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우리를 떠났다..." - 키기긱 - "그들을 따라가야 할 책임이 있기는 해도 그 끝이 어떻게 될지는 알고 있다.

이걸 듣고 있다면 내가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 내 좌표를 따라가서 장소를 확보해 줘. 부탁이야."

> 좌표를 입력한다

내 함선이 이방인의 메시지에서 좌표를 뽑아냈다. 통신 자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손상이 된 것 같지만, 위치는 올바른 것으로 보인다.

'기록: 0003A. 균열 이벤트 +4 Sols'

"대다수의 승무원들이 사망했다. 소행성이 충돌할 때 이미 슈트를 입고 있던 이들만이 초기의 감압에서 살아남았다. 선체가 압궤되기 전에 작은 함선이 그 여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게 행운이었지.

하이퍼드라이브 기능이 있는 함선은 남아있지 않다. 화물선의 주 데이터뱅크에서 설계도를 회수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 함선은 깊은 바다 속으로 추락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다행히 노틸론의 설계도는 남아있다."

> 노틸론의 설계도를 다운로드한다

> 거절한다

부식에도 불구하고 스테이션의 메인프레임은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 기록을 보니 전에 왔던 누군가가 접근했던 흔적이 남아있고, 마지막 항목은 고출력 소나 유닛 다운로드였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 시간 기록이 소거되어 있어, 그 승무원들이 얼마나 오래 전에 이곳에 왔었는지를 알아낼 방법이 없다.

혹시 그들이 방문했을 때는 이곳이 육지에 있었던 걸까? 저 바깥에 도사리고 있는 끔찍한 것들은 그 이후에 나타난 것이겠지. 그런데 무엇이 놈들을 이곳으로 이끈 걸까? 설마...

> 소나 설계도를 다운로드한다

> 거절한다

'기록: 0012B. 균열 이벤트 +8 Sols'

"잔해는 찾았지만, 함선의 컴퓨터가 날아간 상태였다. 우린 챙길 수 있는 보급품을 챙겨서 그 자리를 떠났다. 반응로 하우징이 침수됐을 때 근처에 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의 조수 변화는 갈수록 이상해지고 있다. 수위는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물이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수위가 내려가고 나면 다시 와서 물건을 더 건질 수 있을지도..."

생존자들은 자기들의 화물선 잔해로 돌아왔던 것 같지만, 금방 떠난 것 같다. 그들을 찾으려면 나도 서둘러야 한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기록을 살펴본다. 더 이상 단서는 없는 것 같지만 해양 건설 모듈의 설계도를 찾을 수 있었다. 적어도 뭔가를 발견해서 다행이다.

> 신호를 끈다

> 떠난다

조난 신호를 꺼버렸다. 이곳에는 구출할 이가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기록 접근 완료 ...신호 에코 왜곡됨 ...데이터 복구 중...'

> 기록을 읽는다

> 떠난다

'기록: 0062A. 균열 이벤트 +12 Sols'

"오늘은 내가 잠수할 차례였다. 그리고 또 다시 흥미로운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 해초와 돌 빼고는 아무 것도 없었어.

물결은 아직도 잦아들지 않았다. 승무원 중 일부가 슈트도 입지 않고 헤엄을 쳤다. 꽤나 솔깃해 보이는 광경이었지."

> 떠난다

'...기록 접근 완료 ...신호 에코 왜곡됨 ...데이터 복구 중...'

> 기록을 읽는다

> 떠난다

'기록: 0115C. 균열 이벤트 +21 Sols'

"오늘은 보조 잠수팀이 일찍 돌아왔다. 특이한 수정으로 가득한 동굴을 발견했는데 잠수함의 조명이 나가는 바람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들은 화가 나고 불안한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그게 어디에 있는지 어림짐작이라도 될 동안, 파도 때문에 위치가 변하기 전에 그곳으로 돌아가 봐야 한다. 첨단 소재가 없으면 아무 것도 만들지 못할 거야.

"기록: 0115D. 노틸론의 조명 수리가 끝났다. 출발해 봐야겠어."

> 기록을 계속 본다

> 떠난다

'기록: 0119A. 균열 이벤트 +23 Sols'

"동굴을 발견했다! 발견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정말 놀라워!

속이 풍부한 퇴적층과 농축된 듀테륨 등, 우리가 필요한 모든 것들이 선명한 빨간빛을 발하며 거대한 결정을 이루고 있어. 어쩌면 결국에는 우리가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밤에 물에 젖지 않고도 잠들수만 있다면..."

> 떠난다

'...기록 접근 완료 ...신호 에코 왜곡됨 ...데이터 복구 중...'

> 기록을 읽는다

> 떠난다

'기록: 0328A. 균열 이벤트 +98 Sols'

"또 꿈을 꿨다.

보랏빛의 파도가 끝도 없이 밀려왔다. 처음에는 그 칙칙한 진홍빛의 물결에 안도했지. 그러다... 그곳에 다른 뭔가가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어. 그래서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 것도 없었지. 아무 것도...

난 눈을 깜박였고, 그들을 봤어. 처음에는 그저 흐릿한 선이었어. 하지만 내가 본 건 확실했지. 하늘에 기하학적 도형이 반복해서 그려졌어. 삼각형으로 이뤄진 선들이 천천히 움직였지. 그리고 어떻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건 내가 본 가장 끔찍한 광경이었다.

결국 꿈에서 깨어나 다시 비가 내리는 광경을 봤을 때는 거의 안도감까지 들 정도였어."

> 기록을 계속 본다

> 떠난다

'기록: 1998B. 균열 이벤트 +399 Sols'

그들이 그 끔찍한 동굴로 다시 돌아갔다. 한 명도 빠짐 없이. 누구도 내 말을 듣지 않았어. 분명히 우리는 하이퍼드라이브를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러면 발진 추진기에서 소금기를 빼내는 게 쉬워지겠지."

> 기록을 계속 본다

'기록: 2001P. 균열 이벤트 +399 Sols'

"우리 모두가 똑같은 꿈을 꾸고, 똑같은 헛소리를 듣고, 하늘의 구멍과 그 결정을 봤어... 이건 말도 안 돼. 그곳에는 아무 것도 없어. 모든 걸 챙겨왔다고.

그래도 어쩌겠어? 어쩌면 뭔가를 놓쳤을지도 모르지. 어쩌면 그들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한 번 더 살펴본다고 나쁠 것도 없겠지."

> 떠난다

'...기록 접근 완료 ...신호 에코 왜곡됨 ...데이터 복구 중...'

> 기록을 읽는다

> 떠난다

"갇혔다... 보조 반응로에 누출이 생겼어.

그게 날 붙잡았지만, 이제 그들은 죽었어. 그들의 눈이 전부 감겼다고.

내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아. 손도 아파.

공기 탱크만 찾아내면, 아직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 기록을 계속 본다

기록은 계속 이어지지만, 몇 시간 동안이나 그저 전기적인 잡음이 섞인 무음만이 이어진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것 같다. 이들은 과연 누구였을까. 아마 영원히 알 수 없을 거다.

>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