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스파이가 쓴 스파이 소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는  1960년대 냉전 시대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하는 첩보물 소설이다. 이 소설은 탄탄한 구성과 영국 첩보원인 주인공을 통해서 영국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소설의 놀라운 점은 작가인 존 르카레가 외무부로 위장한 채 영국 정보부의 스파이로 근무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이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자, 외무부에서 사직했다. 그야말로 진짜 첩보원이 쓴 첩보원 소설이다.

"개인에 대한 착취를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집단의 요구뿐입니다." -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中

 첩보물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를 기대했지만,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다소 느린 전개로 인해 지루함을 느꼈다. 총격전이나 매력적인 여성 등장인물의 미인계 같은 장면은 없다. 주인공도 잘생긴 청년이 아니라 따분한 중년이다. 이런 점이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와 다른 첩보물의 차이점이다. 판타지적인 스파이 활약보다는 현실적인 첩보 활동을 보여주는 구성은 마치 우리 옆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 사실은 스파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하며, 작품의 사실성을 높여주었다. 당시 독자들에게 이런 구성으로 냉전 시대의 사회 비판이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은 여운이 넘치는 결말을 가졌다. 전반부는 지루하더라도, 결말은 그 지루함을 충분히 잊게 해줄 멋진 결말이었다. 이 책의 리뷰에 호평이 정말 많은 데,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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