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토오루는 아이돌 일에 의욕이 있는거냐'. '윙커뮤 다 보니 P와의 미연시스러운 커뮤만 있고 아이돌 아사쿠라 토오루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라는 비판이 나오는 경우가 있음. 이것은 한-일을 막론하고 나오는 공통적인 반응인데, 개인적으로도 이것은 정당한 비판이라고 생각함.

토오루에게 쏟아지는 이런 비판에 대해 나름대로 뭔가 변호를 하고 싶었던 차, 타이밍 좋게도 이번 S-SR 이벤트 카드가 나왔고 커뮤에서도 이런 비판에 대한 실마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또 다시 장황한 이 글을 쓰고 있음.

토오루쿤은 평소에 아이돌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은 맞음. 추억의 정글짐 오빠인 P때문에 관심도 없던 아이돌 일을 갑작스럽게 수락한 것도 맞고, 윙 초반부 커뮤도 그렇고, 가뜩이나 속을 알 수 없는 양반이 언어적 표현력마저 떨어지는 양반이라 에? 응. 아. 이런 식으로 헛소리만 하고 말이야

자기는 그냥 프로듀서가 하라는 대로 맡은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주변에서는 다들 어이쿠 쩐다 잘한다 아사쿠라 스고이 이 지랄을 하고 있으니 토오루 본인도 ??? 하는 에피소드도 있으며 (토오루 2차 커뮤3)

녹칠 이벤트 스토리였던 천진 커뮤에서 토오루에 대한 코이토의 묘사 + 마도카의 라이벌 의식 묘사 때문에 토오루 = 대충해도 잘하는 재능충 이미지가 씌여진 것도 있고

생방송까지 깽판쳐놓고 히나나와 악플을 읽으면서 '이놈들아 아이돌이 장난이야~?' 이러면서 낄낄거리는 모습이 그려졌으니 아사쿠라 이놈은 도대체 아이돌을 왜 하고 있는건지, 아이돌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이라 이런 비판은 정당하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함.

하지만 윙커뮤에서도 토오루가 아이돌 활동을 진지하게 임하고 있음을 묘사하고는 있음.

윙커뮤 중 P가 말하는 선택지 대사중 하나기도 했던 "인생이 길다면 하나씩 올라가는 재미도 느껴보자"는 메세지가 그렇고, 토오루 윙결승 직전 커뮤에서 토오루 자신도 윙에서 이기고 싶다는 욕구를 내비치는 묘사 또한 그런 것임.

즉, 추억의 정글짐 오빠를 계기삼아 주변에 별 관심 없이 투명할 뿐인 토오루의 세계관이 정글짐 오빠가 데려다 준 아이돌이라는 색에 점점 물들어가고, 그렇기 때문에 토오루는 단계를 거듭할수록 아이돌 활동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장면인 것.

그런면에서 이번 카드의 커뮤야말로 토오루가 아이돌 일을 대충하고 있는게 아니라, 나름대로 진심을 다해 맞부딪히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음.

커뮤에서는 댄스 안무가 자꾸 잘 안되니까 갑자기 스위치가 켜진 토오루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하고, 심지어 녹칠 다른 애들이 놀고 있는 와중에도 혼자서 연습하다가 결국엔 해내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음. (커뮤 요약)

커뮤를 읽으면서 아 아사쿠라 이놈이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향상심, "정글짐을 한 단계씩 올라가는 과정의 재미"를 느끼고 있구나. 생각보다 아이돌 활동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음.

사실 이전에도 문제의 천진 이벤커뮤에서 토오루가 의외의 발언으로 사람 뒤통수를 친 적이 있는데

아이돌이 있는 사람 (アイドルがいる人)이라는 발언임.

생방송 깽판치고 일감없는 상태에서 녹칠에게 쏟아진 악플이야기를 히나나랑 나누는 장면을 보자. 토오루는 아이돌에게 정확한 규칙이 있느냐. 모르겠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아이돌은 이래야한다~는 정확한 규칙이라는 걸 아는건가? 라고 말하면서

그들을 "아이돌이 있는 사람" 이라고 발언함. (한패에서는 아이돌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좋은 의역으로 번역됨) (댓글보고 수정. 居る(있다)와 要る(필요하다)의 동음이의어를 사용하여 해석의 여지를 주기 위해 의도한 것으로 생각함)

즉,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 (= 아이돌 산업에서의 소비자)이 아이돌이라면 이래야하고 저래야한다고 개개인의 마음속에 규범을 정해놓고, 그런 이상적인 아이돌 상을 마음속에 담아놓고 그러한 잣대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을 토오루는 토오루 특유의 표현력으로 '아이돌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로 표현한 것.

그러므로 토오루의 이 발언이야말로 토오루 스스로가 '아이돌은 무엇인가'라고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았으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라고 느꼈음.

이상적인 아이돌은 무엇인가라는 규범이나 잣대가 있는가? 설령 어떤 아이돌이 되고 싶은가라는 목적의식이 없다고 할지라도 그러면 또 어떤가?

천진 이벤트 커뮤 마지막에 P의 독백을 빌리자면 "아직 고등학생이잖아. 갑갑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추억의 정글짐 오빠를 재회하게 만들었고, 오랫동안 같은 시간을 보내왔던 소꿉친구들과 새로운 일을 함께 하면서 지금처럼 쭉 함께 있을 수 있고, 스탭이 꼬이는 댄스 파트에 오기가 생겨서 될때까지 연습하고 끝내 성공하는 것에서 토오루는 정글짐을 오르는 과정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어떤 아이돌이 되겠다는 아이돌의 목적의식이 지금 당장 없다라고 하더라도 원래 무색의 세계관을 가진 목적의식이 없는 양반이 오르는 과정의 재미를 느끼고 그 자체를 목적의식으로 삼고 있으니까, 토오루에게 아이돌 활동은 진심으로 재미있는 것이며 그 자체로 이미 진지하게 아이돌 일에 임하고 있다는 것임.

그렇기에 위의 '아이돌이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 직후, 히나나가 '토오루 선배는 아이돌이 즐겁냐'는 의미심장한 질문에 토오루는 '응, 즐거워'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함.

결국 이번 서폿커뮤에서 나왔던 "마지막엔 공도, 댄스도 둘다 쳐서 날려보겠다"는 대사를 통해서 토오루의 향상심과 아이돌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어느정도 보충설명이 되지 않았을까 싶음.

남은 것은 토오루가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팬'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인데, 앞으로 이 부분의 묘사는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되는 부분임.

덧붙여 이번 커뮤가 '아이돌 활동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는가'라는 주제로 토오루의 향상심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가정한다면. 마도카에게도 나름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함.

계속 꼬이던 댄스 파트를 성공한 토오루는 레슨을 마치고 배트장으로 가자며 '지금이라면 (공 역시) 칠 수 있겠다'고 말하는데, 토오루의 말을 들은 마도카의 반응 ('칠 수 있을까')에서 그런 것을 느꼈는데, 토오루를 라이벌로 생각하는 마도카가 토오루의 저런 향상심을 보고 내심 자극을 받아서 하는 발언이라고 느꼈음.

녹칠 커뮤. 정말 뜨거운 청춘물이구나.

- 녹칠관련 개인적으로 끄적거린 헛소리들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