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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올해 데프트를 보면서 인생에서 배우는 게 많은 것 같다앱에서 작성

ㅇㅇ(211.43) 2022.10.31 20:40:00
조회 4069 추천 6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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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롤드컵 결승을 바라왔고

전설적인 선수고 언제나 롤드컵을 들 실력과 자격이 있었지만

항상 어딘가에서 미끄러졌던 선수.



월즈 우승을 위해 슈퍼팀도 만들어 보고 정말 별 짓 다 했지만

결국 롤드컵 우승 문턱에도 닿지 못한 비운의 선수.



옮겨가는 팀들마다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다는 말이 들리고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해 대회가 끝나고 패배했음에도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불가능한 날 빼고는 단 하루도 롤을 쉬어본 적이 없다는 선수.



참 멋있는 플레이스타일과 훌륭한 기량과 재밌는 밈

그리고 롤드컵 우승을 간절히 원하는 그의 스토리와 함께

나는 어느새 이 선수의 팬이 되어 있었다.



그러다 재작년 허리디스크가 터지고 기량이 내리막을 걷기 시작하고

한화에서 스프링에 했던 인터뷰가 아직도 생생하다.

"결과나 성적에 목표를 두고 게임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잘 안 됐다. 행복하게 게임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게임을 하려고 한다."라고 했던 인터뷰.



많은 사람들은 그 인터뷰를 보고 감동받았다고 했지만

나는 그 인터뷰를 보고

데프트가 롤드컵 우승을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바라왔던 사람이란 걸 알기에

데프트가 결국 우승과 멀어져가는 본인의 모습에서 한계를 느끼고

어린 시절 자신이 가졌던 꿈을 마음 깊은 곳에서 내려놓은 것 같아

한편으로는 참 아프고 씁쓸했다.



그래서 올해 데프트의 도전은 더욱 감명 깊었다.

프로생활을 계속하기 위해 아시안게임 국대에 도전하려고

베릴과 함께하며 안 좋게 이별했던 DRX와 손을 잡았다.



본인의 시그니처인 징크스가 메타픽이 되며 날아올랐던 스프링 초중반과 달리

시즌 후반부 가면서 기량이 떨어져가는 고질적인 문제가 나왔다.



서머는 향로메타 이후 최고의 원딜 캐리메타였지만

'잘하는 원딜'을 물어보면 데프트의 이름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본인의 인생 최저점 폼을 찍으며 캐리롤을 수행하지 못하고

서머 마지막 경기에서는 10등 한화에게마저 패배하며

정말로 실력적인 면에서도 은퇴를 앞둔 듯했다.



하지만 정말로 은퇴라는 절벽의 끝에 서게 되자

회광반조의 불꽃은 거세게 타올랐다.

'선발전 못하면 은퇴한다'라고 본인이 뱉은 말과 함께

서머 서드, 세컨드 원딜이던 에이밍과 프린스를 잡아냈다.



그룹에서 로그한테 패하고 0승 1패가 되었을 때

토너먼트 진출이 매우 불투명해졌다는 사실은 자명했다.

하지만 그는 '패배는 괜찮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전날의 패배는 아무 상관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들은 그 다음 날 우승후보 TES를 쓰러뜨린다.



데프트는 롤드컵을 '원피스'에 비유하곤 했다.

원피스에서는 루피가 포탄을 온몸으로 받아가면서도

해적기를 지키고 적에게 "봐라, 꺾이지 않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한두 번의 패배로 상처투성이가 될지언정, DRX가 마음 속 품은 깃발은 절대로 꺾이지 않았다.



8강의 기적같은 패패승승승.

그리고 2942일만에 다시 롤드컵 4강 무대를 밟는다는 것을 들었을 때

데프트가 우는 모습을 보며 참 많은 사람들이 같이 눈물을 흘렸다.

데프트의 마음 속에 남아 있던 깃발은 패배로 인해 꺾이지 않는 마음뿐만이 아니었다.

예전에 본인이 품었던 롤드컵 우승을 하고 싶다는 마음.

세계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하고, 많은 기회를 얻었음에도 실패해 너덜너덜해지고

본인이 부상을 당하고 나이가 차면서 이제 스스로 마음 한켠에서 꺾어버린 줄 알았던 그 깃발이

여전히 꺾이지 않았음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올해의 DRX 선수들을 봤을 때

그는 올해 DRX 선수들보다 훨씬 개인기량이 뛰어난 선수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그렇기에 데프트가 올해의 선수들과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 수 있을 거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적왕'은 없지만 '최고의 해적단'은 있듯

올해의 해적선은 그가 지금까지 한 번도 넘지 못했던 파도를 넘어왔다.



이제 정말 롤드컵 우승이 데프트의 눈앞에 있다.

하지만 롤드컵 우승컵을 앞에 둔 데프트 본인의 모습은

지금까지 본인이 상상하던 '간절히 우승을 원하는'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롤드컵 우승은 결과일 뿐이고

결국 그 과정에서 오는 모든 것들이 본인에게 행복이었다는 것을

롤드컵 우승을 위해 달려가는 본인의 모습이 멋있다는 것을

그리고 성적이 좋으면 그 달려가는 과정이 길어지니 좋다는 것을

이제는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는 결과로 말하는 직업이다.

결국 남는 건 승리와 패배고

그 과정이 어떻든 그런 것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의 평가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데프트는 프로게이머로서의 삶 속에서

최고의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그 과정이 본인에게 가장 소중한 것임을 깨달은 것 같다.



원피스의 존재가 '지금까지 함께한 동료들과의 추억과 우정'이라고 한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원피스의 결말에 욕을 하며 돌을 던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 데프트가 인터뷰에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런 결말이 독자들에게 나쁠지는 몰라도

루피에게는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내가 봤을 때 데프트는 이미 원피스를 찾은 것 같다.



이제 그의 춤에는 마지막 무대만이 남았다.

마지막 순간 드디어 그가 오랫동안 가장 서고 싶었던 무대에 올랐다.

이미 그의 손에는 원피스가 쥐어져 있으니

나는 그가 가장 추고 싶은 춤을 추었으면 한다.

내가 팬으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은 박수를 치는 일뿐.

부담감은 내려놓고 이 무대를 재밌게 즐기기를 응원한다.

Let's Dance, d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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