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아나로그의 따뜻한 사운드와 먼지의 잡음 소리가 엘피의 매력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곤 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LP의 진정한 매력은 그것의 적당한 물리적 부피에 있다. 



음악을 '소유한다'는 추상적 개념의 가장 완벽한 물리적 부피를 LP는 지니고 있다.
그것이 지금도 나를 황학동의 낡은 거리로 지치지않고 나오게끔 만든다.



음질은 솔직히



콤팩트 디스크가 훨씬 섬세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LP소리가 따뜻하고 먼지 끓는
소리가 너무나 인간적이다란 얘긴 내겐 참 애매하고 시대착오적인 낭만으로 들린다.
CD 규격을 정하는 권한이 내게 있다면 CD를 그냥 기존의 LP 사이즈와 동일하게
만들고 싶다. 기존의 LP콜렉션과 자연스레 이어지게 되니 보기에도 좋고 더이상 콤팩트
하진 않겠지만. 난 음악을 불편하게 듣는 방식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일 중의 하나라
생각한다.




규격(standard)이란 것이 최종 권력자의 판단에 의해 좌지우지 될터인데
콤팩트 디스크도 개발의 뒷얘기를 가만 들어보면 그렇다. 콤팩트 디스크를 개발한
네덜란드 필립스(philips)사가 원래는 70분짜리의 시디규격을 정했다가 당시 세계
최고의 클래식 지휘자 카라얀(karajan)이 시디제작을 위한 베토벤의 특정 교향곡의
연주를 끝내고나니 녹음시간이 77분정도 된다고 불평을 하길래 필립스사가 지금의
12cm/80분짜리 시디규격으로 재도안했다는 소문을 어느 음악잡지에서 본 적이 있다.





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