 전달이 안됨. 추가로 모순을 찾는다는 행위가 재밌지도 않음.

다시 말하지만 재밌는 게임이 되길 바라면서 쓴글임, 동시에 개발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유저의 입장에서 쓴 글임.

내가 너무 가혹하게 글을 쓴 것 같아 조금 수정함. 첫 개발팀이고 쉽지 않았을 텐데 내가 너무 높은 기준을 들이댄 것도 같아서 조금 글을 수정했음. 이번 작품 완성하고 다음 작품도 추리 게임을 낸다면 더 잘 만들어서 내주길 기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