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친구겠지 암, 그렇지 그럴거야
안도하는  마음은 잠깐이고


우리가  우리의  사이를  다시금 정의할 때에  사랑과 우정사이  어디 쯤일 테지

아슬아슬한  사랑도 아니요,  바위같은  튼튼한  우정도  아니라.

함께 있어도  보고픈 애인처럼
치열한 열애도  아니요,


일년에   한 두번  안부묻는 곁다리  동창도  아니요,
그 둘의  어디쯤도  아닌데



끊임없이 친구이고자  바라는  
너와  나의  사이는  좁혀질 듯 좁혀질 듯

멀어져만 가고  다시 또 좁혀 오기도 한다



우리의  존재를  친구라 정의하면 이내  어색해져  나는 멀리  치우고  
우리가  서로에게 관심이 적어져  잊을 만할  때 쯤이 되면  있어줘서  고마운 막역지우가  된다


우리가  친구이길...

작은 손 내밀어 준 벗에게  
끊임없이  벗이길  바라는 나는

깊고도 깊어 비밀없는  사이를  지향하는 것일까
헌데,
그 친군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다

다만   빈 마음이 고달퍼  친구라는 사람을 내 안의  심연 깊은 곳으로  빠뜨리고 있었던 것!

우리가  친구이기를-

매일같이  염원하던  나는  어리석은 바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