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갤에 간호학과 어떠냐고 물어보는 친구들이 있어서 적음
난 내 직업에 대해 불만이 많기에 편향적인 시각이 담겨 있을 수 있음

1. 위험하다

난 아직 젊어서 와닿지 않은데 3교대 야근근무가 기본이고 아니어도 방사선이나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상근직이 많음 (알다시피 발암 물질들이고 장기적으로 인간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몰루?)

병동에서 일하는데 주사침 사고가 일어날 수 있고, 액팅하다 보면 환자의 피가 내 몸에 묻는 우발적인 경우가 종종 생겨서 겁나 찝찝함 ..

2. 더럽다

그놈의 ‘똥’ 진짜 미치겠음 .. 똥 안 나온다고 징징 , 똥을 얼만큼 봤는지 설사 했는지 기저귀 양상보고, 장루 한번 갈아주는데 냄새가 어우 시발 말도 못함


미친 섬망 노인네가 장루 다 셀프 리무브하면 속으로 욕 한 사발하고 정성스레 똥 다 닦고 새로 부착해줌 ..

환자 입에서 똥똥 거리면 진짜 똥 노이로제 걸릴 거 같음. 그리고 화장실 변기 똥바다로 만드는 환자들 가끔 있는데 보면 속 존나 역함

아무래도 이 직업 특성상 오물을 자주 보게 됨, 솔직히 보다보면 적응되는 것도 있는데 더러운건 더러운거임 그리고 똥 때문에 내가 트라우마 걸리겠음

3. 인간 문제

간호 조직은 직장내 괴롭힘이 ‘태움’이라는 은어로 메스컴에서 공식화 된 거의 유일무이한 조직임 .. 난 그런 태움까진 안 겪어봤지만 피해자들이 많은 걸보면 나한테 안 일어난 일이라고 타인도 그런 걸 안 겪었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근데 인간 때문에 노이로제 걸릴 거 같은건 동료 뿐이 아니라 환자랑 보호자 때문임. 간호사한텐 지랄지랄 퍼붓다 의사가 오면 중전마마 납신 것처럼 납작 공손해지는 거 보면 굉장히 모멸적이고 인간사에 현타가 올 수밖에 없음

매일같이 신환이 오니 인간으로 생기는 스트레스는 배출되긴 커녕 몸에 계속 쌓이고 쌓임

4. 처우

3교대 야간근무를 하면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듀티가 열악함. 수한테 이의제기하면 “법으로 나오데 주지 말란거 없어” <- 실제로 이럼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함. 듀티표가 간호사의 삶의 질을 망친다는건 학생들은 절대 느낄 수 없음

병원에서는 돈 아낀다고 듀티마다 돌아가는 간호사 수를 줄임
환자는 그대로거나 더 많은데 간호사는 더 적으니 10분이라도 편히 쉬지를 못함

솔직히 나이트 6개 뛰면서 세후 300도 못받는거 보면 왜 그 병원에서 일해주는지 모르겠음 근데 그런 간호사가 많다는 거 자체가 이 바닥이 ..

그외에 큰 병원은 오버타임,조기출근 문제가 심한 것 같던데 난 큰 병원은 일찍 관둬서 할 말이 없음

5. 무리한 환자 넣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치매 노인네를 그냥 와장창 밀어넣음 콜벨도 스스로 못누르는데 .. 그런 치매 노인네들이 이거저거 줄 뽑으면 진짜 피 거꾸로 솟는다 그러다 치매 노인네가 낙상사고로 넘어지면 책임은 다 간호사인거

6. 장기적인 미래 문제?

간호사는 병원에 돈을 벌어주는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이 경영진이랑 대중들의 인식에 꽉 박힌 지금에서야 그나마 고연봉은 큰 병원에서나 가능한거지 그 밑을 차지하는 한국 병원의 대부분은 연차가 올라도 한줌의 연봉 상승률과 박한 듀티가 지속될거여서 별로 안 좋다고 봄


사실 이렇게 써놓아봤자 학생때는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