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적으로 마리 머리카락 만지는 히비야 보고싶음.

상경한 김에 한번 놀러오라는 모모 전화 한번에

겨우 잡아놨던 도쿄 데이트 파토당하고,  

히요리한테 끌려오다시피 아지트에 도착한 히비야.

모모랑 코노하 쪽에 정신팔려서 자기는 안중에도 없고,

말이라도 해보려 하면 끼어들지 말라고 꼽이나 있는대로 주는 상황에

그냥 한숨이나 푹푹 내쉬면서 우두커니 바라만 보고 있었어.

그렇게 심기불편한 표정으로 소파에 팔 걸치고 단원들 왁자지껄 떠드는거 구경하다가

문득 자기 시야 밑, 정확히는 눈높이보다 살짝 낮은 위치에 있는 복슬복슬한 머리카락에 시선이 가는거지.

할것도 없고, 기분도 영 더럽던 차에, 의도한건 아니지만 머리카락 위에 무심코 손 올리고

누가 슬라임 좋아하는 나이대 아니랄까봐

속으로 묘하게 기분 좋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만지작 댈듯.

그러다 주변에서 줄곧 들리던 말소리가 쥐죽은듯 사라지는 둥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하나같이, 약간의 웃음기를 머금은 얼굴로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거지.

다시 손을 얹고 있던 데를 쳐다보니, 곤란한 표정으로 자기를 올려다 보고있는 하얗고 폭신폭신한 뭔가가, 아니 마리가 있었음.

히비야면 잠시 당황하다가 스미마셍 하고 냅다 90도 폴더사과까지 박고 어떻게든 무마시켜보려다가

상황파악 끝난 마리가 멋대로 만지지 말라고 볼 부풀리고 발끈하는 거에다가

히요리한테 음침하다, 기분 나쁘다는 소리까지 풀로 얻어맞겠지.

그래도 나중에는 허락받고

아지트 올 때마다 폭신폭신한 머리카락으로 힐링하고 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