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갤에 누가 추천해서 봤는데 재밌음. 넷플릭스서 봤당.

총 16부작으로 1,2화까진 등장인물 및 사건에 대한 정보 제공의 단계라 루즈함이 있지만 3화부터 7화... 8화? 정도까지 매 화 의문을 자아내는 반전이 있어서 속도감이 있고 미국드라마 같은 미스터리함이 살아있음.

그 뒤로 2부가 진행되는데 미스터리의 결이 달라짐. 1부가 본격이면 2부는 사회파로 바뀌는 느낌? 1부의 속도감이 줄고 대신 사건이 다층적으로 구성되는데 사실 이 단계부턴 진행이 예상되서 개인적으론 살짝 아쉬웠다. 1부에서 등장했지만 별 거 안 한 인물들을 이제부터 쓰겠지, 요로케조로케 쓰겠지 싶은데 정말 그렇게 쓰니까...

결말은 깔끔하다. 살짝 과장된 면도 있지만 마지막이니 이 정도 과장은 드라마에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함.

주역들의 연기력은 뛰어나다. 신하균은 캐릭터성이 뛰어나고 연기력이 워낙 독보적이라 혼자 급이 다른 티가 나긴하는데 여진구도 나름 준수한 연기를 보인다. 여진구쯤 되는 짬밥이라 드라마가 굴러갔지 좀 더 신인이나 연기 못 하는 애가 맡았으면 신하균 혼자 붕뜬 웃긴 드라마가 되었을 수도 있겠더라.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템포. 의외로 이른 타이밍에 정체가 밝혀지는 범인과 범인의 등장 이후로도 흐름이 느려지지 않는 전개가 일품이다. 2부로 넘어가며 장르를 살짝 전환하는 솜씨도 괜찮았다. 시나리오 작가가 고생이 많았을 것 같음.

단점이 없는 건 아닌 게 자극적인 사건과 캐릭터로 끌고 간 1부의 강렬함을 메울 특별한 뭔가가 2부에 없었다는 것. 사회파의 논법으로 다가가긴 했지만 사실 1부에서도 충분히 했던 말이고 살인마 대신 메인에 서는 빌런들도 살인마 이상의 매력을 보이지 못한다는 게 아쉬웠음. 경찰에 조폭에 정치에 재개발이라는 화두로 뭔가를 이야기하려 하지만 사실 재개발이란 소재가 가진 가장 무서운 부분은 이미 1부에서 보여줬기에 딱히 와닿지 않더라. 1부는 완벽한 것처럼 썼지만 정돈되지 않은 캐릭터와 사건 때문에 전개에 난잡한 구석이 좀 있었다. 화가 진행되며 점점 정리가 되서 좋았지만.

결론은 괜찮은 미스터리 드라마라는 것. 챙겨볼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