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마]수녀 호무호무 보고 싶다 - 대세는 백합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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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2017-07-26

[🏆대회] [마마마]수녀 호무호무 보고 싶다앱에서 작성

ㅇㅇ

2020.04.26 05:55:30

조회 811 추천 2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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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카는 세상을 위해 희생했어.

그렇다면 세상 역시 마도카를 위해 희생해야 해.

호무라의 집 지하에는 기도실이 있다.

촛불로 이어진 적막한 통로를 지나

육중한 돌문을 열면 거대한 마도카의 석상이 있다.

석실 내부는 호무라의 내면을 반영하듯 마도카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매일 마다 마도카의 석상에 쌓인 먼지를

마른 천으로 정성스럽게 닦아.

그게 끝나면 석상의 발에 조심스레 입을 맞추고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겠지.

제3자가 보면 방 안의 석상이 2개인 것 마냥

남는 모든 시간을 기도하는 데에 썼으면 좋겠다.

기도는 마도카를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표현과 동시에

상냥한 그 아이를 연민하는 일.

이 석실은 은의 정원 그 자체.

마도카만을 위한 공간.

기도하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행복했던 추억을 곱씹을까?

3주차의 끔찍한 악몽을 생각할까.

명백하게 후자겠지.

끊임 없는 자기혐오와 포기란 것을 모르는 의지가

호무라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자

그를 구성하는 전부니까.

호무라가 마도카와 연인이 되는 게

상상이 안 가.

그 끔찍한 이타심에 서로를 너무나도 소중히 여긴 나머지

항상 삐걱댈 게 훤해.

서로 내색은 안하겠지.

마도카는 조금 섭섭한 기색을 감추며 곤란한 듯 웃을 거고

호무라는 마도카가 고백해 사귀기는 하지만

제게 그럴 가치가 있을까 하며 끊임 없이 고민하겠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마도카의 행복을 위해 제 자신조차 도구로 쓰는 것.

그게 답일 것 같다.

그러다 마도카가 왜 호무라는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지 않나고

서럽게 눈물만 주룩주룩 흘리면

호무라는 눈이 찢어지도록 크게 뜨겠지.

'마도카를 울렸다. 감히 자신 따위가 마도카를.

쓸모없는 년. 그 미소조차 지키지 못해? '

잠깐 마음 정리가 필요하다고 조만간 연락하겠다며

마도카가 사라지면

그자리에 우두커니 서있겠지

멍하니 집으로 돌아와 끊임없이 기도만 해.

마도카가 실종신고를 할 정도로.

호무라의 집은 주소도 불명이고 그래서 경찰도 찾지 못하는데

마미 선배의 도움을 받아 어찌어찌 찾아냈으면 좋겠다.

호무라의 집에 도착하자 클라라돌즈가 펄쩍 뛰고는

냅다 문을 열어줘.

마도카가 본 호무라의 집은 너무나도 삭막해서

모델하우스조차 이러진 않을 거라 생각해.

긴 복도의 양 옆으로 나 있는 조그만 방 2개와

식기라고는 전혀 없는 주방에

냉장고는 무언가를 쌓아둔 적이 아예 없는듯 텅텅 비어있겠지.

있는 거라고는 칼로리메이트의 빈껍질뿐.

마도카는 입을 틀어 막고 충격받지 않을까?

그 여린 몸이 관리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단식의 서글픈 결과였다는 게 참.

시선의 끝에 조그마한 문이 보여.

아마 일반적인 방은 아니고 다락방이거나 지하실이겠지.

호무라가 실종됐을 수 있으니까 이건 어쩔 수 없다고

그리 되뇌며 문을 열어.

인디아나 존스에서나 나올법한 석실통로에

마도카는 무언가가 자신을 부르는 느낌을 받아.

점점 안으로 갈수록 그 감각은 강해지기 시작해.

문을 열었을 때 보이는 것은

사막 속의 선인장처럼 움직이지 않는 호무라와

어딘가 익숙한 거대한 석상이었어.

마도카는 머리가 욱씬거렸지만

호무라에게 다가가 야윈 그 어깨를 만져.

호무라는 가라 앉은 목소리로 씹어내뱉겠지.

"방해하지 마라고 했을 텐데."

악마의 날개가 석실을 가득 메웠다.

은은하게 빛나던 촛불들이 세차게 흔들리고

그림자가 석상의 눈을 가리었다.

마도카는 그 비현실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금욕적이고 스스로를 몰아가는 호무라에게

그 날개는 정말이지...

호무라의 귀걸이와 석상으로부터

잠들어있던 마도카의 기억과 힘이 제 주인을 찾아 날뛰고

그제서야 모든 걸 파악한 호무라가 마도카의 각성을

멈추려 애를 썼지만

때는 늦었다.

하이얀 흰 천을 둘러쓴 수녀는

체념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고

다만 마도카를 위한 세상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불합리함에 분노를 씹어 삼키며

조용히 그 발에 입맞추는 것이었다.

클라라돌즈인 줄 알았어?

쟌넨 마도카였습니다.

출품작X

고정닉 11

원본 첨부파일 1

madomagi-20200419-003914-00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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