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다큐가 아니기 때문에 현실을 100% 반영할 순 없다

오히려 만화이기 때문에 현실에선 전혀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를

그럴듯하게 납득하게 만들면서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하는것이

스토리와 연출이 지닌 힘이다

예를들어보자

슬램덩크는 어떠한가?

고교생들이 NBA 프로리그 급 스킬을 구사하고

불과 3개월만에 농구 초보자가 데니스 로드맨급으로 성장한다

근데 그 과정에서 위화감과 비현실성이 느껴지는가?

하나하나 따져보면 현실과는 100만 광년 동떨어져있는

설정과 상황 캐릭터들을 현실적으로 만들어 내는것이 바로

만화에서 '연출'이 지닌 중요성이다.

싸이코리벤지는 설정과 캐릭터 대사를 따져보면

조오온나 비현실적이다

판타지 세계관에 가까울 정도로

현실성이 1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바키 시리즈나 김성모 월드를 보자

진지하게 따지고들고 검증하면 좆같은 헛소리들로

점철된 무리수인 설정을 시도때도 없이 던져대는데

독자들은 재미를 느끼고 몰입하게 된다

애초에 만화는 현실일 필요가 없다

만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대부분의 만화는 현실성과 비현실성의

경계에 애매하게 걸쳐져 있을때 재미가 극대화된다

그리고 비현실적 상황과 설정 대사를

현실적으로 느껴지도록 만드는것은 바로

작화와 연출이다

싸이코리벤지 그작은 그림은 잘그리는데

만화는 못그린다

딱 이와 똑같은 케이스의 작가가 과거에 있었는데

바로 라그나로크의 이명진이다

딥다크한 설정의 판타지만화인 라그나로크는

정작 그 설정이 만화를 통해 1도 와닿지 않는다

왜냐? 작품의 설정과 분위기와는 백만광년쯤 동떨어져있는

졸라 캐주얼하고 화사한 작화와 연출로

도저히 캐릭터들의 어둡고 슬픈 사연에 몰입이 안되기 때문이다.

딥다크하고 잔인한 판타지 세계관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화와 연출을 보여주는 베르세르크

이렇듯 스토리와 설정은 궁합이 잘 맞는 작호와 연출이 중요하다

예를들어 슬램덩크 그림체로 그려진 드래곤볼과

반대로 드래곤볼 그림체로 그려진 슬램덩크를 상상해보자

과연 그 두 작품은 지금같은 명작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을까?

싸이코 리벤지는 학원물+히어로물 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지니고 있다

네온마스크 라는 가상의 히어로를 통해 일진들을 무찌르는 설정을 통해

학원폭력의 피해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달할 목적이었다면

그림작가는 캐릭터들의 행동과 대사가 어떻게

드러내야할지를 히어로물의 관점에서 고민해야했다

따라서 그작은 비현실적인 설정과 세계관을 어떻게 하면

그럴싸하게 현실성을 투영하여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한다.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해서

그럴싸하게 만들어내는걸 가장 잘하는게

바로 헌터X헌터의 토가시다

자 이 히소카라는 캐릭터를 보자

괴이한 헤어,분장,악취미라고밖에 할 수 없는 패션

그런데 이 캐릭터는 작중 최고의 카리스마와

강렬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

토가시의 장점은 오랜생명력을 지닌

캐릭터를 잘 뽑아낸다는데 있다

일부러 현실세계와는 동떨어져있는

과장된 디자인의 캐릭터가 아이러니하게도

시대성과 유행의 한계에 갇히지 않는

오랜 생명력을 지니게 되는것이다

게임을 예로들자면

캡콤의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가 있다

현실세계에 절대 존재할리가 없는

빗자루머리의 군인 괴물인지 사람인지 모를 브라질인

모히칸헤어의 프로레슬러

치파오에 팬티스타킹을 입은 중국여자 등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그 개성이 전혀

빛바래지 않은 캐릭터들을 잘 만들어내는 좋은 예시다

싸이코리벤지의 문제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작은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범벅된 세계관과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캐릭터 디자인을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애매하게 섞어서

시대성을 느끼기 어려운 캐릭터로 연출했어야 했다

그런데 사이코 리벤지의 캐릭터들은 

바로 지금 현재 2020년대의 

인스타 틱톡갬성 그 자체로 뽑혔다

이런 디자인의 문제점은 

딱 1년만 지나면 촌스럽고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지기

최적화된 캐릭터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과도한 인터넷유행어로 점철된 대사는

더욱이 이 작품의 캐릭터가 지닌 생명력을 갉아먹는다

그렇다면 생명력을 지닌 캐릭터 디자인과 연출이란 무엇인가?

조커를 예로들어보자

팀버튼의 조커는 팀버튼이 만들어낸 만화적인 세계관안에서

그 매력이 극대화 된다

팀버튼의 배트맨에 히스레저의 배트맨은 전혀 어울릴수가 업다

놀란의 조커는 어떠한가?

놀란의 세계관에서 고담시티와 배트맨은 전혀 만화적이지 않다

놀란의 배트맨이 칭송받는 이유는 그간의 만화적으로 과장된

히어로물 이라는 장르를

실제로 존재할법한 도시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히어로와 빌런의 캐릭터성과 내면을 보통 '인간'의 관점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놀란의 영화에서 배트맨과 조커는

만화를 찢고 튀어나온 비현실적 캐릭터가 아닌

우스꽝스럽고 과장되었지만 어딘가에 존재할 수 있을법한

캐릭터들로 재 탄생된다.

싸이코리벤지는 팀버튼의 배트맨이 아닌

놀란의 배트맨에 가까운 만화여야 한다

그런데 그작은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 1차원적

겉핥기에 그친 나머지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조커를

만들어 낸 것이다 

만화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은 애매한

지금보면 촌스럽기 그지없는 캐릭터를 말이다.

이 만화가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스작이 써준 대사대로 유치하고 과장된 행동으로 점철된 캐릭터들을

그대로 드러낼 것이 아니라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운 대사와

상반되는 폭력의 잔인함과 서늘함이 날것으로 드러나는 작화와 연출이 요구된다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와 대사가

극도로 현실적이고 잔인한 작화와 연출을 만날때

충격과 공포는 배가된다

영화에서는 이를 시청각적 대위법이라고 한다

엔드오브 에바에서 아스카가 양산형 에바들을 학살할때

나오는 극도로 평화로운 G선상의 아리아가 대표적인 예시라하겠다

따라서 사이코리벤지가 비현실적인 캐릭터 설정 대사등을

토대로 그 아이러니함이 극대화 되려면

극도로 현실적인 작화와 연출이 수반되어야 한다

가장 모범적인 사례는 바로 데스노트다

죽음을 부르는 노트와 사신이라는

비현실적 설정을 실제로 존재할 법한 

현실적 상황으로 연출하고 독자들이 오롯이

그 세계관속 캐릭터들의 두뇌싸움에 몰입하도록

만들어 낸 것은 오바타 타케시의 극도로 

사실적인 작화에 기인한다

상상해보자 오바타의 작화로 그려진 

싸이코리벤지를 

과연 그 만화는 지금처럼 비웃음만

살 정도로 형편없고 비현실적인 만화였을까?

물론 우리나라 웹툰작가중 

오바타 수준의 만력을 지닌 작가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것은 그저 망상일뿐이다

너무 그작의 잘못과 책임으로 몰아가는것 같지만

물론 애초에 스작이 짠 세계관과 설정 

캐릭터 대사 등이 구린것이

가장 원초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의 의견처럼

모든 책임이 스작에게 주어질 이유도 없다

사실 소재 자체는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근데 그걸 가지고 전혀 엉뚱한 결과물로 탄생시킨것은

안타깝게고 그작의 연출역량과

이야기,캐릭터에 대한 해석능력 부족이다

물론 그작이 그림을 잘 그리는것은 팩트다

그작이 연출과 캐릭터 해석능력이 부족한것인지

아니면 스작의 세계관과 스토리 설정 캐릭터 대사 

모든게 다 좆같아서 자포자기 한것인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이 사태는 그작의 잘못이라기보단

그작의 작화가 지닌 장점이 최대치로 드러날 수 있는

소재와 스토리 캐릭터를 만나지 못한 그작의 불운과

자신이 지닌 소재와 스토리 캐릭터를 최대치로 살려줄 수 있는

그작을 만나지 못한 스작의 불운

양자간의 맞지않는 궁합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그작은 앞으로 캐주얼하고 밝은 분위기의 학원연애물 혹은

열렙전사류의 캐주얼 판타지를 그리는게 맞고

스작은 설정만 짜고 대사는 웬만하면 직접 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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