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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 레이지 어게인스트 두부 #1

ㅇㅇ(58.76) 2021.04.30 19:02:51
조회 1693 추천 22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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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살 공식 트위터 계정 : https://twitter.com/njslyr

번역 가이드라인 링크 : https://diehardtales.com/n/n96e186db18ff

◆◆◆◆◆◆◆◆◆◆


제 1부 '네오 사이타마의 불길' 로부터

'레이지 어게인스트 두부'

에피소드 1 '스시 바'


오늘 밤도 네오 사이타마엔 해골같은 만월이 떠올라, 오염 물질을 대량으로 머금은 오징어 먹물과도 같은 검은 구름이 그것을 덮어 가리고 있었다. 이 삼십대의 하층 노동자는 색이 바랜 케블러 트렌치 코트를 중금속 산성우로 적시며 '저' '렴' '함' '!'이라 적힌 무인 스시 바의 노렌 아래를 지나간다. 1


무인 스시 바는 네오 사이타마의 가장 전형적인 패스트 푸드 중 하나이다. 노인들이 좋아하는 고풍스러운 회전 스시 바와 같은 미소와 따스함도 없으며, 그렇다 해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돈부리 폰 사의 체인점과 같은 무질서한 소란스러움도 없다. 무인 스시 바는 사람과 접하기 지친 남자들이 모이는 것이다. 2


이곳이 돈부리 폰 사의 돈부리집이라면, 문을 연 순간 안티 부디즘 블랙 메탈 밴드 '카나가와'가 연주하는 BPM 350의 퍼스트 튠이 귀에 꽂히겠지. 하지만 이 전형적 무인 스시 바엔 전자 합성된 아악(雅楽) 소리와 죽통이 딱 울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3


케블러 트렌치 코트를 입은 남자는 좌우를 둘러보며 자리를 찾았다. 노렌에서 한 발 나아가면 그곳은 이미 카운터로, 40명 정도의 하층 노동자나 마케구미 사라리만이 줄을 이뤄 고정식 의자에 앉아 있다. 속되게 말해서 장어의 잠자리라고 불리는 가로로 긴 점포 형태다. 안쪽으로는 1미터도 될까 말까. 4


가게의 가장 안쪽, 불결한 화장실 옆에 한 자리만 빈 곳이 있었다. 손님의 등과 어깨에 부딪히면서 트렌치 코트를 입은 남자는 장어의 잠자리로 나아간다. 점내엔 '잠간 실례하겠습니다'라는 한 마디를 장려하는 벽보가 있지만, 그는 그것을 염두에도 두지 않고, 오지기마저 하지 않는다. 이 남자는 어딘가 자포자기인 부분이 있다. 5


"아프구만, 당신" 밤인데도 선글라스를 쓴 마케구미가 트렌치 코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남자는 그리스도와 같이 깡마른 얼굴로 돌아보곤, 곱슬진 머리칼의 안쪽에서 납색으로 흐릿한 눈을 번뜩였다. 코트의 소매 안쪽에 숨겨진 구식 사이버 의수가 반짝이는 것을 보고서 두려움에 질린 마케구미는 슬쩍 인사하고 카운터로 고개를 돌렸다. 6


싸움을 할 기운도 나지 않는다……. 하층민끼리 서로 짓밟아서 뭐가 된단 말이냐. 페이크 옻이 칠해진 허름한 의자에 허리를 기대면서, 트렌치 코트를 입은 남자는 마음 속에서 혼자 중얼거렸다. 점내에 흘러가는 '이요오-'라는 괴상한 전자음성과 츠츠미 소리에 뒤틀린 마음을 위로받으며 트렌치 코트를 입은 남자는 눈 앞의 하얀 벽과 마주 앉는다. 7


무인 스시 바는 모든 자리가 고립되어 있어 옆 자리와의 사이엔 히노키(노송나무)판으로 된 칸막이가 서 있다. 이 판을 넘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매너 위반이다. 손님이 보는 것은 바로 앞의 스시와 눈 앞에 있는 수묵화가 그려진 하얀 벽뿐. 그야말로 스시를 위한 완벽한 와비사비 공간이 이곳에 있는 것이다. 8


남자는 사이버 의수가 장착된 오른손을 주머니 안쪽에 집어넣고는, 불편한 움직임으로 세 장의 백 엔 동전을 꺼내 카운터 위에 놓았다. 무인 스시 바엔 이타마에는 없다. 남자는 눈 앞의 벽에 난 작은 슬릿에 백 엔 동전을 하나 집어넣어 수묵화의 호랑이의 눈이 빛나는 것을 확인하고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9


"타마고다." 10


수묵화의 용이 그려진 부분이 기계장치 문처렴 열리고는, 인간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메카 암이 옮겨온 접시 위에 타마고의 니기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가 접시를 집자, 탁 하고 조용히 문이 닫힌다. 11


남자는 카운터에 올라간 고풍스러운 쇼유 병에 눈길을 준다. 그리고선 의수인 오른손과 인간의 왼손을 교차로 바라보곤 결국 왼손으로 쇼유 병을 잡고 타르와 같은 검은 액체를 타마고에 뿌렸다. 12


구식 사이버 의수는 힘의 가감이 되지 않아 정밀동작엔 적합하지 않다. 게다가 중금속 산성우에 약해, 유지에도 돈이 붙을 때가 있다. 이 무슨 부채를 짊어져버린 것일까. 남자는 한숨을 쉴 기력도 없었다. 어떤 감회도 없이 왼손으로 타마고 니기리를 입으로 옮긴다. 그리고 백 엔 동전을 다시 하나 슬릿으로 밀어넣었다. 13


"마구로를." 14


수묵화의 벽이 덜컥 하고 열려, 표면이 칠색으로 빛나 맛있어보이는 마구로의 니기리가 나타난다. 남자는 그것을 담담히 입으로 던져넣는다. 백 엔 동전은 이제 하나밖에 없지만, 이번 달은 앞으로 10일이나 남았다. 남자는 조금 고민하다가 슬릿에 코인을 밀어넣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15


"마구…아니, 타마고다." 16


남자의 볼은 움푹 패여, 눈동자는 한때의 반짝임을 잃어버렸다. 천연 마구로와 같이 침체되어 있다. 수묵화가로서 출세하겠다는 그의 꿈은 거의 사라져버린 참이다. 그는 업계 최대 대기업인 사카이에 두부 공장에서 일하며 수묵화의 연찬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두부 프레스기에 오른손을 잃어버리고 나서는 모든 것이 망가져버렸다. 17


회사의 보상으로 오른손을 사이버 의수로 바꿀 수 있다, 라며 사무원의 여성이 수속을 해주었던 때까지는 아직 괜찮았다. 사이버 의수로 그윽함을 그려내는 수묵화가, 라며 팔아낼 방법이 남아있었으니까. 하지만 이 남자……시카기 사이젠에게 주어진 것은 네 세대 전의 전투용 사이버 의수 '텍코'였던 것이다. 18


그럼에도 요즘 세상에 보상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 그렇게 생각한 시가키는 참으로 호인이며 어리석었다. 텍코는 전혀 힘 조절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붓을 스스로의 손으로 꺾어버린 것을 넘어 직장에 복귀한 다음 날엔 프레스기의 밸브를 파괴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해임당한 뒤, 막대한 배상금을 짊어졌다. 19


저금은 바닥을 드러낸 데에다 텍코의 유지비까지 불어나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번 일급도 모두 네오 카부키쵸에 있는 불법 사이버네틱 의사에게 뜯겨버렸다. 콩팥을 한 쪽 팔았지만, 별 돈도 되지 않았다. 다른 한쪽도 팔까 잠깐 생각한 때도 있었지만 이 이상 뜯는 것은 역시 힘들다며 의사에게 타일러졌다. 20


현 상태를 해결할 간단한 방법이 있다. 텍코를 팔아버리는 것이다. 수술비와 상쇄되더라도 수천 엔의 돈이 수중에 남겠지. 점검비도 필요없어진다. 하지만 이 오른손을 판다는 것은 수묵화가로서의 꿈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것도 의미하고 있었다. 시가키의 마음엔 아직 수천 엔의 유혹에 저항할 기개는 남아있던 것이다. 21


그래, 이 타마고를 입에 쑤셔넣고 다음 일을 찾으러 가자.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자리를 떠나려 한 시가키는 우연하게도 옆 자리의 두 손님이 히노키 판 너머로 이야기하는 내용을 들어버린 것이다. 22


"진실입니까?" "예 진실입니다." 그 코케시 공장 노동자라 생각되는 두 손님은, 술에 취한 기세인지 우카츠하게도 상당히 커다란 목소리로 밀담을 하고 있었다. "두부 공장을 습격한다는 말입니까?" "예."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것입니까?" "예." "배식도 있습니까?" "바리키 드링크를 지급한다는 모양입니다." 23


시가키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서, 두 사람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이봐, 당신들. 나도 그 두부집 습격이란 거에 참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24


'레이지 어게인스트 두부' 에피소드 1 '스시 바' 끝. 에피소드 2 '백스트리트 닌자'에 계속.

◆◆◆◆◆◆◆◆◆◆


공지에 올라온 시간순 에피소드 목록에 중간중간 빠진 부분 순서대로 혼야쿠하는 것이와요

정주행하려다가 빠진 곳 그냥 넘어가려니 뭔가 찜찜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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