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은 제목답게 폭탄 테러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술에 취해 자판기를 부스던 남자가 경찰서로 잡혀온다. 잡혀 온 남자는 '10시 정각에 무슨 일이 날 것 같다'라고 헛소리를 한다. 그리고 10시가 되자 어딘가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그리고 '지금부터 총 3회' 폭발이 더 일어날 것 같다고 한다.

(AI 그림, 시한 폭탄)

《폭탄》은 폭발적인 도입부로 독자를 몰입하게 한다. 어리숙한 술주정뱅이의 허언이 실제로 벌어진다. 책을 펼치자마자, 이 남자의 정체와 목적이 궁금해졌다. 572 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이지만,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필력을 선보였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그것을 형사들이 막을 수 있을지. 정말 손에 땀을 쥐도록 하는 소설이다.

서평

《폭탄》은 출간 당시 "2023 일본 미스터리 랭킹 1위 석권"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로 기대가 컸던 작품이다. 나도 큰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기대가 큰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도 많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 달리 《폭탄》은 나의 기대 이상이었다. 구매가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가 있다. 범인의 장황한 말이다. 이 장광설에 지루하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좋았다. 범인의 여러 생각들이 나오면서, 범인을 프로파일링 한다는 느낌으로 읽으니 재밌었다. 범인의 장광설로 범인을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범인이 상상하니 몰입감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시한폭탄이라는 건 정말 골치 아픈 존재다. 한 번 ‘있다’고 생각하면
그 뒤로는 마지막에 ‘없다’고 증명될 때까지 공포에 떨어야 한다.
어디선가 때를 기다리며 지금 이 시간에도 초침이 재깍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떨칠 수 없다."

《폭탄》, 오승호(고 가쓰히로) 中 P. 139

작가가 폭탄이라는 소재를 잘 이해한 것 같았다. 특히 '있다'라고 가정한 이상, '없다'라고 증명하지 못하면 공포가 계속된다는 구절이 인상적이었다. 보이는 폭탄보다 보이지 않는 폭탄이 더 무서운 법이다.

"미쳤다.

그렇다.

미친 게 틀림없다."

《폭탄》, 오승호(고 가쓰히로) 中 P. 472

가끔씩 보이는 굵기가 다른 문장으로 강조하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적당한 느낌으로 독자를 잡아당기는 느낌이었다. 짧은 하나의 문장만으로 구성된 문단이 연속으로 나오는 것도 좋았다. 그야말로 긴박한 상황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작가의 다음 책이 나온다면 반드시 구매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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