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시인장의 살인>보다 한층 촘촘하고 논리적인 추리가 전개된다. 등장인물 개개인에게

좀 더 복잡한 캐릭터와 과거사가 설정되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딴 길로 새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작가가 공을 들여서 집필했다는 게 느껴진다. 묵직함이 더해진 느낌.

그러나, 본격적인 추리극이 전개되기 전까지 설정 소개와 도입부의 분량이 너무 많다.

총 550여쪽에 해당하는 분량에서 거의 중간즈음에 가서야 첫번째 사건이 일어나며,

그 이후 각 사건의 텀도 매우 긴 편이라 전개의 긴장감이 떨어진다. 마지막 100여쪽에 해당하는 사건의 진상 전까지

읽어나가기가 어렵다. 앞에서 너무 많은 설정을 때려박다보니 진상을 밝히는 부분에서는 장광설에 가까운 설명으로 그 복잡한 진상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순식간에 설명하는데 결론적으로는 완급조절을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추리의 논리성은 향상되었으나 작품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만한 트릭이나 전개가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쉽다. 참신성이 넘치는 소재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주었던 전작과 달리, <마안갑의 살인>은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강하다. '예언'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주제로 삼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감탄할 만한 부분은 거의 없었다. 이 작품이 <영매탐정 조즈카>와 비교가 많이 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영매탐정이 좀 더 좋았다.

어쩌다보니 작품의 단점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이 작품은 충분히 잘 쓴 작품이다. 다만, 작가의 역량에 비해 조금 아쉬운 작품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 <흉인저의 살인>은 두 작품 각각의 장점을 합친 작품이기를 바란다.

사족으로, 다른 리뷰에서는 라이트 노벨의 색깔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직접적인 애정 묘사가 약해졌을 뿐이지 몇몇 장면은 오히려 전작보다 더 강한 부분도 있다. 읽기 전이라면 참고하시길.

점수 : ★★★★★★★★☆☆ (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