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촌평] 입시의 문제 (1): 사교육 저격은 보수우파의 추태를 보여준다.

헌드레드필드프라이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26 01:08:33
조회 323 추천 11 댓글 3
														

(1)


 아마도 이것이 현 정부를 처음으로 비판하는 글일텐데, 원래부터 현 정부에 기대하는 바가 거의 전무했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을 삼갔지만, 이번 정부의 평가원 사태는 시사하는 바가 있어 논의할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련의 사태는 사실상 자치 보수우파들의 기본적인 마인드 셋을 명백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은 결코 자본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반좌파주의를 지향하는 것이지 자본주의를 따르지 않습니다. 만약 보수우파들이 자본주의를 진심으로 지지했다면 2-300억씩 버는 자들은 시장의 공정한 경쟁의 산물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국회의원이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보다도 더 추잡한 것은 정부가 비판받았을 때의 반응입니다.


몇년전 이준석, 윤석열이 부상하면서, 자유주의가 보수주의와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단연코 거부했는데, 오늘날의 사태는 연대 거부가 옳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그 어떤 이유보다도 일단 그들은 천박하다는 데 있습니다. 현 정부가 비판당하니, 단지 비판이, 정확히는 비판하는 측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온갖 아무 말이나 쏟아냅니다. 그게 한 국가의 거대 정당이 할 법한 언사인지 의심스럽고, 더 심각한 것은 그런 말들이 전적으로 대통령을 결사옹위하기 위해서 튀어나왔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이 야당의 총재도 아닌데, 내용의 타당성을 따지지도 않고 상대방의 비판을 억지로 튕겨내려는 점이 기본적으로 이들은 무언가를 함께 도모할 위인들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욱이 현재의 사교육계를 좌파와 엮어서 비판하더라도 정부가 세무조사에 들어갈 때는 그것이 과도한 처분이라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어야 했는데, 전무하다는 것을 보면 그들의 태도란 기본적으로 정파성만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마치 말싸움에서 지기 싫어서 생각하지 않고 말을 하는 어린애들과도 같습니다. 그것이 자신에게 어떻게 칼이 되어 돌아올지 모르는 어리숙하다는 뜻입니다. 아무래도 정당이 저러한 작태를 보이는 것은, 정당의 토박이도 아닌 현 대통령이 없으면 빈 깡통이나 다름 없는자신들은 얼마 못가 쓰러질 것이라는 점을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여론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자기 심기를 조금만 거슬러도 자신의 숨겨진 본성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천박한 습성의 소유자들과는 연대를 꿈꾸는 건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그런데 사실 교육은 원래 보수우파들과 근본적으로 타협할 수 없는 지점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보수우파가 자유시장, 자본주의, 사유재산의 원리를 존중하기를 기대할 수 없는 대표적인 부문입니다. (또다른 하나는 의료보험입니다.) 그리고 이 교육이 바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분기점으로서 이 사회를 자본주의로 이끌 것인가 아니면 사회국가로 이끌 것인가를 판별 요소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먼저 한국의 보수우파들만의 문제점을 또 비판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는데, 오늘날 민주당계는 물론이고 보수우파들의 경제적 입지의 근원에는 입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오늘날의 학생들처럼 힘들게 수험 기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자칭 보수우파들 중에는 현행 수능제도와 입시제도를 비판한 적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정확하게는 그들의 입장이 무엇인지도 사실 의문입니다. 이번 평가원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킬러문항에 대한 지적에 비판이 들어오자, 여기에 사교육 시장에 대한 공격으로 응수한 것을 보자면, 공교육 강화론자들인 것 같으면서도 딱히 그들이 평소에 교육 문제를 심각하고 진지하게 다루지를 않아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기득권들은 자신의 성공 루트를 정당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수능의 킬러 문제는 그들에 입장에서 옹호의 대상이 되는 것이, 또 비판하더라도, 킬러문항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재의 쉬운 수능을 비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태도가 맞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그들은 지금의 수능보다 더 힘든 시험을 준비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왜 기어코 정부를 옹호하느라 쉬운 수능에 대한 비판은 제쳐두는지 정말로 의문입니다. 그러면 특별히 수능이 자신의 기득권에 악영향을 끼치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어차피 경제적 상위층은 대부분 어떠한 시험에도 웬만한 대응력을 보여주기에 특별히 수능을 비판한다고 자신들, 혹은 자기 자식이나 손자들의 앞길이 막힌다고 볼 수 없습니다. 더욱이 쉬운 수능은 노무현 정부, 이해찬이 교육부 장관이던 시절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을 오히려 킬러문항의 원인인 쉬운 수능을 만든 전례가 있는 민주당이 할 말이냐고 역으로 정파적 공격을 할 수도 있는데 그들은 평소에도 이런 비판을 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선진국, 그 중에서도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상 그 나라들의 입시를 들먹이며, 미국은 입시에서 한국보다 더 치열하게 경쟁하고 노력한다, 거의 철인 8종경기(sat, 에세이, 등등)를 비롯해 교수 추천장까지 요구하는 마당에, 언제까지 대학을 순전히 자기 취업문으로 삼을 것이냐고, 또 일본의 혹독한 본고사를 언급하며 3불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그들의 이념적 지향성은 둘째 치더라도 미국 유학을 갔다온 이준석, 일본처럼 본고사를 치르고 대학에 들어간 지금의 586세대 및 그 이전 세대의 경험에도 부합할텐데도 보수우파들은 제대로 당론은커녕 정책개발도 논의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사실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것입니다. 3불정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수월성 교육은 자신들에게 표를 줄 학부모들을 자극하는 패망의 지름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여론의 눈치만을 살피느라, 사실상 좌파들과 정책적 차별성을 전혀 드러내지 못하고 당이 대선 후보도 제대로 내지못해 정치경력이 1년도 채 못되는 검사한테 맡겨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입니다. 또 보수우파라는 자신의 사상도 온전히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회주의가 이미 보수우파를 집어삼킨지 오래입니다. 이미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수능을 ebs와의 연계로 출제할 것을 지시한 것에서 이미 그 전조가 나타났기 때문에 예상 외의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교육정책에서 수월성 교육이 반드시 선거용으로 불리한 것이 아닌데도 좌파들로부터 자신만의 정책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추천 비추천

11

고정닉 5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4668 냉각실 흑인을 노예로 부리고 사고 파는 걸 허용하는 게 진정한 자유주의 [2] ㅇㅇ(125.185) 23.08.28 342 1
4667 일반 자유지상주의자들은 냉혈한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1] ㅇㅇ(124.54) 23.08.27 181 3
4666 일반 개인적인 생각 [3] 한호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7 379 12
4665 질문 너네 이 사람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함? ㅇㅇ(125.185) 23.08.27 133 0
4663 일반 거지가 리버테리언이 되도 괜찮은 이유 [4] 헌드레드필드프라이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7 439 14
4661 일반 다크웹과 암시장은 국가통제주의에 의해 규정된 개념 [1] 우파자유지상주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6 200 7
4660 일반 다크웹/딥웹이 자유지상주의의 희망임 [3] 자유자유자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6 306 3
4659 일반 진정한 리버테리언 [1] 버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6 265 12
4658 질문 혹시 민주주의는 실패한 신 PDF같은 건 없나요? [6] RS120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5 240 0
4657 일반 안캡밴드 자유자유자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5 104 4
4656 질문 Evictionism(퇴거주의) 낙태에 관한 퇴거주의자들의 입장이라는게 [2] ㅇㅇ(121.182) 23.08.24 170 1
4655 일반 내가 좋아하는 명언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4 149 1
4654 일반 정실자본주의=사회주의 [2] 자유자유자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4 183 6
4653 일반 로자갤이랑 여기의 공통점과 차이점 [6] ㅇㅇ(211.234) 23.08.24 354 8
4652 시론 abct에서의 과잉소비의 중요성 [1] 헌드레드필드프라이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4 178 7
4651 일반 공화주의 갤러리에서 왔습니다 [4] 되먹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3 207 0
4649 일반 사회주의는 실현불가능하다. AR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3 287 3
4648 일반 결과를 예측해서 이건 자유고 저건 침해다 판단하는게 국가주의자들 하는 짓 [19] ㅇㅇ(106.101) 23.08.20 302 0
4647 일반 피프티 피프티 관련 글 보다가 생각난 자유주의 계약이론이 [2] ㅇㅇ(121.182) 23.08.20 122 0
4646 촌평 자유지상주의와 일원론 [2] RS120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9 353 5
4645 자료& 대처 여사의 서거 [2] ㅇㅇ(180.228) 23.08.18 224 1
4643 일반 코인 거래소를 향한 법적 규제가 점점 더 빡셔지고 있다 [4] 노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7 228 7
4642 질문 지금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의 원인은 뭐같음? [7] 모스크바대공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7 316 2
4641 일반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 지적재산권이 중앙은행 이상의 문제가 될듯 [3] 버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7 198 3
4640 일반 아무리 생각해도 중국제 전자제품은 못써먹을 듯 [2] 헌드레드필드프라이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7 127 1
4639 일반 R&D 예산 삭감이 진정한 자유주의 [1] 버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7 183 5
4638 일반 교사의 핸드폰 검사/압수 허가하는게 자유주의 [20] 버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7 321 1
4637 일반 결국 아르헨티나의 그 새끼도 미국 달러 쓰자는걸 보니까 [3] ㅇㅇ(106.101) 23.08.17 203 1
4636 일반 안캡 사회가 실현되면 경기변동도 사라진다고 봄? [2] ㅇㅇ(112.158) 23.08.17 137 0
4635 일반 새학기부터 교사가 학생 핸드폰을 검사할수 있답니다 [4] ㅇㅇ(1.237) 23.08.16 364 20
4633 일반 게시글 삭제 건에 대해서 [1] 헌드레드필드프라이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6 118 0
4630 북클럽 [책 홍보]카진스키, 반기술 혁명-왜? 어떻게? AR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4 184 0
4629 일반 실물 금은 축적시 주의사항 노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4 292 12
4627 질문 자유지상주의에 관한 책 [3] ㅇㅇ(221.165) 23.08.12 198 0
4626 시론 자본계급은 노동계급을 적대하는가? [5] 헌드레드필드프라이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442 3
4624 일반 학교폭력 문제나 교권침해 문제는 공교육 자체의 문제에서 기인함 자갤러(116.45) 23.08.11 185 10
4623 일반 물리적 공격시도에 해당하지 않는 협박은 자유지상주의에서 합법임. [1] 자갤러(121.182) 23.08.10 143 2
4622 일반 밑글에 대한 자세한 답변 [27] 자유자유자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381 2
4621 질문 안캡이 실현된다면 기존 공기업은 어떻게됨? [5] 자갤러(219.249) 23.08.09 238 0
4620 일반 정부의 도둑질을 옹호하는 한국인들 [2] 자갤러(218.51) 23.08.08 220 5
4619 일반 밑의 자동화 경제에 대한 의견 [5] 한호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161 0
4618 일반 게시글 삭제와 관련 알림 [1] 헌드레드필드프라이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113 1
4617 일반 유동닉 기본 닉넴 설정 추천받습니다. [2] 헌드레드필드프라이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7 113 0
4616 일반 잼버리 사태와 여성가족부에 대한 안캡의 입장 [2] RS120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6 170 3
4614 냉각실 나는 공산주의가 좋아 [2] ㅇㅇ(66.234) 23.08.06 226 3
4613 질문 장난성 협박글이 요즘 뉴스 떡밥거리던데 어떻게 생각하냐? [5] 자갤러(211.36) 23.08.05 203 0
4611 냉각실 나 변호사 갤 차단당함 [3] ㅁㄴㅇㄹ(118.235) 23.08.05 177 0
4610 일반 지식인의 상부구조와 토대 ㅇㅇ(125.240) 23.08.05 145 2
4609 질문 자지주의는 자동화 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26] AR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5 463 0
4608 촌평 주 69시간 노동정책에 대해서 헌드레드필드프라이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04 174 7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