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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멘스 2부 18장 4~6화

ㅇㅇ(175.200) 2023.07.29 23:10:09
조회 535 추천 15 댓글 0
														

4화. 위협이 또 하나


실베스: ……, 하아, 하아……! 대체 뭐야!? 사라진 도로테아의 발걸음을 따라서 망한 극장까지 온 것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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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베스: 힉……! 너……, 너희들 대체 뭐야!? 마법사……? 마, 마법사라면 나도……. ……아니야……. 으아아악……!


브래들리: 《アドノポテンスム》


그림 속의 스노우: 미스라! 저놈을 해치우는 거다!


미스라: 말 안 해도 알아요.


그림 속의 화이트: 브래들리는 그 자를!


브래들리: 쳇……!


실베스: ……, 으……, 윽…….


브래들리: 너 괜찮아!?


실베스: ……, 네……. 윽……, 당신은…….


브래들리: 브래들리 베인이다. 너는?


실베스: ……, 실베스야…….


브래들리: 실베스. 오늘 밤은 재난이었구만.


실베스: 당신의 총탄 덕분에 목숨을 건졌어……. ……당신이 저 녀석을 쏘지 않았다면 돌이 될 뻔했어. ……, 윽……. ……고마워, 브래들리…….


브래들리: 감사하긴 일러. 치명상은 면했지만 상처가 심해. 저 녀석을 정리하면 치료할 수 있는 장소로 데려가줄게. 저건 뭐야? 누군가의 마도구인가?


실베스: ……, 모르겠어……. 오토마타……. 인형 같았어.


브래들리: ……인형…….


실베스: ……, 흐, 흑……. 다……, 당신들도 도망쳐……. 저 녀석은 무서워…….


브래들리: 하하. 걱정하지 마. 아무리 튼튼한 인형이라도 북쪽의 미스라의 사냥감이 되면…….


미스라: ……, 윽……!


그림 속의 스노우: 미스라!


그림 속의 화이트: 미스라여……!


브래들리: ………….


미스라: ……, 콜록…….


브래들리: 거짓말이지…….


초조함을 느끼며 나는 장총을 다시 잡았다. 내 시선 끝에서는, 그 북쪽의 마법사 미스라가 놀라며 어깻죽지를 누르고 있다. 긴 손가락 끝 사이로 붉은 피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미스라를 다치게 한 것은 사람도 마법사도 아니다. 부유하는 거대한 인형 같은 무언가. 머리는 미스라보다 두 바퀴 더 크고, 갈고리손톱을 가진 거대한 손은 미스라의 몸통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덩치의 크기 따위 우리와는 상관이 없었다. 거대한 마법생물은 산만 한 크기다. 그 녀석들을 거뜬하게 해치워온 미스라에게 상처를 입혔다. 그 사실에 나는 전율했다. 쌍둥이 할배들도 마찬가지였다. 액자 속에서 눈을 크게 뜨고 숨을 삼키고 있다.


미스라: ………….


정작 미스라는 상처 부위를 눌렀을 때 손바닥에 묻은 피를 보고 몇 번 조용히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얼버무리듯 어깨를 턴다.


미스라: 아……. 뭔가 더러워졌네요.


핏자국은 찰나에 사라졌다. 부상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듯하다. 나도 평소라면 그런 북쪽의 긍지를 이해해줄 수 있는 편이지만, 상당히 놀랐기 때문에 참작을 잊었다.


브래들리: 아니, 방금 한방 먹었지. 설마 진심은 아니겠지? 방심하고 있었던 거지?


미스라: 당연하죠.


미스라는 이마에 핏대를 세웠다. 마도구 해골을 손바닥 위에 띄운다.


미스라: 손대지 마세요. 다섯 셀 동안 끝낼게요.


나와 쌍둥이는 진지하게 끄덕였다. 무식하게 큰 인형을 마주하는 미스라의 등을 지켜본다.


미스라: 《アルシム》


주문을 외우는 동시에 미스라는 시원스럽게 한쪽 팔을 벌렸다. 호응하듯 해골이 부유한다. 미스라의 얼굴보다 비스듬이 위쪽에서 크게 턱의 관절을 벌렸다. 해골의 구강에 청백색 불꽃이 모이며 차가운 불길이 타오른다. 무식하게 큰 인형도 갈비뼈를 벌리고 파랗게 타오르는 빛을 모으고 있었다.

공격은 미스라 쪽이 빨랐다. 해골이 푸른 화염을 토한다. 그것은 불꽃이기도 하고, 매서운 눈보라이기도 하다. 이 정도로 가까이에서 맞으면 재조차 남지 않는다.

하지만 무식하게 큰 인형은 청백색 불꽃이 닿기 전에 민첩하게 도약했다. 갈비뼈 안쪽으로 푸른 빛을 부풀린 채, 가볍게 미스라의 머리 위를 도약한다. 완전히 미스라의 뒤를 잡았다. 나는 반사적으로 장총의 방아쇠에 손을 걸었다.


미스라: 손대지 말라고 했잖아요.


어디에 눈이 달려 있는 건지, 미스라는 그렇게 외치고 등 뒤를 돌며 긴 다리로 걷어찼다. 걷어차인 자리에서 무식하게 큰 인형자식이 얼어붙는다.

인형은 비틀거리며 상체를 뒤로 젖혔다. 갈비뼈에서 쏟아져나온 청백색 섬광이 극장 천장을 관통한다. 광대한 천장에 균열이 생기며 잔해가 낙하했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쌍둥이가 비명을 지른다.


그림 속의 스노우, 화이트: 우왓! 퉤퉤!


미스라는 인형의 후드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의아한 얼굴을 했다.


미스라: 뭐죠, 이거. 속에 든 게 없는데? …………!


직후, 거대한 갈고리손톱이 거칠게 미스라의 얼굴을 움켜쥐었다. 서늘한 녹색 눈동자가 삐걱거리며 일그러진다. 미스라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것을 오랜만에 보았다. 이번에야말로 조준을 하고 방아쇠에 손을 건다.


미스라: ……, 브래들리!


브래들리: 미안, 형제. 다섯 지났어. 엄호해주지!


그 순간 등 뒤에서 위험한 기척을 느꼈다. 순간적으로 지면으로 구른다. 직후, 내가 있던 곳을 청백색 섬광이 스쳐지나갔다. 땅에 엎드려 장총을 겨누며 나는 거기에 존재하는 것을 보고 눈을 크게 뜬다.

무식하게 큰 인형이 한 체 더 있었다. 나도 모르게 웃었다. 전의가 솟아올라 기분이 고양되어간다. 그놈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나는 일어섰다.


브래들리: 재미있어지는데…….


등 뒤에는 어느새 갈고리손톱에서 벗어난 듯 미스라의 기척이 있었다. 등을 맞대고, 서로 인형을 마주한다.


미스라: 다섯 셀 동안은 못 죽였지만……. 제가 먼저 쓰러뜨릴 겁니다.


브래들리: 오. 내기할까.


오랜만에 손맛이 찰진 사냥감이다. 퍼지는 긴장감과 함께 오싹한 쾌감이 온몸을 누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위협에 혈조가 솟구친다. 우리는 동시에 지면을 박찼다.


-


미틸: 형님이랑 레노 씨다! 돌아왔어!


피가로: ……기척이 많은데. 이건 혹시…….


루틸: 다녀왔습니다! 미안해, 미틸. 길이 엇갈렸네.


미틸: 형님! 어서 오세요. 저……. 저기…….


루틸: 알고 있어. 괜찮아. 다음에 또 천천히 이야기하자. 짐 준비는 됐어?


미틸: 네! 그치만 혹시 모르니까 확인해주세요.


루틸: 좋아. 방으로 가자!


피가로: ……화해한 것 같네. 레노.


레녹스: 네.


피가로: 손님을 데리고 왔구나.


레녹스: 당신의 지인이라고. 도와주신다고 하네요.


아이작: 피가로 님…….


피가로: ………….


아이작: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피가로: 잘 왔어, 아이작. 잠깐만 여기 앉아 있어.


아이작: 이렇게요?


피가로: 그래. 그런 느낌이야. 차를 준비해올게. 레노, 도와줘.


레녹스: ……네.



5화.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피가로: 왜 마법관에 데리고 온 거야. 아이작의 마력의 강함 정도는 너도 알잖아.


레녹스: 고민했지만, 당신의 지인이라고.


피가로: 내 지인이 안전할 리가 없잖아. 전 군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대단한 경계심이네.


레녹스: ………….


피가로: 동쪽 일로 판단이 둔해져 있어. 너답지 않아. 냉정해져. 아이작은 위험한 마법사야.


레녹스: 위험하다면 어째서 친구처럼 행동하는 건가요.


피가로: 위험하니까 그렇지. 오즈한테도 똑같이 하잖아.


레녹스: 오즈 님과 아이작이 같다고요?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으세요?


피가로: 레노.


레녹스: 아니잖아요. 그래서 당신은 혼란스러운 겁니다. 당신 자신의 말로 혼란스러워서…….


피가로: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아무튼, 어떻게든 아이작을 쫓아내야 해…….


레녹스: 그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어요. 당신의 말에 따를 겁니다. 따르게 해주세요. 그럴 생각이 없었다면 정 따위 주지 말았어야 했어요!


피가로: 레…….


레녹스: 당신은 항상 그래요! 스승처럼 행동하면서도 그 분을 두고 가셨어요. 항상 혼자서 단정짓고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으려고 하세요. 그렇게 해서 상대도 자신도 상처입히고…….


피가로: 아이작을 구원해주고 싶어! 파우스트한테도 똑같이 생각했어! 그런데…….


아이작: 피가로 님.


피가로, 레녹스: ………….


아이작: 저 때문에, 화내시는 건가요?


피가로: 아니, 이건…….


레녹스: 계기는 그랬지만, 오랜 의견 차이의 축적이 폭발했다고 할까…….


피가로: 레녹스.


레녹스: 네. 가만히 있을게요.


아이작: 죄송해요. 멋대로 와서.


피가로: 됐어……. 미안해.


아이작: 도움이 되겠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게 기뻐요.


피가로: 고마워……. ……하지만 왜지? 왜 나한테.


아이작: 당신은 저를 칭찬해주시니까요. 당신만이 항상, 제가 하려고 했던 일을 좋은 일이라고 말하면서 웃어줬어요. 저는 계속 당신과 있고 싶지만, 저를 지겹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어쩐지 알고 있어요. 저도 당신이 지겨워지고, 속상하고, 짜증날 때가 있지만……. 사실은 도움이 되고 당신을 기쁘게 하고 싶어요.


피가로: ……그래……. 고마워, 아이작. 지겹다고 생각하지 않아. 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정말이야. 그냥, 내 손으로 감당할 수 없어서……. 그럴 때 나는 나 자신에게 실망해서, 끔찍한 생물이 돼. 레녹스. 너도 미안해. 말이 지나쳤어.


레녹스: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피가로: …………. 사실은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동쪽나라로 가려고 했는데……. 이런 정신 상태에서 기다릴 바에는 지금부터 가고 나중에 욕 먹자.


레녹스: 찬성입니다.


아이작: 저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피가로: …………. 따라와.


아이작: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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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아직 조금 망설이고 있었다. 임무지에서 자고 돌아오는 일은 어느 나라 마법사들에게나 자주 있었다. 사역마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만으로 일부러 달려간다면 그는 울컥 화가 날지도 모른다. 미안해하며 낙담할지도 모른다. 미숙자 취급을 해서 수치를 당했다며 분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작의 말이 가슴 속에 깊이 울리고 있었다. 당신은 나를 칭찬해주시니까요. 이 얼마나 꾸밈 없는 솔직한 말인가. 그저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면 그것만으로 괜찮을지도 모른다.

레녹스가 걱정하고 있었다. 미틸도 동쪽의 학생들과는 사이가 좋고……. 아니, 제대로 말하자. 내가 걱정했다고.

거짓말이다, 믿을 수 없어, 이제 와서 뭘, 비난의 말을 예상하고 변명을 준비하고 싶어지지만. 상처를 입을 각오로 전하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나의 미래는 이제 길지 않다. 그러니 불행한 추억은 별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에 후회를 안고 싶지 않으니까. 하지만 나는 불행한 추억을 만들고 싶지 않은 나머지…….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시도도 피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아직 이 손바닥은 따뜻한데도.


피가로: 그럼……. 미틸도 루틸도 정말 같이 가는 거지.


루틸: 네! 저희들도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을 테니까요.


레녹스: 벌써 한밤중이야. 괜찮아?


미틸: 괜찮아요!


아이작: 저도 괜찮아요.


미틸: 자, 잘 부탁드려요. 아이작 씨.


아이작: 잘 부탁해.


피가로: 알겠어. 그럼, 갈까.


남쪽 마법사들과 아이작을 동반해 동쪽나라까지 가게 되었다. 한밤중의 외출에 익숙하지 않은 미틸이 뺨을 긴장시키고 있다. 다들 말이 없었지만 아이작과 루틸이 가끔 이야기했다. 예상했던 대로 아이작은 루틸이 마음에 드는 것 같았다.

희미한 불안이 가슴을 스친다. 불안. 불안이란 무엇일까. 파우스트에게도 아이작에게도, 미틸에게도 불안을 품는다. 그들을 신뢰할 수 있다면 불안을 느끼지 않을까. 재회를 믿고 400년을 방황한 남자처럼.


오늘 미틸에게 이야기했다. 현명함이란 강함이라고. 말했던 바로 옆에서 반론하고 싶어진다. 어리석음이야말로 강함이 아닌가? 어리석을 정도로 낙관적으로 빛나는 미래만을 계속 믿을 수 있다면 불안 따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파우스트를 제자로 삼고, 빛나는 구제의 날이 시작됐다. 하지만 구제가 시작되자마자 오즈에게 당했던 처사가 생각났다. 쓸데없는 저주다. 질리면 버려진다. 마음이 바뀌면 내던져진다. 내가 상대를 생각하는 것만큼 상대는 나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피가로: (하지만, 모처럼이니까 바보처럼 그냥 취해 있을 걸 그랬어. 이래저래 마음 졸이지 말고…….)


레녹스: 피가로 선생님.


갑자기 레녹스가 작은 소리로 말을 걸었다.


피가로: 응?


레녹스: 어두운 얼굴 하지 말아주세요. 아이들이 걱정해요.


피가로: 아아, 미안. 그렇게 얼굴이 어두웠어?


레녹스: 네. 저 때문인가요?


저 때문인가요? 나는 감탄하며 레녹스를 올려다보았다. 진짜로 이 녀석은 행복한 남자다.


피가로: 항상 어떤 생각을 해?


레녹스: 네……? 지금 물어보시는 건가요……?


레녹스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동작에는 초조함이 배어 있었다. 파우스트의 몸을 걱정하며 평소보다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무례한 행동을 했던 것이다.


레녹스: 그런 것보다, 비의 거리에 도착한 이후의 일을 상의하죠. 그 거리는 규칙이 엄격했죠. 한밤중의 외출에 대해서도 뭔가 금지사항이…….


피가로: 그런 건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으니까 괜찮아. 여차하면 허가증을 내면 돼.


미틸: 선생님…….


피가로: 왜 그러니, 미틸?


미틸: 만약, 엄청 강한 적이나 마법사 노바가 있다면 미스라 씨가 준 피리를 불게요. 미스라 씨라면 어떤 적이 상대여도 괜찮겠죠.


이것이 신뢰다. 미스라는 미틸에게 신뢰받고 있다. 나는 미틸의 어깨를 감싸안고 미소지었다.


피가로: 응, 그렇지.


미틸은 안도감을 느끼며 웃었다. 루틸은 뭔가 생각에 잠겨 있다. 아이작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루틸: 아……. 동쪽나라에 도착했어요.


우리는 빗자루로 하늘을 날아 비의 거리로 향했다. 한밤중은 지상의 불빛도 적어 별들만을 의지했다. 파우스트 일행은 무사히 있을까.



6화. 숨겨진 비장의 수단


파우스트: 《サティルクナート・ムルクリード》


마도구 거울을 중심으로 공기가 떨렸다. 팽팽하게 대기가 긴장하고 지하수로가 물결친다. 큰 거울을 중심으로 희미하게 빛나는 마법진을 띄웠다. 직후 마법진은 태양처럼 강한 빛을 발한다. 가차없는, 강하고 격렬한 백광으로 지하수로의 유귀를 비추었다. 빛이 눈부신 만큼 검고 짙은 그림자가 새겨진다. 그 그림자는 주박처럼 지하수로 수면에 드리워졌다. 그림자를 꿰매어 고정해 족쇄를 만든다.

과거 피가로에게서 배운 고도 마법이다. 지하수로의 유귀의 그림자가 그 스스로의 족쇄가 된다. 지하수로의 유귀는 거대한 몸을 삐걱거리고 있었다.


파우스트: (봉인은 오래가지 않을 거야. 원래대로라면 더 오랫동안 마도구 거울로 비추어야 하는 주술이다. 거울의 위치를 바꾸면 주술이 약해져. 하지만 이 앞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이상 마도구 거울을 놓을 수 없어.)


나는 빛나는 마법진의 중앙에서 마도구 거울을 손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지하수로를 달려나간다. 마도구 거울을 잃은 마법진은 조금식 빛이 약해지며 유귀의 족쇄가 된 그림자도 희미해져간다.

지하수로는 복잡하고 몇 개의 모퉁이와 굽은 길이 교차하고 있었다. 나는 달리면서 눈꺼풀을 감았다. 자신의 숨결이나 물소리도 듣지 않도록 하며, 필사적으로 자리의 기척을 탐색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묘한 것을 찾기 위해서는 시각이나 청각, 촉각도 내려놓고 스스로 방황하는 영혼처럼 될 필요가 있다.

어느새 나는 좁은 지하수로를 날고 있었다.


파우스트: (이 지점은 동떨어져 있어. 어딘가에 왜곡이 있을 거야. 찾아서 빠져나가야 해…….)


등 뒤의 적은 움직이고 있을까. 시노 일행은 무사할까. 무의식적으로 머리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생각을 떨쳐내며 이 공간에 집중한다. 그때, 희미하게 반응을 찾았다.


파우스트: ……있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크게 뜬다. 그 순간 차단하고 있던 감각이 갑자기 돌아왔다. 지하수로에 웅웅 소리가 울리고 있다. 물소리와도 공기소리와도 다르다.


파우스트: (뭐지, 이 소리? 사람 목소리……. 여러 사람의 목소리다.)


여러 명의 인간……. 아니, 마법사들이 이 지하수로에 있다. 그 기척과, 시노 일행의 기척이 가깝다. 적일까, 아군일까. 그들은 무사할까. 심장이 경종을 울렸다. 기척에 가까워지는 동안 목소리가 들려온다.


곱슬머리 여성: ……살려줘…….


마른 청년: 살려줘, 제발 그녀만은…….


시노: 알고 있어. 출구는 어디야!?


키가 작은 신사: 출구는 없어! 아무 데도 못 나가! 계속 저놈에게 쫓겨서……. 사냥이다……. 사냥을 하는 거야. 저건 인간도 마법사도 아니야!


야윈 노인: 우리를 사냥해서 마나석을 모으고 있는 게야!


파우스트: 시노!


시노: 파우스트!


몇 개의 모퉁이를 돈 끝에 나는 시노 일행을 다시 만났다. 거기에 있던 건 시노 일행뿐만이 아니었다. 남녀 합해서 4명의 마법사가 있다. 그들은 모두 부상을 입고 있었다.


파우스트: 그 사람들은…….


시노: ……, 서쪽 마법사야. 납치당해서 끌려왔대.


물려고 하는 검은 짐승의 입을 양팔로 감싸안듯이 누르며 시노는 그렇게 말했다.

검은 짐승……. 히스는 침착하지 못하고 있었다. 공포와 불안으로 공격적으로 변해 있다. 히스의 몸에도 무수한 상처가 있었다. 시노가 필사적으로 치료한 흔적이 있지만 약초는 떨어져 있었다. 네로의 안색은 새파랬다. 시노의 빗자루에 실은 소녀는 희미하게 의식을 되찾고 있었다. 서쪽 마법사들 중에서도 빨간 머리를 한 여성이 중상이었다. 얕은 호흡을 반복하고 있다.


곱슬머리 여성: ……살려줘……. 뭐든지 할게……. 이런 데서 죽고 싶지 않아…….


여성의 목소리는 가냘팠다.


파우스트: 괜찮아. 상처를 조금 만질게.


여자의 어깨는 갈고리손톱에 긁혔는지 깊은 상처가 있었다. 허벅지에서도 출혈이 있다. 심한 상처였지만 이 상황치고는 완벽한 치료가 되어 있었다.


시노: 이 할아버지가 치료했어. 치유마법은 못 쓰지만 의술에 소양은 있다고 해.


야윈 노인: 그녀는 사흘 전에 여기에 왔어. 나는 열흘 전부터 여기에 있다네. 아무리 치료해도 목숨은 건질 수 없어……. 여기는 지옥의 미궁이야……. 출구는 없어.


파우스트: 출구는 있어.


야윈 노인: 뭐라고!?


시노: 찾은 거야!?


파우스트: 이 앞 북쪽 방향이야. 속임수로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지만, 공간의 왜곡을 발견했어. 거기서 탈출하자. 서두르지 않으면 그놈이……. …………!


키가 작은 신사: 그놈이다……!


곱슬머리 여성: ……싫어…….


마른 청년: 쉿……. 조용히. 들키면 죽어……!


공포로 얼굴을 굳히며 마법사들이 어둠 속으로 몸을 기댄다. 네로도 저 여성에게도, 시간이 없다. 나는 이마의 땀을 닦고 숨을 내쉬었다.


파우스트: 시노.


시노: ………….


파우스트: 저 사람들을 데리고 먼저 가. 나는 저놈을 막을 거다.


시노: ……싫어.


파우스트: 거스르지 마. 이 주구를 가지고 가. 공간의 왜곡까지 너를 이끌 거야. 왜곡을 찾으면…….


시노: 싫어! 너 죽을 생각이잖아!


파우스트: 죽지는 않을 거야. 내 이름은 파우스트 라비니아. 네가 말한 대로, 후방에서는 명장이야.


시노: ……파우스트…….


그리운 석양 같은 시노의 붉은 눈동자가 흔들린다.


야윈 노인: ……세상에……. 혹시, 어디의 장군님이신지요……?


파우스트: 아주 옛날에. ……아니, 거짓말이야. 그렇게까지 출세하지 않았어.


나는 가지고 있던 주구를 목에서 빼 시노의 목에 걸었다. 그의 어깨를 안고 웃어보인다.


파우스트: 이 아이는 달라. 언젠가 장군이 될 거야.


야윈 노인: 오오…….


곱슬머리 여성: ……다행이야…….


나를 올려다보는 시노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시노는 목소리를 눌러 삼키며 떨리는 숨을 들이마셨다.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시노: ……무리야. 난 못 해…….


파우스트: 너밖에 할 수 없어. 기억해? 너는 영웅이 될 수 있는 남자야. 그렇게 말했잖아.


시노: ……, ………….


시노는 손등으로 입을 막았다. 오열을 흘리지 않으려 하면서 으르렁거리는 히스의 목을 껴안는다.


파우스트: 고개 들어. 알겠나, 시노. 다들 불안해하고 있어. 공포심이 강하면 불필요한 혼란이 생겨. 나한테서 떨어지지 마라. 나를 따라와라. 그렇게 외치면서 유도해.


시노: ……, ……네…….


파우스트: 착하네. 용기와 냉정함을 네가 내어주는 거야. 모두를 맡길게.


시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히스의 등을 쓰다듬고 그에게 뺨을 가져다댔다.


파우스트: 시노와 네로를 부탁한다, 히스.


사나운 푸른 눈동자가 한순간 분노를 가라앉힌 느낌이 들었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각오를 다졌다. 눈꺼풀을 감은 채로 있는 네로의 얼굴을 한 번 본다.


파우스트: (너는 살아있어줘. 이 아이들을 부탁할게, 네로.)


파우스트: 시노. 내 마도구를 받아.


시노: ……네 마도구 거울을……? 안 돼, 못 가지고 가.


파우스트: 왜곡을 찾으면 내 마도구 거울을 매개로 해서 이 공간에서 벗어나.


시노: 절대 싫어! 넌 어떻게 싸울 건데!?


파우스트: 비장의 수단이 있어.


시노: 비장의 수단!? 진짜로?


곱슬머리 여성: ……, 왔어……!


파우스트: 서둘러. 시간이 없어.


시노는 젖은 눈동자로 나를 노려보았다. 분한 듯 입술을 깨물고 거울을 받는다.


시노: ……제발 무사해줘. 죽지 마…….


나는 눈썹을 내리고 웃었다. 이렇게까지 시노를 귀엽다고 생각한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조금 더 다정한 말을 많이 해줄걸 그랬다.

형대(形代)의 마법은 아직 지속되고 있다. 멀리 떨어져도 만에 하나의 경우에는 대신해서 시노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파우스트: 그래.


시노는 눈물을 닦고 지하수로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미래를 열고 나아가듯이.


시노: ……가자! 다들 나를 따라와! 나한테서 떨어지지 마! 간다……!


키가 작은 신사: 오오……!


야윈 노인: 자, 가자! 다같이……!


곱슬머리 여성: ……, 네…….


시노 일행의 발소리가 멀어져간다. 그 대신 지하수로의 유귀의 기척이 가까워졌다. 마도구 거울을 건네준 나는 한가롭게 모자의 챙을 내렸다.


파우스트: (미안하다, 시노. 비장의 수단이 있을 만큼 재주가 좋은 인간이었다면 화형 따위 당하진 않았을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어떻게든 이놈의 발을 묶는다.)


파우스트: 덤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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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1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번역 멘스 2부 18장 4~6화 ㅇㅇ(175.200) 23.07.29 535 15
11351 번역 멘스 2부 18장 1~3화 ㅇㅇ(175.200) 23.07.29 641 12
11350 번역 멘스 2부 17장 7~10화 ㅇㅇ(175.200) 23.07.29 614 13
11349 번역 멘스 2부 17장 4~7화 ㅇㅇ(175.200) 23.07.29 796 11
11348 번역 멘스 2부 17장 1~3화 [1] ㅇㅇ(175.200) 23.07.29 792 14
11347 번역 멘스 2부 16장 8~10화 ㅇㅇ(175.200) 23.07.29 401 13
11346 번역 멘스 2부 16장 4~7화 ㅇㅇ(175.200) 23.07.29 401 13
11345 번역 멘스 2부 16장 1~3화 ㅇㅇ(175.200) 23.07.29 399 13
11344 번역 멘스 2부 15장 6~10화 ㅇㅇ(175.200) 23.07.29 374 12
11343 번역 멘스 2부 15장 1~5화 ㅇㅇ(175.200) 23.07.29 564 11
11342 번역 멘스 2부 14장 6~10화 ㅇㅇ(175.200) 23.07.29 466 13
11341 번역 멘스 2부 14장 1~5화 ㅇㅇ(175.200) 23.07.29 451 13
11340 번역 멘스 2부 13장 6~10화 ㅇㅇ(175.200) 23.07.29 511 14
11339 번역 멘스 2부 13장 1~5화 ㅇㅇ(175.200) 23.07.29 457 13
11338 번역 멘스 2부 12장 ㅇㅇ(175.200) 23.07.29 354 15
11337 번역 멘스 2부 11장 ㅇㅇ(175.200) 23.07.29 286 13
11336 번역 멘스 2부 10장 6~10화 ㅇㅇ(175.200) 23.07.29 335 12
11335 번역 멘스 2부 10장 1~5화 ㅇㅇ(175.200) 23.07.29 406 14
11334 일반 좆뉴빈데 초보자한정 150돌짜리돌리면병신임? ㅇㅇ(210.178) 23.07.12 223 0
11333 일반 2부도 21장까지인가 [1] ㅇㅇ(121.185) 23.07.06 295 0
11332 일반 마호파 100연 결과 [1] ㅇㅇ(223.62) 23.06.29 401 0
11331 일반 마약은 어딜가야 사람이 많냐 [1] ㅇㅇ(222.237) 23.06.29 660 0
11330 일반 좆호파 가챠 결과 [1] ㅇㅇ(223.38) 23.06.28 253 0
11329 일반 준브라도 너무 가성비 오지는듯 [2] ㅇㅇ(211.234) 23.06.13 586 0
11328 일반 이제 치렛타 북괴출신인거 맞다고 봐도 되는거노 [2] ㅇㅇ(112.150) 23.06.08 579 1
11327 일반 역시 멘스 본궤도 오르니까 미친듯이 재미있다 ㅇㅇ(211.234) 23.06.05 299 0
11326 일반 노가로 생카 망한거 첨인것같오 [3] ㅇㅇ(118.235) 23.05.31 716 0
11325 일반 요즘 좆리 영차하긴 하는구나 [1] ㅇㅇ(223.38) 23.05.27 540 1
11322 일반 이번 생카 퀄 좋은거같노????? [2] ㅇㅇ(39.7) 23.05.01 757 2
11321 일반 좆기 낳지 말라니까 카페창업을 하노 아ㅋㅋㅋ [1] ㅇㅇ(121.171) 23.04.21 778 0
11319 일반 16장 노무 재밌노!!! [1] ㅇㅇ(223.38) 23.04.06 669 0
11318 일반 만우절 이벤스 멘스작 아니노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3 634 0
11317 일반 만우절 스디 [1] ㅇㅇ(211.234) 23.04.02 375 5
11316 일반 23년 만우절 [4] ㅇㅇ(211.234) 23.04.01 587 5
11315 일반 이번 이벤스 좋노 [2] ■ㅇㅇ(223.38) 23.03.25 541 1
11314 일반 인연조 꼴리노 [3] ㅇㅇ(211.234) 23.03.22 1143 13
11313 일반 수금하는 꼬라지를 보니 [2] ㅇㅇ(211.234) 23.03.21 515 1
11312 일반 이번 기사벤 보니까 한정벤이던데 [1] ㅇㅇ(211.234) 23.03.21 446 0
11311 일반 노왼 왜 한달만에 2한정이노 [3] ㅇㅇ(211.234) 23.03.21 306 0
11310 일반 이번 만윽절 컨셉은 뭘까예 [1] ㅇㅇ(118.235) 23.03.13 319 0
11309 일반 허미 이게 웬일이노 [1] ㅇㅇ(223.62) 23.03.05 599 1
11308 일반 결국 능지 멸망함 [2] ㅇㅇ(211.234) 23.02.21 701 0
11307 일반 이런 퀄인데 매출 순위는 높노 [1] ㅇㅇ(223.38) 23.02.14 723 0
11306 일반 언밸런스 의상만이라도 안했으면 좋겠음 [1] ㅇㅇ(223.38) 23.02.13 339 0
11304 일반 이젠 한정카도 대충 그리는군아 [3] ㅇㅇ(118.235) 23.02.13 877 1
11299 일반 1주년 애니버서리북에 [2] ㅇㅇ(14.58) 23.02.04 394 0
11298 일반 얘들아 나 뉴빈데 도움 좀 [3] ㅇㅇ(211.179) 23.02.02 598 0
11297 일반 믁르 헤어어렌지였구나 [1] ㅇㅇ(118.235) 23.02.01 556 0
11295 일반 포보쓰알은 포기하는게 낫겠노 [1] ㅇㅇ(223.38) 23.01.21 657 1
11293 일반 일러사기보소 [1] ㅇㅇ(223.38) 23.01.20 77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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