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일상친화적이면서 가벼운 고찰을 해볼까 함.

요근래 너무 바뻐서 갤질 할 짬 자체가 나질 않네. 쉽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일상친화적이면서 가벼운 고찰을 해볼까 함.

진중한 고찰들은 다른 갤넘들이 많이 해 놨으니

이번 내 글은 쉬어가는 느낌으로 가볍게 읽으면 된다. 별 내용도 없음.

-------------------------------------------------------------------

여자들은 왜 마라탕을 남자보다 더 선호할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큼지막한 원인과 그에 대한 가설을 몇 개 세워봤음.

가설1) 강하고 반복적 자극으로 인한 미각감퇴가 원인이다.

여자들의 후식, 간식, 디저트와 같은 달고 자극적인 음식에 대한 노출이 많다.

설탕이 잔뜩 들어간 케이크, 혈당 팍팍 올리는 자바칩 프라파치노 등등

기본적으로 체지방률이 높고, 임신을 위한 지방 축적에 유리한 단맛 음식을 남성보다 좋아한다.

이를 지속적으로 섭취함으로써, 미각 둔화가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봤음.

기본 한국 식문화에서부터 이미 김치니 국이니 찌개니 하는 짠맛에 길들여져

혀를 충분히 자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그치지 않고

스위츠나 과자간식 등, 달콤하고 자극적인 음식들로, 식사시간 이외에도 혀를 고문 아닌 고문을 하고 있는 사람이 꽤 많음.

계속해서 혀에 강한 자극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게 되면 미세감각반응이 떨어지고,

혀의 미각감지역치(taste detection threshold)가 올라, 점점 미각을 잃고 계속해서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된다.

고자극의 음식이 아니면 온전히 맛을 느낄 수 없게 되고, 이것이 마라탕을 찾는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감지할 수 있는 맛의 최소농도가 점점 상승한 결과물인 것이지.

가설2) 매운맛 자체에 대한 중독이다.

마라탕과 유사한 '엽떡, 신전떡볶이, 붉닭볶음면'과 같은 매운 맛 자체에 중독이 된 경우가 아닐까 생각해봤음.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삼차신경(고통을 전담하는 신경)을 통해 대뇌에 전달되는데,

이것을 대뇌는 '통증자극'이라 판단하고, 이러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반사적으로 엔도르핀이 분비가 됨.

고통을 줄이는 진통효과와,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엔도르핀에 지속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마치 마약과도 같이, 전두엽에서 계속해서 엔도르핀을 요구하게 되는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임.

엔돌핀(endorphin)은 내인성-스스로 만드는-(endogenous) 과 모르핀(morphine)의 합성어인데,

모르핀 이상의 진통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마약인 모르핀과 마찬가지로 의존성을 지니고 있음.

그렇기에 자주, 반복적으로 통증자극에 노출되면 전두엽 보상회로가 맛탱이가 가버리는 거고,

알콜 중독이나 탄수화물 중독과 유사하게, 주기적으로 섭취해주지 않으면 금단현상이 일어나는 것임.

위 두 사례가 엔도르핀이 활성화되어 결과적으로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 중독되는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더 강하고 더 자극적인 고통과 매운 맛은 당연하게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하게 되는 것이지.

마약 떡볶이니 마라수혈이니 이런 말이 농담이 아니라 그녀들에겐 얼얼하고 고통스러운 맛이 진지한 대뇌보상회로의 마약일 수도 있다는 것.

가설3) 성별 그 자체 소비성향이 원인이다.

여성이 사회 문화적성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남성에 비해 유행이나 트렌드에 대한 수용도가 높음.

음식도 하나의 트렌드이기에, 이런 트렌드를 따르고 허버허버 먹고 인스타에 자랑하고, 같이 가서 먹고하는 것이지.

여성의 경우는 남성보다 사회관계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음식소비트렌드와 이에 대한 소비에 있어서도 영향을 주기 마련임.

친구들이 먹자고 하는 것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서 그 맛에 길들여지게 되고,

사회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 '단순히 노출이 많을 수록 사물이나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가는 현상' 또한 야기하게 됨.

특히나 여성이 경우는 이런 인지적 부조화와 불일치를 수용하는 정도가 더 높은데,

자신의 성향을 내세우기 보다, 주변의 '마라탕은 맛있다' 라는 평가를 더 우선시 하며,

자기 자신의 입맛 조차도, 일종의 적응 및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고 생각함.

게다가 여성 같은 경우는 준거집단에 영향을 받고, 주위의 인정을 얻고자 하는 성향이 더더욱 강한데,

이것이 누가 더 매운 걸 잘먹나 하는 '맵부심'과 같은 과시적 소비 성향의 한 방법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음.

----------------

'마라수혈'이라는 하나의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식문화 트렌드가 된 와중에,

친구랑 이야기하다 왜 그런걸까를 짬짬이 생각해보다가, 한 번 정리해봤다.

뭐 그럴싸한 이야기도 있을 거고 아닌 이야기도 있겠지만 주관적인 고찰이니

그냥 재미로 봐줬으면 좋겠다.

이 이외의 그럴싸한 이유가 있거나, 각자가 생각하는 원인이 있다면 적어줘라

이런 건 원래 같이 뜯어먹어야 재밌는 거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