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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소설핫산) 샬레로부터의 도망 제 34화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10 21:27:46
조회 3491 추천 38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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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18자


이전화


유우카의 속죄




샬레 당번날 발생한 가짜 선생님 도망사건, 거기에 지명수배를 걸었다는 소식을 듣고 각 학원에 협조를 요청한 후, 나는 밀레니엄 동아리들에게도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학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날은 노아가 다른 일로 바빠서 세미나에 참석하지 못한데다 이미 트리니티가 움직였기에 다음날로 미루게 되었다.


『코유키―― 나와, 코유키――!!』

어제 미리 연락해서 오늘은 노아에게 일정을 비워달라고 했다.

평소 우리 세미나는 밀레니엄의 학생회로서 여러가지 일을 맡고 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항상 없는 리오 회장과 만년 반성실의 코유키는 기본적으로 전력외이기 때문에 대체로 나와 둘이서 굴러가고 있는 게 현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건이 사건이기 때문에 생각하는 머리는 하나라도 많은 게 좋다. 일단 코유키도 머리는 우수하고 감도 날카롭다. 적어도 도움이 안되지는 않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코유키가 갇혀 있는 반성실 앞에 왔지만 전혀 나오지 않으려 한다.

『싫어요!! 유우카 선배가 저를 호출할 때는 대체로 귀찮은 일을 가지고 왔을 때니까요!! 절대로 안나가요!!』

이 꼴이다. 정말로 귀찮게.


어쩔 수 없지, 평소 수단으로 가자.

『노아.』

『네♪』

.........

『꺅――――――!!!』


코유키의 일은 대개 노아에게 맡기면 어떻게든 된다.

이번에도 노아의 손에 아주 쉽게 끌려 나왔다.

『우아아아아아아앗, 어째서~~~~!!』

『네가 얼른 나오지 않아서 그런거잖아!!』

머리에 다수의 혹을 만들고 울어대는 코유키를 가차없이 힐난한다.

반성실에 있는 것도, 말을 듣지 않다가 따끔한 꼴을 보는 것도 언제나 코유키의 자업자득이다. 동정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할까 노아 선배를 쓰는 건 비겁하지 않나요~』

『어라? 제가 뭐가 비겁한가요? 코유키쨩?』

『앗, 아무것도 아닙니다......』

노아에게 책망 당하면 코유키는 뱀 앞의 개구리처럼 얌전해진다.

어째서 내가 말했을때는 그러지 않는 걸까.


그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세미나 부실에 도착해있다.

『오늘 두 사람을 부른 건, 이 건에 대해서야.』

두 사람이 자리에 앉은 걸 보고 나는 준비해 온 자료를 눈앞에 펼쳤다.

『뭔가요, 이거.』

노아와 코유키는 각각 자료를 손에 들고 훑어본다.

『샬레로부터 도주중인 가짜 선생님...... 인가요.』

『그래, 어제 지명수배를 시작했어. 그래서 이쪽이 오늘 내가 새로 준비한 자료인데.....』

두 사람이 자료를 다 읽은 걸 확인하고 나는 새로운 자료를 펼치며 설명을 추가했다.

첫 번째 자료는 어제 오전 시점에 가짜 선생님의 지명수배와 학원들의 협조를 부탁했다는 것.

두 번째 자료는 선생님에게 협조한 트리니티 학생들이 괴멸했다는 보고와 오늘 재차 선생님이 각 학원에 지원 요청을 한 것.

『트리니티가 실패했다면 우리가 움직여야 할지도 몰라. 그래서 두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어.』

『흐음...... 그렇군요......』

『으음~~~~~』

두 번째 자료를 훑어본 두 사람에게 의견을 청했지만 두 사람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뭐 신경 쓰이는 점이라도 있어?』

『아뇨, 자료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상황도 알기 쉽게 전해졌습니다. 지금이 꽤 곤란한 상황인 것도. 하지만......』

거기까지만 말하고 노아는 말을 멈춘다.

『저기~ 유우카 선배.』

노아가 입을 다문 대신 이번에는 코유키가 입을 연다.

『왜? 너도 신경 쓰이는 게 있으면 팍팍 얘기해줘.』

코유키는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직감이 상당히 날카로운 타입이다. 이상하게 고민하게 하는 것보다 자꾸 발언해 달라고 하는 편이 이쪽으로서도 좋은 방향으로 굴러가기 쉽다.

코유키를 여기로 부른 목적은 그것이다. 나와 노아는 아무래도 머리가 굳은 편이라 선입견으로 과한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거기에 코유키 같은 의견은 매우 귀중하다.

『그럼 말해버리겠는데......』

코유키로서는 드물게 약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애초에 지금 샬레에 있는 선생님이 정말 진짜예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꺼내는 코유키에게 나도 모르게 아연실색했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아아아아무리 뭐든지 말하라고 했어도 말해도 좋은 것과 나쁜 게 있잖아!!?』

코유키쪽을 잡고 흔들지만 코유키는 전혀 그만둘 기미가 없다.

『그, 그치만 신경 쓰이면 팍팍 말하라고 했잖아요!!』

『그, 그건 그래도!!』

『가짜라는 건 진짜와 닮은 게 둘이라는 거죠? 그럼 이미 바뀌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지 않나요!?』

『그런...... 하지만 그럼 나는 가짜에게 협력했다는 얘기가 되잖아!!』

『그럼 뭔가 가짜가 아니라는 확증은 있나요!?』

코유키의 말에 덜컥한다.

선생님을 가짜가 아니라고 증명하는 증거. 그래, 증명에는 그만한 자료가 필요하다.

그럼 지금 내 안에 있는 정보만으로 그 선생님을 가짜가 아니라고 증명할 수 있을까?

아니, 그런 건 그냥 말장난일 뿐, 악마의 증명이야.

그런 증명은 할 수 없고 할 필요도 없어.

『......』

그런데도 지금 선생님이 가짜가 아니냐고 했을 때 묘하게 납득해 버릴 듯한 자신이 있었다.

코유키의 말이 맞는 건 아닐까 하고, 마음속 어딘가에서 생각하는 자신이 분명히 있었다.

그건 증거도 없고, 그저 왠지 모르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정도.

그런 건 비과학적이다. 그런 이유로 선생님을 의심할 수는 없다.

『노, 노아도 뭔가 말해줘.』

이러다간 나는 사고의 루프에 빠질 것 같아 노아에게 구조선을 청했다.

『......노아?』

하지만 노아의 도움은 오지 않았다.

『왜 그래, 노아까지 생각에 빠져서.』

『아뇨, 그게, 저도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그렇게 말하며 노아는 내가 나열한 자료의 여러 곳에 표시를 한다.

『이 표시는?』

『제가 신경쓰였던 부분이에요. 각 학원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것과 오늘 선생님이 다시 보냈다는 메일 내용.....』

『그게 왜?』

『선생님이 지금까지 해온 행동과 차이가 느껴진다고 생각해서요.』

『그건......』

코유키의 무기가 예지 수준의 직감이라면 노아의 무기는 완전한 순간 기억 능력이다. 노아는 한번 보고 들은 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 그렇기에 학생회 서기로도 임명되었다.

그런 노아가 선생님의 행동에 위화감을 느낀다는 건 대단히 신경쓰이는 의견이었다.

『역시 이 내용을 선생님이 승낙할 거 같지 않고, 학생이 손을 더럽힐 가능성이 있는 의뢰를 한다고도 생각할 수 없어요.』

노아의 말대로다. 나 역시 선생님이 난색을 표하지 않고 내 제안을 받아들인 일에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위화감인가.

『게다가, 유우카쨩의 표정도 뭔가 가슴에 걸리는 게 있는 듯한 표정인걸요?』

『내, 내가?』

『네. 지금 여기서 현재의 선생님과 만난 건 유우카쨩 뿐이죠. 뭔가 있는 거 아닌가요? 진짜 선생님과는 다른 무언가가.』

노아의 말에 나는 기억을 거슬러 올라간다.

아니, 굳이 다시 생각할 필요도 없다. 어제부터 계속 걸리던 이 위화감.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학생들 중에서도 선생님과 꽤 오래 함께한 편이다. 그런 내가 단지 그렇게 느꼈을 뿐이라는, 평소와는 다른 반응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단지 그것만으로 선생님을 가짜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증거가 불충분하다.

아아, 역시 나는 머리가 굳어있어. 이럴 때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게 움직일 수 있는 타입이라면 고생하지 않을텐데.

『......좀 더 정보가 필요해.』

그래, 정보가 더 갖춰져 있다면 결론 하나라도 낼 수 있을텐데.

적어도 또 한 명, 선생님과 만난 사람이 있다면......



『과연, 좋은 타이밍인 거 같군.』



갑자기 부실 문이 열리고 낯선 목소리가 들려 무심코 돌아본다.

목소리의 주인으로 여겨지는 모습을 확인하고 솔직하게 놀라움을 드러낸다.

『당신은....... 유리조노 세이아씨!? 그리고 키리후지 나기사씨도...... 어, 어째서 티파티 사람들이 여기에!?』

세이아씨, 그리고 나기사씨. 모두 트리니티의 티파티에 소속되어 있는, 이를테면 학생회장 입장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일부러 다른 학원 학생회까지 찾아오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군. 제대로 접수처를 통해 안내받았으니 안심해주게.』

『갑작스러운 방문, 죄송합니다. 밀레니엄 분들에게도 전해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그렇게 말하며 세이아씨는 책상 위에 나열된 자료를 한 번 훑어보고 작게 미소지었다.

『자네들에게도 유익한 정보였으면 좋겠어.』




세이아씨의 이야기는 이렇다.

현재 티파티와 정의실현부는 지명수배 중인 선생님과 교전 끝에 『재액의 여우』의 습격을 받아 괴멸 상태, 큰 움직임을 하기 힘든 상황에 있는 것.

그 싸움의 결과를 토대로 현재 지명수배 중인 선생님이 혹시 진짜가 아닐까 의문시하기 시작한 것.

그 선생님을 돕기 위해 아직 샬레의 의뢰가 도착하지 않았을 밀레니엄에 협력을 요청한 것.

크게 나누면 이 세 가지였다.

『어째서 우리에게는 아직 샬레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봤나요?』

『어제 샬레 당번은 자네라는 정보를 받고, 자네라면 교내에 정보를 퍼뜨리기 전에 한 번 학생회 내에서 자세히 조사할 거라 생각했지. 보아하니 내 감은 맞았던 모양이군.』

거기까지 말을 마치고 세이아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내 눈을 바라본다.

『지금은 내 친한 친구가 선생을 지켜주고 있지만, 도와주는 학생은 많아봐야 한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겠지. 하지만 그 인원으로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히지 않을까 하는 기분 나쁜 예감이 어젯밤부터 들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세이아씨의 친한 친구, 아마 어제 샬레에도 온 미카씨일 것이다.

미카씨의 이야기는 선생님에게 들은 적이 있다.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아직 눈을 뗄 수 없는 학생이라고.

분명 선생님과 미카씨 사이에는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 미카씨가 지명수배중인 선생님에게 붙고, 세이아씨도 그것을 지지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어째서인지 안도를 느끼고 있었다.

『내 친한 친구를 도와주게. 부탁을 받아주지 않겠나?』

세이아씨는 깊이 고개를 숙인다.

『.......고개를 들어주세요. 저야말로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을 정도니까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세이아씨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다.

그래, 감사해야 하는 건 내 쪽이다. 세이아씨가 와준 덕분에 나는 내 안에 있던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으니까.

아니, 분명 알고는 있었을 터. 자신을 납득시킬 이유가 필요했을 뿐이다. 이론보다 자신의 마음을 믿을 수 있는 이유가.

『지금 지명수배 중인 선생님이 진짜라면, 저는 가짜 선생님에게 가담한 셈이에요. 그걸 구해준 미카씨에게는 저도 어떻게든 보답을 해야겠죠.』

각 학원에 협조를 구하자고 제안한 건 다름 아닌 나다. 그것 때문에 선생님을 위험에 빠뜨렸다면, 내가 매듭을 지어야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협조도 아끼지 않겠어요. 밀레니엄 전체가 선생님의 보호를 위해 움직일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나는 세이아씨와 나기사씨에게 그렇게 선언했다.

나의 속죄를 위해 밀레니엄을 끌어들이는 건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나서주는 학생들은 많을 것이다.

『에엑!! 뭘 마음대로 정하는 건가요!! 완전 귀찮......』

『코유키쨩.』

『우와아아아아아아앗――――!!!』

.........

『음, 뒤쪽은 괜찮을까요?』

『신경쓰지마세요, 늘 있는 일이에요.』

코유키, 너에겐 처음부터 거부권은 없었어.





그 후, 우리는 가벼운 작전 조율을 한 뒤, 서로 움직일 수 있는 전력 확인을 위해 그날은 해산했다.

티파티가 돌아간 후, 나는 밀레니엄 내의 여러 동아리에 협력받기 위해 학원을 돌아다녔다.

C&C, 베리타스, 심지어 게임개발부까지 발길을 옮겼다.

어떤 동아리도 처음엔 내 제멋대로인 행동에 말려드는 것에 난색을 표했지만, 선생님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마지막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금 선생님이 지금까지 키워온 유대감의 크기를 실감했다.


다음날, 사건은 바로 일어났다.

베리타스 부원들이 거대한 열원 반응과, 그와 교전 중인 선생님을 포착한 것이다.

나는 서둘러 세이아씨와 연락을 취했다.

『그런가...... 이렇게 빨리 움직일 줄이야.』

『이쪽은 베리타스와 세미나가 각 부대의 네비게이트 역할로, C&C와 게임개발부 둘을 전투요원으로 파견할 수 있습니다. 그쪽은요?』

『시스터후드와 구호기사단에게 고개 숙여 협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적 전력을 생각하면 조금 걱정인데......』

세이아씨와 연락을 주고받을 무렵에는 이미 두 곳에서 학생이 홀로 발이 묶여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였다.

가능하면 전력은 좀 더 갖추고 싶다.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을 들이면 지금 싸우는 사람들이 점점 위험해진다.

『유우카쨩, 잠깐 괜찮을까요?』

『노아, 무슨 일이야?』

『유우카쨩 앞으로 통신이에요.』

노아는 그렇게 말하고 내 단말기에 연결해주었다. 이 긴급상황에 대체 누구일까.

『네, 하야세 유우카입니다.』

『급한 연락, 죄송합니다. 게헨나 선도부의 아마우 아코입니다. 실은 밀레니엄 분들이 협력해 주셨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 어라!?』

『호오?』

통신 상대는 게헨나 선도부의 행정관, 아코씨였다.

내 단말기에 비춰지는 아코씨의 홀로그램이 세이아씨의 홀로그램과 눈이 마주쳤다.

『잠깐, 트리니티가 밀레니엄과 통신을 하는 이유는 뭔가요!!』

『......세이아씨.』

『흠, 이건 안성맞춤인 타이밍일지도 모르겠군.』

트리니티인 세이아씨에게 곤혹스러워하는 아코씨를 내버려두고 나는 세이아씨와 둘이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코씨, 실은 아코씨에게 중요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에게? 어..... 어어?』



『그렇군요...... 게헨나에서도 전력을 제공해 달라고...』

아코씨에게 지금 우리가 세운 작전을 숨김없이 다 얘기했다.

반응을 보니 협조는 해줄 거 같았지만 상당히 표정이 어둡다.

『뭐, 원래 저희도 밀레니엄에 협력을 구하려 했고, 도와주는 것 자체는 괜찮지만....... 조금 문제가 있어서요.』

『문제? 이쪽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아, 그런 게 아니라...... 사실 지금 선도부가 붕괴 상태라......』

『붕괴!?』

『꽤 뒤숭숭한 얘기군.』

아코씨의 입에서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나오자 나도 모르게 몸을 내민다.

『일단 전투력이 높은 멤버는 일부 무사하기 때문에 소대 규모라면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만......』

거기까지 말하고 아코씨는 말을 멈춘다.

『아뇨! 이렇게 되면 비장의 수 중에도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아코씨는 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통화 너머로 뭔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뭐라고 할까, 엄청 무서워.

『......그러니까 애초에 따지고 보면....... 이렇게 머리를 숙이고....... 숙이고 있잖아요!!! ........됐나요? 연결할게요!!? 됐죠!?』

시종일관 화난 모습이던 아코씨는 스마트폰 통화를 멈추고 이쪽 통신에 다시 얼굴을 내밀었다.

『으음,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드렸군요...... 어떻게든 한 곳 더 협력자를 구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아코씨는 우리 통신에 새로운 학생을 초대했다.


『하아....... 음, 그러니까, 유우카쨩이었나, 오랜만. 트리니티 사람은 처음인가. 흥신소의 오니카타 카요코야. 그쪽의 시끄러운 거에 잡혀서 왔지만...... 무슨 상황이야?』


아코씨가 불러낸 것은 마찬가지로 게헨나의 카요코씨였다.

『그렇구나..... 그런 거라면 힘을 보탤게. 확실히 이건 우리에게도 원인이 있으니까.』

『감사합니다, 카요코씨!!』

『보세요, 그러니까 말했잖아요. 당신들 때문에 곤란하다고!!!』

『시끄러워...... 하아.』

이로써 우리 전력을 C&C, 게임개발부, 구호기사단, 시스터후드, 티파티, 선도부, 흥신소 68로 꽤나 모였다.

『아, 저기. 지금 네 명이 각자 발이 묶인 거 맞지? 각각의 규모는 모르겠지만 전력은 많은 편이 좋겠지. 잠시만.』

현재 전력을 재확인 중에, 카요코씨가 또 새로운 누군가와 연락을 취했다.

『응, 응...... 그래, 고마워. ......그럼 그렇게 하자. 준비해둬. 그럼.』

이번 통화는 언성이 높아지지 않고 조용히 끝났다.

『아코씨 때와 비교해서 엄청 정상적이었네요.』

『그러네.』

『들리는데요!?』

『시끄러워...... 아비도스 애들도 협력해준대. 장소가 가까우니까 우리랑 움직여준다는 모양이야.』

그건 반가운 소리다. 아비도스쪽은 전원이 높은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 그쪽이 협력해준다면 상당히 든든하다.

『아비도스 애들은 지명수배 중인 선생님이 진짜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 같아. 사정을 설명했더니 기꺼이 수락하더라.』

『누군가와는 많이 다르네요.』

『시끄러워.』

카요코씨와 아코씨의 대화는 제쳐두고, 나는 재차 전력을 확인해 적절한 배치를 구상했다.


동아리 수는 꽤 모였지만 갑작스러운 호출 때문에 소속 학생 전원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전력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건 조금 힘들었다.

『좋아. 이 조합으로 가죠.』

나는 내가 세운 편성을 공유하고, 각자 확인하며 서로 납득의 의미를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금부터, 선생님의 구원에 나서겠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각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인원들에게 각 동아리를 구원으로 보냈습니다.



히나씨 쪽에는 선도부와 게임개발부가.

"저기, 이오리와 몇 명 밖에 없는데 같이 오는 게 당신들뿐으로 괜찮아?"

"문제없습니다! 아리스 일행외에 강력한 조력자도 있으니까요!!"

"아비 에슈흐를 탄 토키쨩입니다, 이예이."



호시노씨 쪽에는 흥신소와 아비도스 분들이.

"이야~ 역시 있어야할 건 친구구나."

"응, 호시노 선배, 너무 무모해."

"동료들의 위기에 당연하게 나타나야 진정한 하드보일드란거야......"

(아직 왼팔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지만, 그래도 카요코가 받아들인 이상 이제와서 거절할수도...... 으으.)



미카씨 쪽에는 시스터후드와 티파티가.

"미카씨!! 무사한가요!?"

"우와, 나기쨩!? 하지만 어째서......"

"더 이상 당신을 혼자 두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게 전부에요."



사오리씨 쪽에는 C&C와 구호기사단이.

".......괜찮나?"

"아앙?"

"나는, 털면 얼마든지 먼지가 나오는 문제 투성이인 몸이다. 그런 나를 돕다니......"

".......하, 몰라 그런건. 나는 단지 친구를 돕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 녀석에게 힘이 되어 주었을 뿐이야."

"......그런가."




"그리고 하스미씨는 정의실현부 내에서 움직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멤버여서, 스즈미씨는 트리니티에서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개인 전력으로, 치나츠씨는 아코씨가 부대 위생병으로, 각각 파견돼 왔습니다."

일의 경위를 설명하며, 유우카의 통신기가 울렸다.

유우카는 그것을 집고 통신기 너머의 상대와 몇 번 말을 주고받은 후 통신을 끊는다.

"......지금 4명 전원의 무사함이 확인됐습니다. 이제 괜찮아요, 선생님."

"그럼, 사오리도......"

"네, 상당히 큰 부상이라고는 하지만, 세이아씨가 그걸 예상하고 구호기사단을 보낸 거 같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아요."

유우카가 나에게 알려준 보고는 꿈만 같았다.

사오리도, 모두도, 누구 하나 희생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 사실이 눈물 날 정도로 기뻤다.

"와앗, 선생님!? 갑자기 울지 마세요!?"

안심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흘러내린 눈물을 유우카가 소매로 닦아준다.

"학생들이 무사해서 기쁜 건 알지만 아직 선생님은 해야 할 일이 남았어요. 그렇죠?"

".......그래, 그 말대로야. 고마워, 유우카."

역시 유우카는 믿음직스럽다. 단지 나를 외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말을 해준다.

"이것으로 각지에 남아 준 모두의 걱정은 필요 없게 됐어. 이제는 눈앞의 이 녀석을 어떻게든 해야겠지."

그렇게 말하고 우리는 부활해 다시 분신을 만들어낸 고즈 쪽으로 돌아선다.

샬레의 눈앞까지 와서 가장 트리키한 고즈를 상대해야 하는 건 이쪽 인원이 늘어났다고 해도 성가셨다.

여기까지 와서 와카모를 혼자 남겨둘 수도 없고, 방금 전까지 작전대로 조금씩이라도 전진하면 좋겠지만.

『자자, 유우카쨩, 그리고 선생님. 지금 잠깐 괜찮으실까요?』

고민 중에 유우카의 통신기에서 노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우카가 통신기를 조작하고, 거기에 노아의 모습이 비춰진다.

"노아, 무슨 일이야?"

『방금 연락이 와서, 그쪽에도 증원이 가고 있다고 해요.』

"또 증원!? 나 못들었는데!!"

『우후후, 정말 방금 온 연락이니까요.』

그것은 기쁜 소식이었다. 와카모 혼자서는 위험하다고 해도 한 소대의 정도의 전력이 더 있다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

"누구의 연락이었어?"

증원의 저체가 궁금했던 나는 노아에게 증원을 보낸 사람에 대해 물었다.

『선생님도 잘 아는 분이었어요.』

노아는 장난스럽게 미소짓더니 그 이름을 알렸다.



『총학생회장 대행...... 나나가미 린씨예요♪』



"RABBIT4, 저격 해주세요!"

그 직후, 초원거리에서 총알 한 발이 고즈의 머리를 뚫었다.

이번에는 분신이 아닌 본체였는지 그 한방에 모든 분신이 소멸한다.

"RABBIT3, 본체가 확인됐습니다. 미사일 준비를."

『쿠히히, 보였어~ ......미사일 발사!!』

이번에는 인근을 비행하던 무장헬기에서 다수의 미사일이 고즈를 겨냥해 발사됐다.

미사일을 맞은 고즈는 폭풍에 밀려 점점 후퇴한다.

"추격하겠습니다. RABBIT2, 준비를."

"RABBIT2, 확인. RABBIT1의 엄호로 들어간다."

안쪽으로 밀려든 고즈를 뒤쫓는 건, RABBIT 소대의 츠키유키 미야코, 소라이 사키의 두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저 헬기에 타고 있는 건 같은 소대의 카제쿠라 모에, 최초의 저격은 카스미자와 미유였나.

"RABBIT소대......"

RABBIT 소대는 SRT 특수학원 1학년의 4인조 특수부대다.

SRT는 원래 총학생회장이 만든 조직, SRT에 명령할 수 있는 건 총학생회장뿐이고, 지금 그 권한을 가진 건 대행인 린밖에 없다.

분명 린이 RABBIT소대에 의뢰해 준 것이다. 우리를 돕기 위해서.

"그런가...... 린쨩이."

지금 이 자리에 와준 학생만이 아니라 모습은 보이지 않더라도 멀리서 나를 도와주는 학생들이 이렇게나 있다.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졌다.


"흐음..... 그럼, 저도 가도록 할까요."

고즈를 향해 나아가는 미야코와 사키를 보고 와카모도 총을 겨눴다.

"와카모, 이제 다친 곳은 괜찮아?"

"아아,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 이런 부상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말하고 와카모는 마지막으로 내 손을 잡았다.

"저 방해꾼은 저와 토끼씨들에게 맡기고 선생님은 샬레로."

"......응, 알았어. 고마워, 와카모. 조심해!"

내 말을 듣고 와카모는 고즈에게 향했다.


"그럼 선생님. 작전지휘를 부탁드립니다."

뒤돌아보니 유우카가 나를 바라보며 새로운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스미, 스즈미, 치나츠, 그리고 유우카...... 고마워."

샬레의 빌딩은 이제 코앞. 눈앞에는 믿음직한 학생들.

내 앞길을 막을 것은 이제 없다.


"지금부터, 샬레 탈환 작전을 시작한다. 다들, 힘을 빌려줘!!"

""""네!!!!""""


여기까지 너무나 길었다. 기쁜 일도 괴로운 일도, 여러가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을 고한다.

또 다른 나와, 결판을 지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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