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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여왕국의 성」리뷰앱에서 작성

Prete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28 17:41:59
조회 400 추천 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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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며칠 째 대학교에 나오지 않는 에가미를 염려한 아리스는 그의 하숙집을 찾는다. 집 안에는 신흥 종교 '인류협회'의 성지, 가미쿠라로 떠났다고 추정되는 흔적이 가득하다. 기묘한 불안을 느낀 아리스는 추리소설연구회 동료들과 함께 가미쿠라로 향한다. 우여곡절 끝에 '성'이라 불리는 인류협회 총본부에서 에가미의 안부를 확인하지만 '사흘 후에는 만날 수 있다'는 말에 아리스 일행의 불신은 커져만 간다. 한편, 11년 전 가미쿠라에서 일어난 미제 살인사건을 처음 목격한 퇴직 경찰이 돌아와 '성'을 찾는데...


● 인용구
"기다리는 건 즐거워. 전혀 괴롭지 않아."
- 여왕국의 성1, 369p -

'에가미 지로의 추리야말로 이 이야기를 완결시킬 유일한 해답이다.'
- 여왕국의 성2《독자에 대한 도전 》中, 320p -


● 리뷰
  15년 7개월, 그리고 800페이지의 기다림. 에가미 지로가 펼치는 추리의 향연을 보기 위해 독자들이 전작으로부터 기다린 시간일지도 모른다. 물론 발간 연도가 다른 한국의 경우 나와 같은 독자 입장에서는 별개의 문제이겠지만, '학생 아리스 시리즈의 귀환'이라는 문구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원작 팬들에게는 설렘 가득한 그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독자들의 그런 '기나긴 기다림'을 인식이라도 했는지, 작가는 오히려 '기다림'이라는 테마를 소설 속에서 보다 적극 활용한다.

  에가미와의 만남도, 경찰을 불러 달라는 요청도, 사건의 해결을 위한 협조도, 여왕의 알현도, 비밀에 둘러싸인 '인류협회'는 마치 독자들을 놀려먹는 것처럼 모든 것을 지연시키고 기다리게 만든다. 진상이 밝혀지는 해결편까지, 약 800페이지 분량의에 달하는 서사. 작가는 '기다림'이라는 장치를 통해 진상을 보다 미궁 속으로 빠트려 든다.

  그리고 등장하는 '독자에 대한 도전'. 호기로움이 느껴지는 작가의 출사표와 함께 시작되는 유일한 구원자 '에가미 지로'의 추리는 여전했고, 또 논리정연하게 내막을 비춰나간다.

  그러나, '본작이 과연 전작에 비해 보다 발전하였는가?', '15년을 기다린 만큼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였는가? 라고 의문을 가져본다면,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NO'이다.

  일단 주 문제는 본 시리즈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클로즈드 서클'이 주는 서스펜스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작 '쌍두의 악마'에서 받았던 배경적 분위기의 긴장감과 서늘함과 달리, 본작의 배경인 인류협회 총본부의 '성'은 이도저도 아니다. 기괴한 신흥종교가 지배하는 오컬틱한 고성도 아니며, 무언가 어설픈 SF 공상물 속에 등장하는 건물같아서, 오히려 유치해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냥 소설이 너무 길다. 소재가 매력적이라면 모를까, 인류협회라는 종교는 그저 고도경제성장기 일본에 출현한 여타 신흥종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우주의 강림자를 숭배한다는 뭔가 나사 빠진 조직이 활개치는 클로즈드 서클에서 수백 페이지의 분량을 견디기란 매우 힘들다. 작중 대사와는 다르게 에가미 선배의 추리를 기다리는게 너무 괴로웠다.

  또 중간중간 등장하는 SF 및 오컬트 괴담에 대한 정보들도 분위기를 더하려 했다고는 하나 오히려 플롯의 몰입감을 저해하는 느낌이었다. 과다한 소재의 삽입과 상기한 플롯의 지연 요소만 없었어도 이 작품은 페이지가 1/3은 줄었을 것이다.

  그래도 본작이 절망편만 있는 건 아니다. 소재적인 측면에서는 미스였다고는 하나, 학생 아리스 시리즈만의 강점인 낭만적이고 감성 넘치는 주인공들의 활약은 매우 뛰어났다. 특히 추리소설연구회 회원 5명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연출이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모치즈키와 오다 콤비의 활약에서는 청춘 모험 소설을 엿볼 수 있었으며, 전작보다 더욱 가까워진 아리스와 마리아의 감정 묘사는 한층 더 성숙해졌다. 특히 의외의 장소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해후는 본작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 소설의 승자는 보다 짙어진 감정선 속에서 추후 연애 노선이 기대되는 '아리스와 마리아' 밖에 없다. 다만 패배자가 있다고 한다면 그건, 소설의 범인도, 피해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한 독자도 아니라, 그저 본작에 밀려 당해 추리문학상 랭킹에서 콩라인을 차지한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이 아닐까.


● 한줄평
B급 신흥종교에 밀린 '아오쿠비'님이 불쌍해.


● 평점
■■■■■■□□□□  6/10

- dc official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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