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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마라톤 대회 4000명 중 3998등이라도 괜찮았던 이유

러너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0 09:45:10
조회 2362 추천 102 댓글 48
														

마라톤 대회 4000명 중 3998등이라도 괜찮았던 이유

달리기를 3주 쉬고 5/19(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주국제관광마라톤축제에 참여했다.
와이프와 함께 참가한 와이프의 첫 하프마라톤 대회였다.
근데 5/18(월) 와이프의 마법이 시작됐다.

작년 2023 JTBC 마라톤 첫 10K 참여했을때도
마법에 폭우까지 겹쳐서 고생했는데
제주도에서 경험하는 첫하프에서 또 마법이라니...
마라톤은 한계를 경험하는 스포츠랄까
항상 극한의 상황에서 첫 마라톤을 도전하는 와이프다.
(풀코스는 얼마나 또 극한으로 도전하려고...)

대회장에서 컨디션이 안좋아보였지만
그래도 제주까지 와서 안뛸 순 없어서 완주하기로 마음먹은 와이프
초반 6분 30초 페이스로 달리다가 점점 늦어진다.
7분 페이스. 7분 30초 페이스.
그러다 화장실이 보여 중간에 들어간다.
점점 컨디션이 안좋아지는 와이프

그래도 경치는 정말 좋다고 말하는 와이프
정말 그랬다.
구름한점 없었고 에메랄드빛 김녕해수욕장과 월정리 해변이 보이는 해안도로를 달리는 느낌은 색달랐다.

바다 내음, 꽃내음을 달리면서 계속 느낄수 있었고
해안도로는 끝나지 않고 코스 내내 펼쳐졌다.
와이프 컨디션이 좋았다면 정말 더 기분 좋게 달렸을 대회
하지만 컨디션이 안좋아도 힘든 만큼 나중에는 추억이 더 쌓일거라며 서로 말하며 달렸다. 근데 8.7km 지점에서 문제가 생겼다.

길이 좁아서 내가 먼저 살짝 앞으로 나왔는데 뒤에서 비명이 들렸다

"으악!"

뒤를 봤더니 와이프가 넘어지고 있었다.
살짝 내리막길이라 아스팔트에 쓸리듯이 넘어졌다
무릎부터 넘어졌고
그다음에 손을 짚었고
슬라이딩...

자전거 도로와 차도 사이 아스팔트 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조명등에 발이 걸려 넘어진 와이프.

양 무릎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특히 왼쪽 무릎에 상처가 심했다.
손은 다행히 까지지 않았지만 살짝 욱신거리는 상태

주변 주자들이 술렁술렁거리고
우리는 잠깐 사이드로 빠져서 현무암 돌무더기에 앉았다.
뼈 상태를 체크하니 다행히 뼈에는 문제가 없었고 찰과상..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었다.
계속 뛸 수 있냐는 물음에 와이프는 해보겠다고 했고
주변에 약국이나 급수대나 구급대원이 안보여 10KM 지점까지 일단 가보자고 했다.
걸었다.
걷다가 뛰었다.
훌쩍 거리는 와이프.
여기까지 와서 마법도 걸리고 넘어지기까지 하고...
뭔가 짠했다

다행이 10km 지점에 가서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다.
소독약을 바르고 후시딘을 바르고 메디폼을 붙인 뒤 붕대로 묶었다.

응급처치를 받으니 쓰리지만 그래도 힘이 생긴 와이프
하프 반환점을 돌았다.

주변을 보니 사람이 없었다.
5km, 10km, 하프 통틀어서 4000명이 참가한 대회인데
우리가 꼴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주변에 사람이 없었다.
(참고로 이 대회의 하프 제한시간은 6시간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화장실을 자주 들렸고,
넘어졌고,
넘어지고 나서 많이 걸었다.

그러고보니 주변에 관광 겸 마라톤 축제에 참가한 중국인 아주머니들이나 커플만 몇몇 보였고 내국인 중에서는 거의 골찌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계속 걷고 뛰었다.
적어도 멈추지는 않았던 와이프

18km 지점 급수대에서는 우리가 지나칠 때 "이제 6명 남았어"라고 하는 소리도 들었다.
그 이후 우리를 추월한 중국인 커플, 중국인 아주머니, 그리고 어떤 할아버님
우리 뒤에 정말 1~2명 있겠구나 싶었다.

4000명 중에 3997~8등인 상황.

와이프는 중간중간 까진 무릎이 아프다, 허리가 조금씩 아파진다, 오른 발목이 아프다 말은 했지만 계속 걷고 뛰었다. 멈출만한 고통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 와이프.
17개월인 우리 아기를 출산하고 함께 키우고 있는데 고생이 많다.
이제 7월이면 복직을 하는데
복직 전에 뭐라도 남기고 복직하고 싶어서
관련 직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남편과 함께 하프마라톤도 출전했다.

복직을 해서도 일이면 일, 육아면 육아, 가사면 가사
그리고 남편과 함께하는 마라톤
모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고 싶다는 와이프.

결국 3시간 22분의 시간으로 같이 골인을 했다.

골인 후 먹는 전복죽의 맛은 기가 막혔다.
(이 대회는 끝나고 자원봉사자 어머님들이 현장에서 직접 끓이신 전복죽을 먹을 수 있다)

대회가 끝나고 난 뒤, 숙소에서 씻고 나와
우리가 달렸던 해안도로 코스를 자동차로 달렸다.
자동차로 달렸던 거리를 달리니 또 기분이 새로웠다.

달릴 때 델문도라는 해안가가 보이는 카페가 있었는데
서로 거길 가고 싶다고 했다.
점심을 먹고 거기에 가기로 했다.

드라이브를 하며 점심을 먹으며 카페에서 휴식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내년에는 해외에서 마라톤을 뛰어볼까?
풀코스는 같이 언제 뛰어볼까 라는 이야기들.
그리고 아기한테 장모님한테는 조금 미안하지만
둘이서 이렇게 여행하고 함께 뛰니까 좋다 이런 이야기들.

하프마라톤을 완주하는데 3시간 22분이 걸렸지만, 4000명 중에 3998등으로 들어왔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경치는 아름다웠고
와이프와 함께 완주 할 수 있어서 의미가 깊었고
와이프도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완주할 수 있어서 나중에 기억이 더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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