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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약스포) "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199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06 17:21:31
조회 216 추천 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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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1.

히가시노 게이고는 대가다. 그에게서 배워야 할 점은 인물을 표현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재주다. 그의 솜씨가 얼마나 매끄러운지 몇십 페이지만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세계 안에서 살게 된다.

직전에 읽은 책이 "방주"였는데 반전을 위한 트릭 하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자동인형들에 진저리치다 이 소설을 읽으니 너무 비교가 된다.

2.

대학에서 연구조교 생활을 하고 있는 29세의 남주는 한때 연인이었던 여성을 동창회에서 재회한다. 6년간의 연애 후에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하고 떠난 그녀는 전업주부로 여자아이를 한명 키우고 있다고 한다. 여성은 그에게 자신이 초등학교 입학 이전의 기억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그때문인지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잃어버린 기억이 자신의 결핍과 연관이 있으리라 믿는 그녀는 아버지가 죽으며 남긴 열쇠와 그 열쇠가 들어맞는 집에 찾아가면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 말한다. 여성과 동행을 거절하려던 남성은 여성의 손목에 남아 있는 자해의 흔적을 보고 함께 기억찾기 여행을 떠난다.

그들이 도착한 집은 모든 것이 기묘하다. 생활감이 없는 집에는 편지와 일기, 누군가의 책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심지어 냉장고에는 통조림이지만 음식마저 들어 있다. 그리고 집안에 존재하는 모든 시계는 11시 10분에 멈춰져 있다.

편지와 일기 속에서 그들은 한 소년의 어린 시절과 그의 주변인물들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복원된 과거 이야기와 여성의 기억이 한순간 연결된다.

3.

추리소설은 "정보를 어떻게 은폐하고 어떻게 폭로하는가"라는 문제로 결국 귀결된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정말 뛰어나다. 내가 최근에 라노벨과 웹소설만을 읽어서인지, 감탄스러울 정도다.

인물간의 대사가 거의 없고 등장인물은 그저 두 명에 불과한데도 액션영화처럼 속도감이 느껴진다. 일기와 편지라는-가장 지루할 수 있는 매체를 통해서 하나씩 정보가 드러나는데 그 강약 조절이 기가 막히다.

소설의 소재는 가정폭력과 기억의 왜곡인데, 결말에서 주는 감정의 흔들림은 꽤 크다. 화자처럼 누구나 마음속에 무덤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겠지만, 소설 속 여성과 남성이라면 할 법한 생각이다. 가정이 무덤이라니 얼마나 무서운 생각인가.

번역한 사람이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주체적 자각" 어쩌고 한 것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지만, 어쩌면 그게 제대로 된 독해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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