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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토크 임파서블; 타란티노, 드 팔마를 만나다.

ㅇㅇ(39.119) 2020.09.28 00:51:27
조회 1436 추천 28 댓글 7
														


토크 임파서블; 타란티노, 드 팔마를 만나다.
Talk imposible; Tarantino meets De Palma



쿠엔틴 타란티노가 브라이언 드 팔마를 만난다. 그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러니까 타란티노는 그 무엇과 접합되는 순간 전혀 다른 변화를 일으킨다. 우리가 타란티노를 스콜세지와 연관지어온 대신 드 팔마로 바꾸는 순간 <저수지의 개>는 전혀 다른 계보를 얻게 되었다. 또는 <스카페이스>는 새로운 유산을 들려주었다. 그건 마치 드 팔마를 끊임없이 알프레드 히치콕과 하워드 혹스 사이에서 선을 그려보는 것과 유사한 생성선(Ligne de devenir)이다. 여기 그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잡담을 나눈다. 그러나 산산히 의미가 흐트러진 이 언어들이 자기의 영화 속에 들어가는 순간 새로운 의미를 확득하는 것은 경이롭게 보인다. 우리는 이 '잡담'이 <재키 브라운>과 <스네이크 아이즈>에 더없이 어울리는 점묘법의 예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당신을 만나기 전에 어떤 사람이 당신이 <저수지의 개>를 보려고 하더라고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랬죠. '저런, 분명 싫어할 거야.' 하구요, 그가 '왜?' 그러길래 '드 팔마는 말 많은 영화 싫어하잖아, 그런데 내 영화는 그게 전부라구. 나와서 지껄어대는 거!' 그랬죠. 그런데 뜻밖에 당신은 내 영화를 보고 마음에 들어하며 날 보고 싶어했습니다. 사실 그때 당신은 내게 큰 일을 해준 거예요. 내가 배급자를 찾을 수 있을지 어떨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주 실제적인 충고를 해주셨거든요. 이런 거였죠. 내가 몸담는 곳이 다름 아닌 영화 산업이란 걸 잊어선 안된다. 감독이 되었으니 찍고 싶은걸 찍되, 때로는 <캐리>같은 영화도 찍을 줄 알아야 한다. 아예 감독을 못하게 되고 싶지 않거든.

브라이언 드 팔마
그렇다. 영화는 메인스트림 쪽에서 만들어야 한다. 물론 기이하고 독창적인 영화도 만들 수는 있다. 나 자신도 <인사>,<낙원의 유령>같은 작품을 적지 않게 만들었다. 그러나 돈이 안되는 영화를 자꾸 찍다 보면 제작비를 구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따라서 가끔씩은 주류로 뛰어들어 자기가 가진 능력을 기존 장르 내에서 발휘해도록 해야 한다. 내가 처음으로 그런 시도를 하여 성공한 것이 <캐리>인데, 처음 소설을 읽고는 '이건 이렇게 만들면 되겠다'하는 생각이 들어 그 길로 판권 소유자에게 달려가 그야말로 애걸을 해서 만들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여러 감독의 영화 경력을 보면서 최근에 생각하게 된건데, 그건 비단 사업적 고려에 그치는게 아닌것 같아요. 예술적 계산이 될수도 있다는 뜻이죠. 어떤 감독은 아예 처음부터 헐리우드로 직행...

브라이언 드 팔마
...하면 힘있는 감독이야 되겠지만 작품은 곧 시시해진다.

쿠엔틴 타란티노
그건 그렇죠. 또 어떤 감독은 반대로 특정 관객을 위한 특정한 영화만 찍기도 합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겠죠. '난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 없어. 내가 만들고 싶은 것만 만들 거야'라구요. 하지만 길게 보면 어느 쪽도 바람직한 결과를 낳지 못할 겁니다. 왜냐하면 일반 대중이든 특정 관객이든 자기 관객만을 위한 영화를 찍다 보면 결국 자의식에 빠져....

브라이언 드 팔마
가장 성공했던 케이스를 답습하게 되니까.

쿠엔틴 타란티노
그리고 나머지는 중도를 택하는 사람들이죠. 당신이나 마틴 스콜세지, 조나단 드미 같은...

브라이언 드 팔마
그렇다.

쿠엔틴 타란티노
타협하는 것 같으면서도 개성적인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죠. 신기한 것은 그러면서도 매 작품이 다르다는 겁니다. 똑같이 메이저 성격을 띠면서도 작품마다 새로운 무언가가 있단 말예요. 당신의 신작은 언제나 '다음' 드 팔마 영화가 아니라 '새' 드 팔마 영화죠.

브라이언 드 팔마
장르 영화를 찍을 땐 언제나 자기 감성을 표출해줄 뭔가를 찾아야 한다. 이를테면 <언터처블>에 나오는 계단에서의 총격전처럼. 난 수다 떠는 사람들을 싫어하지 않는다. 이야기의 내용만 좋다면, 데이빗 마멧이라면 그런 걸로도 충분히 신랄하고 캐릭터가 살아 있는 영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감상적인 영화도 싫어하지 않는다. 영화라는 예술은 근본적으로 감상적이다. 영화를 본다는게 냉철하고 관조적인, 순수하게 미학적인 행위가 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나는 관객이 인물에 공감하고 감동하길 바란다. 그러므로 클로우즈업을 쓴다거나, 극적인 상황이나 대사로 등장인물이 서로 반하게 만드는 데 주저할 필요는 없다. 그것도 영화다. 거기서 시작해 다음 차원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내가 싫어하는 것은 두 사람이 나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만 계속하는 그런 영화다.

쿠엔틴 타란티노
누가 나에게 <저수지의 개>가 좋았다고 하면, 나는 어느 장면이 제일 좋았냐고 반드시 물어봅니다. 당신에게도 똑같은 걸 물어보았는데, 당신은 '글쎄,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고 하셨죠. 그리고 나서 몇 달 후 <카인의 두 얼굴>이 개봉했습니다. 그 영화를 보고 나자 '아하, 그 때 브라이언 드 팔마가 말한게 이런 것이었구나, 과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의 구조적 역동성 말이죠.

브라이언 드 팔마
자네 영화의 구조는 정말 놀랍다. 정말이지 대담한 이야기 전달 방식이다. <카인의 두 얼굴>은 오랫동안 생각해온 작품이다. 일체의 극적 스토리텔링을 부정하는, 플레시백을 이용한 이야기 전달, 며칠 전 TV로 스탠리 큐브릭의 <킬링>을 보았다. 경마장에서의 강도, 막 돈을 차지할려는 찰나, 일당은 '잠깐 다섯 시간 전으로 돌아가 한 사내가 눈을 떠 아내와 커피를 마시던 때로 돌아가 볼까' 이렇게 말한다. 정말이지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인터뷰에서 읽은 건데 당신은 당신 작품이 덤덤하고 아무 인상도 남지 않는 영화가 될까봐 제일 걱정된다고 하셨죠. 그러나 요즘 관객들은 정신 없이 많은 사건이 이 사람 저 사람 왔다갔다 하며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LA COPS]같은 TV시리즈를 많이 봐서 어떤 형식의 스토리텔링에도 익숙합니다. 그들이 익숙하지 않은 것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영화뿐입니다. 요즘 영화는 대부분 처음 10분만 보면 나머지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있거든요. 모든 걸 알게 되죠. 무의식적으로.

브라이언 드 팔마
자네 말이 옳다. TV가 모든 종류의 스토리 형태를 다 써먹었기 때문에 요즘 관객은 형식에 대해서는 상당히 면역이 강하다. 써먹을 형식이 바닥나면 이미 써먹은 형식을 몽땅 뒤썪어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면 된다. 그러나 관객은 아직도, 영화를 일종의 시각 경험으로 받아들이는데는 익숙하지 못하다. 히치콕이나 내가 비판받은 것은 그러 맥락이다. '당신은 분명 테크닉은 있지만 내용이나 캐릭터는 다 어디 간 거요?' 히치콕은 언제나 이렇게 대답한다. '댁은 인생의 내용이 뭔지 아시오?' 동감이다. 눈에 보이는 것, 그게 내용이다. 우리는 시각 예술가다. 그 점이 이해가 안간다면 집에서 텔레비젼을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나는 두 편의 영화에서 모두 구조를 파괴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순수한 나의 창안은 아니었어요. 만일 극적으로 기승전결이 완전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선형적 이야기 구조를 파괴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특히 극장에서 관객과 함께 내 영화를 볼 때, 관객의 그런 수동성이 깨지는걸 느꼈던 겁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관객이 깨어난 거로군.

쿠엔틴 타란티노
맞아요. 마치, 어 이 영화 뭐야, 장난이 아닌 걸 하면서....

브라이언 드 팔마
눈과 귀를 열고, 곧두세우고...

쿠엔틴 타란티노
집중하는 거죠. 마치 의자에 앉은 관객이 모두 들썩이는 기분이었어요. 관객이 내 영화를 열심히 뒤쫓는 걸 확인하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왜냐면 나도 관객일 때가 있으니까 아는데, 내용을 알 수 없으면 보통 영화에서 마음이 떠나 버리거든요. 내용을 몰라도 되도록 만든 영화가 아니라면요. 하지만 뭔지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괜찮은 느낌이 든다, 그러면 그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되지요.

브라이언 드 팔마
하지만 가령 <2001:우주 스페이스 오디세이>같은 작품에 대해서는 요즘 관객이 어떻게 반응할까? 그 영화의 시간 감각은 완전히 우주적이고 스토리 감각도 아주 기묘하다. 관객은 전혀 색다른 스토리텔링 리듬에 적응해야 된다.

쿠엔틴 타란티노
처음 20분간은 전혀 내러티브가 없다고 볼 수 있죠...

브라이언 드 팔마
짐승 뼈가 나오기 시작하면 더욱 황당해진다.

쿠엔틴 타란티노
내 생각에 그 영화는 처음 20분간이 뭐가 뭔지 모르고 흘러가다 갑자기 왁하고 내러티브가 등장하는게 매력인것 같아요.

브라이언 드 팔마
바로 그거다. 관객은 그런 기묘한 이야기 구조의 전통을 잃어버렸다. 내가 <카인의 두 얼굴>에서 비슷한 것 시도하자 관객이 이해를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그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는 다르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카인의 두 얼굴>을 보면서 흥미롭게 생각한 건데 (아니면 아니라고 하세요) 당신은 스릴러를 만들고는 있지만 스릴러에 이제 더이상 관심이 없는 것 같더군요.

브라이언 드 팔마
그렇다. 제대로 보았다.

쿠엔틴 타란티노
내가 볼 때 같이 있던 관객들은 영화를 100퍼센트 즐기고 있었습니다. 웃어야 할때는 웃고, 겁날 때는 겁내고, 마지막 시퀀스에선 결말이 어떻게 될지 가슴 졸이면서요. 하지만 당신이 관객이 기대한 것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극장을 나가선 '정말 재수없는 영화였어'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나도 극장에 같이 있었는데, 볼때는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아주 즐겼죠.

브라이언 드 팔마
맞다. 이상한 일이다. 시사회 때마다 그런 일을 겪는다. 가만히 앉아서 관객을 바라보며 원하는 장면에서 제대로 웃고 놀라는지 반응을 관찰하는데, 영화가 끝나면 설문지엔 '내가 본 최악의 영화였다'든가 '이 작자는 끌어내 총살을 해야 된다'든가 '드 팔마가 대체 정신이 있는 거냐?' 따위의 글을 보게 되니 말이다. 정말 미스테리다. 영화를 볼 땐 분명히 빠져서 본 사람들이 말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재미있군요. 사실 저도 두 영화 모두 후반 작업 시간이 극히 짧았거든요. <저수지의 개>때는 선댄스 기한에 맞추느라 채 마르지도 않은 프린트를 보냈고 <펄프 픽션>은 깐느행 비행기에 오르기 겨우 며칠 전 처음으로 완성된 필름을 보았죠. 하지만 나는 막판에 가서 결정적 사항들을 순간적으로 정하는 그런 아슬아슬한 작업을 즐긴 편이었어요.

브라이언 드 팔마
자네는 그렇게 해서 새로운 영화를 만들 수 있었지. 재고를 요구하는 상황에도 부딪치지 않았고, 그러나 때로는 '이건 좀 너무 무모하군,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는 걸' 싶은 상황도 있다. 물론 대개는 처음 생각이 옳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동감입니다. 두 영화 모두 영화제 일정에 두들겨 맞췄다곤 하지만 미진한 상태로 넘긴 것은 아니니까요. 끝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차라리 영화제를 포기하고 후반 작업을 계속했을 겁니다.

브라이언 드 팔마
<저수지의 개>의 그 경찰관 씬은 시사회를 거쳤다면 절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당장에 '너 미쳤어? 당장 잘라!' 하는 소리를 들었을 거다. 안 그런가?

쿠엔틴 타란티노
글쎄요. 그 영화가 관객 앞에 선보인 것은 선댄스가 처음이니까 그걸 시사회로 볼 수 있겠죠. 사람들은 확실히 귀 장면에서 경악을 했습니다.

브라이언 드 팔마
<스카페이스>도 등급 문제로 고생이 많았다. 네번이나 손보았는데도 계속 'X' 판정이 나와 전 등급위원회 앞에 나가 항의를 했다. 그건 진짜 힘든 싸움이었다. 내 편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제작사는 무조건 R 을 받아내라고 하고. 그런데 다행히 어느 영향력있는 마약반 형사가 '모든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봐야 합니다. 코카인이 미국을 망치고 있는데 이 영화는 한번 코카인을 시작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니까요' 하고 나서 주었다. <드레스 투 킬>에서부터는 이런 싸움이 계속 되자, 나는 '좋아, 폭력이 보고 싶다구? 보여주지!' 섹스? 좋아' 하는 기분이 되어 <보디 더블>을 만들었다. <보디 더블>의 기자 회견은 내 일생에서 가장 끔찍한 사건이었다. 영화를 프레스에 공개한 뒤 제작사의 한 간부가 전화를 걸어 '내일이면 자네는 끝장이야'하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알다시피, 그때는 내가 제작도 겸했기 때문에 나가서 시사회도 주관하고 폭력에 대해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일일이 답변해야 했다. 영화를 팔려면 도리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경우는 작품에 대한 반감이 워낙 심해 그것도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얼마 전 스크랩해둔 당신의 인터뷰들을 뒤적이다가 (근 6년만에 다시 꺼내본 것이었는데) 폭력에 대한 당신의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히치콕의 영향에 대해서도요. 그것을 모을 당시엔 몰랐는데 이번에 다시 보면서 '세상에, 내가 요즘 하는 말과 고민을 브라이언 드 팔마는 지난 15년간 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브라이언 드 팔마
재미난 것은 폭력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특히 텔레비전) 모두가 갑자기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폭력에 관해 논의하는 프로그램엔 언제나 영화 사상 가장 폭력적인 장면들이 소개되고 덕분에 시청률 상승 효과도 누리면서.

쿠엔틴 타란티노
TV에서 <보디 더블>을 다룬 것을 녹화해 모아둔 게 있는데, 다시 봐도 언제나 폭력위주더군요.

브라이언 드 팔마
O J 심슨 사건을 보라. 방송사는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도 모든 폭력을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영화에서는 가장 폭력적인 부분만 찾아내 '이런 영화를 만들다니 정말 끔찍한 인간들 아닙니까? 방송에 내보내기도 민망하군요. 잠시 후 계속됩니다. 지켜봐 주세요' 하는 식이다. 그들에게 우리는 상품과 마찬가지다. <인사>와 <안녕,엄마>를 만들 때 깨달았다. 나는 거기서 '모든 걸 박살냅시다. 모든 걸 뒤바꿉시다. 새 시대가 다가옵니다' 라고 외치는데 다음 순간 아스피린 광고가 나가는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맞습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그러니 거기선 자신도 상품이다. 그 공정의 일부다. 폭력을 포착하는 카메라 기술이 오늘날처럼 세련된 이후로, 미디어에겐 폭력이 엄청난 상품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당신이 한 말 중에 그것과 관련해 아주 핵심을 찌른 말이 있었죠. 나도 인터뷰 때 자주 인용하는 말인데,바로 '영화 감독으로서 폭력을 다룰 땐 잘 찍었다는 것이 바로 죄가 된다' 는 것이었습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그렇다. 그런 장면을 최대한 설득력 있고 리얼하게 찍기 위해 영화 감독은 자신이 배운 모든 스타일과 기술을 다 동원하게 된다. 자네나 나는 시각 언어로서의 영화와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에 벌써 충격을 받고 '세상에, 영화가 온통 쏘아 죽이고 찔러 죽이는 것 뿐이야, 정말 구역질 나는군! 어떻게 이런 영화를 볼 수 있지!' 하고 생각해버린다. 그러나 누차 강조하듯 영화는 시각 예술이고 우리는 충격적인 비주얼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불행히 충격적인 비주얼은 대부분 (속삭이며) 폭력적이고.

쿠엔틴 타란티노
내가 잘 써먹은 합리화 논리는 내게 있어 폭력은 빈센트 미넬리 영화의 뮤지컬과 다름 없다는 것입니다. 그건 단지 눈을 즐겁게 해주는, 영화로 보여줄 수 있는 어떤 것일 뿐이예요. 실제 인생에서는 폭력을 싫어한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너무 폭력적이거든요. 그러나 극장에서 폭력을 그린 영화를 보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고 또 실제로 다른 문제예요.

브라이언 드 팔마
툭 하면 대두되는,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폭력을 따라한다는 논리는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스크린으로 난무하는 폭력을 보고 그들에 공감하고 때로는 그들을 응원하기도 하는 것은 축구 경기를 보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그걸 보았다고 갑자기 야구 방망이를 집어들고 누구 머리를 갈기지는 않는다.

쿠엔틴 타란티노
당신이 한 말 중에 또 흥미로운 게 있는데,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폭력이면 그것도 지루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안 보러 가게 된다고요.

브라이언 드 팔마
물론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사실 사람들이 나한테 '흥행 때문에 폭력적인 영화를 만드는 거죠? 하면 기가 막힙니다. 내 영화는 내가 그린 폭력 때문에 주류보다는 특정 범주의 영화로 분류되기 때문이죠. 당신과 내 영화에는 사실 유머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요. 내 생각에 당신은 우리 시대의 몇 안되는 풍자가 중의 한 사람입니다. 폴린 카엘도 그것을 잘 이해했죠.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신의 악명 높은 두 살인 시퀀스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그냥 잊어버립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그렇다.

쿠엔틴 타란티노
<저수지의 개>를 멀쩡히 보고 나온 사람들이 주위에서 폭력, 폭력 하니까 마치 그영화가 세상에서 가장 폭력적인 영화인 듯이 말하고 다니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내가 정말 세상에서 가장 폭력적인 영화를 만든 다음에는 그래도 상관 않겠습니다. 그러나 <저수지의 개>는 정말이지 아니예요. 이런 저런 논의와 평론, 심지어 호평에서조차 <저수지의 개>에 담긴 유머는 무시되곤 했습니다. 모두들 하나같이 '이 영화는 극히 폭력적이므로 노약자 및 임산부는 관람을 자제하시오' 하는 식의 외과 의사 같은 경고만 할 뿐이었어요.

브라이언 드 팔마
<스카페이스>도 그랬다. 폭력성 시비가 하도 들끓어서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그 영화를 보기를 포기했다. 보기도 전에 전기톱에 질려버린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전기톱 얘기 잘 하셨습니다. 내 영화의 귀 얘기보다 더 많이 논의되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것은 아마 <스카페이스>의 전기톱뿐일 거예요. 하지만 안타까워도 할 수 없죠. 우리가 하는 일의 대가이니까요.

브라이언 드 팔마
하지만 그런 얘기들이 우리 영화에 대한 일반인의 평가를 좌우하는 건 사실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상상해보세요. 한 신혼 부부가 앉아서 무슨 비디오를 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남자가 그러죠. '자기, 오늘 밤은 무슨 영화를 볼까? <포레스트 검프>를 볼테야?' 그러면 여자가, '톰 행크스가 바보로 나와 존 F 케네디랑 만나는 거?' '그래, 그리고 또 뭐 볼까? <긴급명령>?' 그건 뭔데?' '해리슨 포드의 신작이야. 아니면 <저수지의 개> 볼래?' 그건 또 뭐야?' 있잖아, 갱들이 나와서 사람 귀 자르는 거!'

브라이언 드 팔마
걸작이군.

쿠엔틴 타란티노
나에 관한 기사를 한 번이라도 읽어 본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세 편이 뭔지 알겁니다. <리오 브라보>,<택시 드라이버>,<블로우 아웃> 이죠.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브라이언 드 팔마
와, 잘 골랐군.

쿠엔틴 타란티노
가장 위대한 세 편의 영화죠.

브라이언 드 팔마
거기에 날 끼워주다니!

쿠엔틴 타란티노
나는 오랫동안 존 트라볼타의 팬이었지만 <블로우 아웃>에서와 같은 연기는 본 적이 없습니다. 정말이지 캐릭터와 그 자신이 구분이 안 갈 정도였어요. 당신도 마찬가집니다. 트라볼타가 비명 소리를 들을 때의 쇼트는 영화 사상 가장 가슴 저미는 거였어요.

브라이언 드 팔마
그건 슬픈 비명은 아닌데.

쿠엔틴 타란티노
어쨌든 그는 넋을 잃었죠. 그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나는 2주일간 잠시도 그 장면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블로우 아웃> 이후론 그에게서 그런 효과를 뽑아낸 감독이 아무도 없습니다. 난 그가 아무도 쓰지 않은 비밀 무기 같다고 생각했어요. <펄프 픽션>을 찍기 전에 말입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그건 아마 그가 <토요일 밤의 열기>와 <그리스>로 히트한 청춘 배우였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그를 브룩클린의 건방진 불량 청년으로만 여겼다. 사실 그에게는 굉장한 감수성과 연약함이 깃들어 있는데, 그가 성인배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사람들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은 것이다. 최근에도 영화에 한두번씩 출연하긴 했는데, 그게 다 별로 성공하지 못한 작품들이라...
알다시피 이 바닥에선 그러면 금방 A 리스트에서 탈락되고 누가 다시 자기를 발굴해줄 때까지 완전히 잊혀지게 된다. 발견이 되고 나면 그제서야 비로소 '어머나, 저 사람 이 때까지 어디 있었지?' 할 뿐이다. 그런 식으로 다시 각광받게 된 케이스는 또 있다. 바로 존 보이트다.

쿠엔틴 타란티노
그는 정말 '미스터 컴백' 입니다. 컴백했다 싶으면 또 한 5,6년 사라지고, 다시 컴백하고... 그는 그걸 <귀향>과 <폭주 기관차>로 두번이나 했어요.

브라이언 드 팔마
그렇다. 기본적으로 존(트라볼타)은, 다른 배우들도 다 마찬가지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알고 끌어내줄 감독을 만나야 살 수 있다. <블로우 아웃>은 원래 소규모 영화, 대충 자네가 만드는 영화 정도의 규모를 생각하고 있었다. 내용이 전혀 상식적이지를 않으니까. 하지만 존이 각본을 읽어 봤다고 하길래 전화를 걸어 보았다. 그는 '한번 읽어 볼까요?' 했다.
물론 그는 <캐리>에도 나왔고 다른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얘기를 많이 해봤지만 대본을 읽어보더니 대뜸 '하겠습니다' 하는 거였다. 존이 가세하자 갑자기 이 프로젝트는 8백만 달러에서 천 8백만달러짜리로 불어났다. 하지만 당시는 <드레스 투 킬>의 성공으로, '드 팔마가 하겠다면 무엇이든 내버려둬' 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그대로 밀어 부쳤다. 그런데 맨 처음 배급업자들이 영화를 보았을 때의 표정이라니... 끝이 좀 썰렁하긴 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존의 감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펄프 픽션>에서도 그는 살인 청부업자로 나오거든요. 아무 생각 없이 사람을 죽여 쓰러뜨리는 역인데, 나중에는 어찌된게 모두가 좋아하는 사랑스런 남자가 돼 있단 말입니다. <블로우 아웃>에서 당신도 그런 식으로 했죠. 그의 감성이 그냥 배어나오도록요. 왜냐면 잭 테리란 인물도 사실 냉소적인 냉혈한이거든요.

브라이언 드 팔마
그렇다.

쿠엔틴 타란티노
내가 한참 <펄프 픽션>을 찍고 있을 때 <칼리토>가 개봉을 했어요. 그래서 주말에 일을 쉬고 극장에 갔죠. 개봉 다음 날인 토요일이었어요. 완전히 넋이 나갔습니다. 특히 마지막 20분간은요. 막판 추적은 당신이 지금까지 만든 어떤 추적 씬 보다 압권이었어요. 네번이나 봤는데, 볼 때마다 디스코텍으로 커트되면서 엔드 크레딧이 올라갈때까지 완전히 얼이 빠지곤 했어요.

브라이언 드 팔마
알 파치노는 지시에 따르는 순발력이 정말 대단한 배우다. 왼쪽을 본다, 다시 오른 쪽, 굽히고! 알(파치노)은 몸놀림이 아주 민첩하고 부드러워 동작을 골백번 연습한 것처럼 해낸다. 실은 전부 즉흥인데! 그는 복잡한 스테디 캠 쇼트를 찍어 본 적이 없었다.

쿠엔틴 타란티노
정말입니까? 그런데 그렇게 해냈어요?

브라이언 드 팔마
그렇다. 그는 촬영할 때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스카페이스>때는 러쉬를 보고 자기가 한 것이 카메라 무브로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보더니 '여기서 다 하는군요!' 하며 놀라워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월요일 아침 촬영장에 나가 존의 트레일러에 들어갔더니 그가 첫마디로 '어땠어?' 하더군요. 존에게 브라이언 드 팔마의 새 영화를 보고 오겠다고 말했었거든요. 그래서 나는 '진짜 끝내줘' 하며 시작했죠. '끝까지 봐야 돼, 마지막 20분간을 봐야 한다구' 하며, 아무튼 정신없이 떠들어댔어요. 그동안 그는, 흥분한 나를 보고 같이 즐거워하며 이야기를 들어 주었죠.

브라이언 드 팔마
영화를 만드는 동안 또 영화를 본다니 재미있지 않은가? 내가 <블로우 아웃>을 찍을 때 <성난 황소>가 개봉했다. 극장에서 오페라 음악과 함께 나오는 흑백의 첫 쇼트를 보는 순간 나는, (눈 높이에서 주먹을 불끈 맞잡으며) '스콜세지가 또 한 건 했군!' 하고 소리쳤다.

쿠엔틴 타란티노
오, 예!

브라이언 드 팔마
언제나 좀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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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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