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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소백) [FATE?] 승리의 왕 - 1

찜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15 10:36:48
조회 690 추천 20 댓글 7
														

기본적으로는 FATE 기반(역사 기반)이지만, 그냥 판타지로 생각하고 봐도 상관없음.

최대한 역사적 지식이 없어도 볼 수 있도록 노력했음.


원래는 수능 끝나고 온 백붕이들 보여주려 했는데 어제는 깜빡 졸아서 못 썼다.


기본적으로 Fate기반(판타지)에 Girl meet Girl(비일상)이니까 아무든 소백도 넣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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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이 주인공 샤를(샤를로트)






"하하! 이리 와 봐라 내 아들!"


소녀의 아버지는 광인이었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 자신의 딸을 아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보통은 주위 사람들에 의해서 웃기지도 않는 헛소리로 취급당하고 끝날 일.


하지만 그 광인이 한 나라의 왕이라면, 그것은 더는 농담이 아니게 되어버린다.


"폐하, 그분은 공주님이십니다."


"뭐? 무슨 소리냐! 이렇게 내 아들이 있는데, 내가 아들을 기억하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는 게냐!"


그는 본인의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끔은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광인이었지만, 왕에게 그것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칼을 가져와라! 내 직접 저놈의 목을 벨 것이다!"


"폐, 폐하! 진정하셔야 합니다!"


"칼을 가져와라!"


왕이 자신의 딸을 딸이라고 부르는 자들을 직접 베어버리겠다는 난동을 부리고 난 이후, 왕실의 사람들은 그의 광증에 맞춰줄 수밖에 없었다.


"왜 나는 언니같이 치마가 아니라. 바지만 입는 거야?"


"폐하께서 공…. 아니, 왕자님을 너무 사랑하셔서 그런 거에요."


웃기지도 않는 헛소리로 시작한 연극.


그렇게 프랑스의 막내 공주는 졸지에 막내 왕자로 자라야만 했다.


물론, 그 누구도 그것이 오래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소녀에게는 오빠가 셋이나 있었고, 광인인 왕이 살아봤자 얼마나 오래 살겠는가.


하지만 인간의 삶이란 살아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법이다.


* * *


"폐하."


누군가의 목소리에 샤를로트. 아니, 샤를은 눈을 떴다.


언제 깜빡 잠이 들었던 걸까.


옥좌의 위에서 고개를 든 샤를은 주위를 둘러본다.

홀의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이곳을 향하고 있었다.


제각기 불안한 눈빛으로 샤를의 안색을 살피는 귀족들.


분명 얼마 전까지는 저런 자들로 가득 차 있었던 홀은 여기저기 빈 곳들이 보였다.


"수면이 부족하십니까?"


"괜찮다."


"염려돼서 그러는 것입니다. 도팽(프랑스의 왕세자)께서 몸이라도 상하시면 이 나라의 미래가 위태롭습니다."


한껏 걱정된다는 말로 이야기를 해 오는 누군가였지만, 그 말을 들은 샤를은 튀어나오려는 비웃음을 가까스로 참을 수 있었다.

그가 과연 걱정하는 것은 이 몸일까, 아니면 자신의 안위일까.


그렇게 말하면서 뒤에서는 잉글랜드에 자신의 위치를 보장해 줄 것을 조건으로 항복을 교섭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그런 사람을 여럿 본 적 있으니까.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것일까.


프랑스의 왕이 돼야 했던 도팽은 어째서 왕이 되지 못한 채로 여기까지 쫓겨왔는가.

아니, 애초에 왕자도 아닌 남장을 한 공주일 뿐인 샤를이 여성의 계승을 허가하지 않는 프랑스의 왕위 계승자가 되었는가.


샤를은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과거를 떠올린다.


사실, 처음부터 이럴 기미가 보이기는 했다.

애초에 광인이 왕이 된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었다.


권력이라는 유혹에 눈이 먼 귀족들은 제각기 모여들어서 두 개의 패거리를 만들었고, 그들은 자신의 욕심을 위해 서로를 죽이기 시작했고, 수도인 파리의 거리에서 대낮에 벌어진 암살사건을 시작으로 왕국은 내전의 불길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외세에 손을 내미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나타나기 마련이었다.


잉글랜드.


샤를이 태어나기 수십 년 전부터 프랑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던 숙적이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프랑스군 역시 그런 적들에 맞서 싸웠지만, 돌아온 것은 패전보 뿐이었다.


그리고 패전의 혼란 속에서 거짓말처럼 샤를의 세 오빠가 차례대로 죽음을 맞고, 원래라면 결코 왕이 될 수 없던 그녀가 프랑스의 왕세자가 된 것이다.


그 날의 광경을 샤를은 아직도 잊지 못했다.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자들은 정말 믿을 수 있는 자들을 제외하고는 죽임을 당해야 했고, 산 자들 역시 그녀의 옆을 떠날 수 없었다.

살려달라고 빌던 시녀가 기사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이 그녀가 처음으로 봤던 권력의 비정함이었다.


샤를에게도 선택지 따위는 없었다.


나라를 지켜야 한다.


그녀가 아니라면 저 잉글랜드에 프랑스가 넘어갈 것이다.


그런 세뇌와 같은 주변의 목소리를 들으며 샤를은 프랑스의 공주 샤를로트가 아닌 도팽 샤를이 되어야만 했다.

그것이 이 나라를 위한 것이라 믿으며 훌륭한 왕이 되기 위해서 공부했으며, 그렇게 믿으며 다른 사람과 어울렸고, 아내를 맞이했으며, 사람을 죽이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노력한다고 잘 되는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 결과가 이것이다.


잉글랜드와 배신자들의 공세에 파리가 함락당한 것은 물론이고, 이제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오를레앙마저 풍전등화의 상태였다.


이미 분위기를 읽은 수많은 귀족이 배신했으며, 이곳에 남은 자들의 상당수는 거기에 붙을 정도의 감각도 없거나 그들과는 함께할 수 없는 자들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잉글랜드에 항복하여 그녀가 남장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죽느니만도 못한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겠지.


그렇기에 얼마 전부터 품에 만약을 대비한 독약을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이처럼 샤를이 조소에 찬 생각에 잠겨있을 때, 홀의 문이 열리고 전령 하나가 헐레벌떡 들어왔다.


이번엔 또 무슨 소식일까.


물론, 기대 따위를 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승전보를 받아본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이제는 패배를 받아들이는 것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가끔은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다.


"무슨 일인가."


"자, 자신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말하는 소녀가 나타났습니다!"


물론 그 이야기를 들은 샤를이 환희에 찼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허."


그 입에서 나온 것은 작은 탄식.


"성녀, 성녀라!"


"또 사기꾼인가!"


주위의 귀족들 역시도 제각기 입을 놀리기 시작한다.


신.


인간이 힘들 때 절대적 존재를 찾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샤를 역시도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에 밤새 기도를 올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자신이 신의 부름을 받았다고 자칭하는 사기꾼들.


이미 자신의 기도에 응답해주지 않는 신과 그 이름을 파는 사기꾼들에게 지치고 지친 샤를에게 신앙심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그 소녀를 들여라."


"폐하, 사기꾼일 뿐이지 않겠습니까?"


누군가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지만, 샤를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그렇게 내쳤다가 정말 성녀님이라면 어쩌겠나?"


"그, 그렇긴 합니다만."


"그리고 성녀가 아니라면 신의 이름을 함부로 이용하는 계집은 마녀가 아니겠나? 그에 합당한 자리를 마련해 줘야지."


그런 샤를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이 자리에 없었다.

마녀가 갈 곳은 단 하나. 화형대 뿐이었으니까.


"과연!"


"현명하신 선택입니다."


신의 이름을 사칭하는 사기꾼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로 한 샤를의 판단에 맞장구를 치기 시작하는 귀족들.

개중에 옳은 말을 할 줄 아는 자들은 저들에게 밀려났거나, 전황을 조금이라도 호전시키고자 전장에 나가 있었고, 지금 여기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들이 어떤 자들인지는 뻔했다.


그들을 경멸스럽다는 듯 내려다보던 샤를은 안에서 치밀어 오르는 이것을 풀 대상이 필요했다.


그리고 여기서 누가 떠올랐을지는 뻔한 일이다.


"아, 그 성녀님을 살짝 시험해보면 되겠지."


* * *


잔느, 잔 다르크는 신의 부름을 받았다.


평범한 시골의 소녀였던 그녀는 어느 날 프랑스를 구하라는 신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일어났다.


고향에서 프랑스의 진정한 왕이 있는 이곳까지는 머나먼 길이었지만, 그것이 옳은 일이고 수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기에 소녀는 힘든 것도 알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왕의 부름을 받은 잔느는 자신을 안내하는 병사를 따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왕이 있을 방의 앞. 소녀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참고, 애써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에 오기까지 그녀를 의심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었기에 자신이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잔느가 자신의 몸가짐을 바로잡는 사이, 그녀를 이곳까지 데려온 병사가 입을 열었다.


"정면의 옥좌에 앉아계신 분이 폐하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그 말과 함께 문을 열어주는 병사.


그래도 그녀에게 해 준 조언이기에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잔느는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평생을 시골의 마을에서 살아온 그녀가 보기에는 눈이 돌아갈 정도로 화려한 홀의 모습,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귀족들도 그것만 팔면 마을이 일 년을 먹고살지 않을까 싶은 화려한 복장들뿐이었다.

하지만 아까 병사가 해 준 말처럼 그녀의 정면, 이 자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옥좌에 앉아있는 사내가 걸치고 있는 소녀가 걸치고 있는 옷에 비하면 그 모든 것들도 빛이 바랠 정도다.


자신이 왕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 모습의 사내는 오만한 표정으로 잔느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자네가 성녀인가?"


그리고 그런 그를 본 잔느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그는 왕이 아니었다.


딱히 그녀가 이 나라의 왕의 얼굴을 봤던 것도, 무엇인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이것만은 너무 확실했다.

왕의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왕이 아니라니.


분명히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왕이 없는 것에 잔느가 당황하며 머뭇거리는 사이, 어디선가 호통이 들어왔다.


"지금 폐하께 인사도 안 올리고 무엇을 하는 것인가?"


하지만 그 말도 잔느의 귀에 닿지는 못한다.

그저, 그녀는 급히 주위를 둘러보며 왕을 찾는다.


그런 잔느의 모습을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 사이, 그녀의 시선은 마침내 방의 한구석에 모여있는 시녀들에게 향했다.

저 사이에서 눈에 띌 정도로 지친 얼굴을 하는 시녀 하나를 발견한 잔느는 지금까지의 머뭇거림이 거짓말인 것 처럼 걸음을 옮긴다.


그런 성녀의 돌발행동에 주위가 술렁거렸지만, 잔느는 아랑곳도 하지 않고 방금 발견한 시녀에게 다가갔다.


자신이 다가오는 것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슬금슬금 물러서는 그녀의 바로 앞까지 다가선 잔느는 다시 한 번 그 얼굴을 확인하고 확신을 품을 수 있었다.


그녀가 왕이라고.


물론 여기에도 어떤 이성적인 판단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모든 감각이 눈앞의 지친 표정의 시녀가 왕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의문이 없지는 않았다.


이 나라의 왕은 남성일 텐데, 어째서 누가 봐도 여자인 이 시녀가 왕일 수 있는 것일까.


"어, 어째서 다가오시나요?"


하지만 그 의문도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는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사라진다.


지치고 겁먹은 그 눈에서 그녀가 무엇을 겪고, 느끼면서 살아왔는지가 잔느에게 전해지고 있었으니까.


"아아."


그녀가 짊어지고 있는 짐이.

그녀가 견뎌내고 있는 고통이.

그녀가 참아야 하는 공포가.


그 모든 것을 느끼고 공감해버린 성녀는 더는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었다.


이곳에 오기까지 왕을 만났을 때 해야 할 수많은 예법을 배웠지만, 이미 그런 것은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했다.


잔느의 볼을 따라 한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린다.


"폐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이제 두 눈에서 뚝뚝 흐르는 눈물과 함께 잔느는 흐느끼며 프랑스의 진정한 왕에게 무릎을 꿇었다.


"대체,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너무 설명할게 많아서 재미는 버렸다.

그래도 맛있게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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