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좀 자극적으로 쓰긴 했는데, 사실 저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어서...

일단 이건 진짜 개인적인 의견이라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많이 상충할 수 있음.

그냥 20년 넘게 작품을 계속 봐 온 오랜 팬으로서 현재 진행되는 김전일의 모습이 너무 답답해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정도로만 이해해주면 좋을 것 같음.

그래도 야타가라스촌 때는 30주년 기념이로 잠시 37세를 쉬고 17세로 되돌아와 연재한다는 당위성이라도 있었고

비록 그 사건 후반의 마무리가 좀 그렇긴 해도 중반까지는 시즌1 생각나게 만드는 잔인한 연출,

5중 밀실트릭이란 전대미문의 트릭으로 나름 전성기 시즌1로 돌아온 것 같단 기분이 들어 재미있게 읽었거든.

그런데 이번 오니노헤 축제 살인사건은 첫 단추부터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껴짐.

흥미가 전혀 안 가. 30주년 연재라는 당위성도 없어.

그리고 뭔가 37세에 김전일이 사건풀이를 그만두거나 하는 이유가 나올 기미도 안 보임.

스토리 진전이 전혀 없음. 뻔함. 클리셰범벅임. 진부함. 극적인 무언가가 전혀 안 나올 것 같음.

단순히 흥미가 가지 않는 걸 떠나 이걸 왜 굳이 30주년 시리즈에 넣어야 하는지 모르겠음.

이런 스토리는 그냥 야타가라스 하나만으로 족하지 않을까?

분명히 한 명 정도 더 죽고 트릭 밝혀낸 뒤 범인을 찾으면 범인은 또 예전의 사랑했던 피해자 이야기를 꺼내며

그 자들을 죽인 이 사람들을 용서 못 한다고 말하면서

뭐 늘 그래왔던 식으로 대충 어영부영 넘어갈 거고 그렇게 또 사건이 끝나겠지.

그게 제일 안전한 연출이니까. 사실 그동안의 김전일이 다 그런 식이었고.

그런데 이건 17세 김전일이 계속 연재되었을 때가 가능했지, 37세로 넘어온 시점에서

다시 17세로 돌아가 계속 이런 연출만 계속한다? 이건 좀 아니지.

37세에서 벌려놓은 떡밥 많잖아. 그거 어떻게 회수할 건데.

사건 하나 연재하는 데 드는 시간이 대충 6~7개월 정도임.

스토리 작가인 아마기 세이마루는 이미 60이 넘었고 그림작가 사토 역시 이제 곧 60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임.

결코 젊은 작가가 아니고 비록 평균수명이 늘었다곤 해도 앞으로 얼마나 더 작가생활을 할 수 있을지

이제 조금씩 걱정해야 될 나이라고 생각한단 말임.

그만큼 벌려놓은 게 있으면 스토리 전개를 빨리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

나중에 막 5년, 10년후 연재분에서 김전일이 왜 사건풀이를 그만두었는지 나와야 하나?

설령 그게 그 때 나온다 하더라도 그 외의 다른 떡밥은 어떻게, 언제 풀려고.

지금 김전일에게 필요한 것은 그냥 적당히 살인사건 일어나는 이런 연출이 아니라

37세라는 큰 틀에서 벌려놓은 각종 설정들데 대한 떡밥 풀이임. 그 이야기 진전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없음.

사실 이번 17세 30주년 연재분에서 사람들이 제일 기대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37세에서 나온 떡밥들 일부를 혹시 30주년 17세에서 풀 것인지 만약 풀 예정이라면 어떤 식으로 이야기 전개가 될 것인지,

큰 틀에서의 뭔가 스토리 진전을 원하는 것도 있을텐데, 지금은 그게 전혀 없잖아.

스토리작가가 일단 저질러는 놨는데 37세 떡밥을 풀 역량이 없어

그냥 안전하게 평소 하던대로 지역 마을, 원한관계 적당히 섞어서 대충 뻔한 이야기 풀어가는 건지

아니면 그냥 진짜 떡밥풀이에 대한 생각이 아무~것도 없어서 적당히 이렇게 하면 다들 읽어주겠지 하면서

대충 힘 안 들이고 쓰는건지 모르겠지만

이번 오니노헤 축제 살인사건은 개인적으로 작가의 매너리즘과 귀차니즘이 극에 달한

진짜 읽고싶지 않은 최악의 시리즈라고 생각하고 있음.

비록 아직 초반이라 반전의 여지가 남아있다지만서도 벌써 그런 기분이 듬.

개인적으로 나는 다들 최악이라고 하는 37세 초반의 우타지마 리조트나 타워맨션을 꽤 좋게 보고 있거든.

이유는 단 하나임.

17세 김전일에서 37세로 바뀌면서 많은 설정이 바뀌었는데,

단순히 입막음에 의한 살인(이게 예전에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이라든가

질투, 불륜이라는 속물적인 동기로 일어난 사건 범인을 보여준 뒤 김전일이 풀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등

그동안의 김전일 시리즈에서는 없거나 혹은 드물었던 뻔한 클리셰나 고착된 스토리라인을 깨는

새로운 시도가 많이 보였기 때문이었음.

그래서 그것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을지언정 시도는 신선했고

그 점에서 오히려 지금의 연재분보다 훨씬 더 몰입감은 높았다고 생각함.

이는 편승살인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한 교토 화도가 사건, 사건 자체는 무난했지만 이츠키, 레이카 등

20년 전 인물의 등장으로 기대감을 주었던 하코다테도 그랬고...

내가 원하는 건 그냥 그거임. 기왕 37세로 왔으면 설령 안 좋은 평가를 들을지언정.

오랜 시간 유지했던 클리셰 좀 깨고 좀 새로운 시도 많이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제발 37세에서 벌려놓은 떡밥들 회수 좀 빨리 했으면 하는 바램임.

왜 김전일이 37세에서 사건을 풀고 싶지 않아졌는지, 레이카는 어째서 자식이 생기게 되었는지

왜 미유키는 아직 등장하지 않는지, 올림푸스12신, 그리고 타카토는 왜 감옥에 잡혀있는지

그런 떡밥은 잔뜩 풀어놓고 스토리를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잖아.

새로운 시도가 실패해서? 그렇다고 하기엔 37세 판매량이 시즌2에 비해 훨씬 더 잘 나왔잖아.

사람들이 세세한 설정에 욕은 할지언정 37세의 새로운 설정에 대해 다들 흥미있고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임.

대충 37세 설정 떡밥은 던져놨지만 스토리작가가 관심이 없는지 아니면 풀어나갈 역량이 없는는건지

스토리를 풀고 싶은 생각은 없고 그냥 예전의 김전일 영광에만 안주해서

그냥 대충 이런식으로 사건 전개하면 읽어주겠지? ㅎㅎ 하고 뻔한 스토리만 양산해내는 것 같아 보는 내가 너무 안타깝다...

진짜 이런 식으로 연재할 바엔 빨리 37세로 돌아왔으면 좋겠어. 오랜 시간 봐 온 팬으로서 너무 안타까움.

이른 아침부터 두서 없는 이야기 미안.

그냥 이번 오니노헤 사건 보면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정도로만 알아주었으면 좋겠음.

다들 연휴 후유증 클텐데 얼른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래, 그리고 매번 번역해주는 분껜 늘 감사드리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