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속 시체)
괴담 어릴때부터 흔히 말하는 싸이코패스 기질이 있었다. 곤충들이 잔혹하게 죽이는게 첫걸음이였지도 모른다...
곤충들이 머리를 따이고도 꿈틀거리는 몸뚱아리를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동물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길고양이,개를 상대로 시도해보곤 했었다 그러다가 사람들은 어떨까 싶었지만 사람을 살해하면 내가 곤란해진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있었기에 욕망을 억제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항상 날 지켜보는 어머니 또한 경계의 대상이였기에 겉으로는 멀쩡한척 평범한척 행동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날 한 사람과 시비가 붙었고 주의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에 욕망이 시키는대로 살해하고 말았다. 솔직히 죽일때의 쾌감은 내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어떤 쾌감도 대체하지못할 매혹적이며 달콤했다. 하지만 시체를 처리하지 않으면 난 체포될것이고 이러한 쾌감을 두번다시는 느끼지못할게 확실했다.
그래서 집 뒷마당에 있는 우물에 시체를 던져버렸고 뚜껑을 닫아놓았다. 시체를 완벽히 은닉하기 위한 계획을 세울때까지는 확실하게 숨겨줄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우물을 찾아갔을때 시체는 감쪽같이 사라져있었다...어제 일이 착각이였을까?
아니 그 쾌감과 흥분은 절대 거짓일리가 없었다. 그렇게 난 한번 더 살해를 저질렀고 마찬가지로 우물가에 시체를 던져버렸다.
이번에도 역시 시체가 감쪽같이 사라졌고 난 이 우물을 맹신하게 되었다. 이 우물은 시체를 치워주는 매우 훌륭하고 뛰어난 도구였다. 그렇게 하고싶은대로 살해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은 우물에 던져버리는게 일상이였다.
그러다 문득 죽지 않은 인간을 던지면 어찌될까 싶었고 난 한명을 유인하고 큰 상처를 입힌뒤 우물가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시체와 마찬가지로 사라져있었고 난 이 우물을 더 맹신하게되었다.
그런데 그날 어머니께서 날 찾으셨고 눈물을 흘리며 이제 그만해라..라는 섬뜩한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께서는 모든걸 알고있었던걸까..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제거해야만 했다..난 이 쾌감과 흥분을 멈출 수 없었고 증거를 없애줄 우물이라는 확실한 도구가 있었다.
그렇게 어머니마저 살해한뒤 우물에 어머니였던 시체를 던져버렸다 하지만 어쨰서일까...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시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시체를 처리해왔다는걸 알게되었지만 문득 궁금했다... 그렇다면 살아있는 사람을 던졌을때 어머니는 그 사람을 죽였을까 풀어주었을까?
(외동딸 줄리아)
줄리아는 똑꼭한 아이였어요.
게다가 자가가 똑똑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어요.
부모님이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일찍 깨달은, 그런 아이들 중 하나였죠.
그걸 처음 느낀 건 겁에 질렸을 때였어요.
줄리아의 방 안, 침대 밑, 아니면 옷장 속에서 무서운 소리가 들렸거든요.
줄리아는 소리지르며 복도를 뛰어내려갔어요. "엄마! 아빠!"
"무슨 일이니, 아가?"
"괴, 괴물 소리를 들었어." 줄리아는 훌쩍였어요.
줄리아는 부모님이 자기를 안심시키거나, 황당해하거나, 짜증을 낼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대신, 부모님은 방으로 달려가서, 침대 밑을 확인하고, 옷장을 뒤지고, 창문을 점검했답니다.
구석구석 놓치는 곳 하나 없이 꼼꼼히 살폈어요.
줄리아는 이해가 빨랐어요.
두 사람이 뭘 하는지를 깨달았죠.
그녀의 공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주고, 사랑스러운 작은 딸에게 안전하게 지키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었죠.
어디의 육아 도서에서라도 읽었던 것이었을까요?
그러나 줄리아가 얻은 교훈은 자기한테 어떤 권력이 있다는 것이었죠.
그 이후로, 부모님을 잠에서 깨우는 건 한밤중의 놀이가 되었답니다.
줄리아가 비명을 지르기만 하면, 두 사람은 화들짝 놀라 달려왔죠.
그 때마다 줄리아는 눈물에 감춰 웃음을 지었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어요.
어느 밤, 아빠가 조명 기구에 괴물이 들어가 있나 확인하다 넘어졌을 때,
줄리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어요.
"뭐가 그렇게 재미있니?" 아빠는 엉덩이를 문지르며 물었어요.
"아빠." 줄리아는 키득거렸어요. "아빠는 항상 날 믿잖아."
아빠는 화내지 않았어요. 그저 엄마를 바라볼 뿐이었죠.
"한 번." 그리곤 조용히 말했어요.
"딱 한 번, 네 오빠를 믿지 않았었단다."
외동딸인 줄리아는, 그 날 밤 잠을 잘 수 없었답니다.
(인터넷에서 진짜 이상한 설문조사를 찾았어)
직접 경험해 보기 전까지는 밑바닥 인생이 어떤지 아무도 몰라.
10년간 일했던 직장에서 갑자기 짤리고, 여자친구가 바람피는걸 잡았더니 그게 후임자였다면 사람이 생각을 좀 하게 되더라.
젠장할, 학자금도 아직 다 못 냈는데.
인생 이거 진짜 좆같네.
밤새 술 좀 들이키면서 한 마흔개 되는 이력서를 보내고 거지같이 쓴 자기소개서 보내고 나서 그대로 뻗었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고 나서 최소한 면접 전까지는 집에서 돈을 좀 벌어보기로 했어.
그때 든 생각이, 인터넷에서 한 한시간 동안 설문조사 답변 작성하면 5달러짜리 서브웨이 기프트카드나 뭐 그딴거 주니까 내가 할 수 있는건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어. 그게, 내가 당장 돈을 벌 만한 기술같은게 없었거든.
그거 아니면 하루종일 컴퓨터 게임이나 했을테니까. 최소한 밥값은 내 돈으로 안 내겠구나 싶었지.
그런 설문조사 한 5시간 하니까 거의 뻗을 지경이더라고. 예상했던거보다 더 힘들었어. 그렇게 5시간 하니까 현금이랑 기프트카드로 45달러 정도 벌었어.
시간당 9달러 꼴이지. 전에도 이거보다 그렇게 많이 벌진 않았어. 이제 노트북 접고 하루 일을 끝내고 술집에 가서 우울함을 삼켜보자 싶었던 순간, 그게 내 눈에 들어왔어.
그게 그렇게 눈에 띌 만한 게 아니었는데.... 근데 무슨 이유에선지 눈에 들어왔어. 내가 접속하고 있던 사이트 아래 구석에, 작은 광고 하나가 있었어. 그 단순함에 내가 끌렸는지도 몰라. 완전히 하얀 배경에 구린 폰트로 “설문조사를 하시면 현금을 드립니다” 라고 써있었어.
최소한 하려는 말이 명확하기는 하더라고. 하나 더 한다고 뭐 어떻게 되겠어, 라고 생각했어. 나가기 전에 술 마실 돈 좀 더 긁어 모으는게 낫겠다 싶었지.
다시 앉아서, 그 그림 링크 클릭하고 이제 다시 한 번 질문을 헤쳐나갈 준비를 했어. 처음 몇몇 질문은 간단했어. 생각해보니 질문이라기보다 정보 수집용이었던 것 같아. 내 이름, 나이 그리고 직업. 내 키랑 몸무게 묻는게 좀 이상하긴 했는데, 아예 생소한건 아니었어.
근데 첫번째 진짜 질문은 좀 달랐어. 입이 벌어지고 눈이 확 떠지더라. 한참을 쳐다봤던 것 같애.
이게 뭐지?
화면에 이런 질문이 떴어. “당신이 지금 등 뒤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강합니까?”
아래에는 “전혀”부터 “극도로 강하다”까지 다섯 개의 선택지가 있었어.
그 순간 내가 무서워해야 할 마땅한 이유는 없었어. 하지만 난 무서웠어. 숨이 가빠졌고, 등 뒤에 무슨 작은 소리라도 나는게 없나 집중했어.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어. 5분 정도 지나니까, 돌아볼 용기가 생기더라. 등 뒤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 난 안도감의 한숨을 쉬면서 나 자신을 보고 비웃었지.
이건 그냥 장난으로 만든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왕 하는거 즐기기로 마음먹고, “중간”을 클릭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어. 다음에 나온건 이거였어. “당신은 왜 등 뒤를 돌아보겠습니까?”
난 히죽대며 웃었지. 재밌네.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란에 치고 다음을 클릭했어. 3번째 질문은 이거였어. “당신은 비행기에 타고 있습니다. 당신 말고 비행기에 다른 승객은 단 한 명 있는데, 그 승객은 당신 뒤에 앉아있습니다. 어느 시점에, 당신이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서자 그 남성이 없어진 것을 발견합니다. 비행기에 하나뿐인 화장실을 살펴봤지만 그 사람은 그곳에도 없습니다. 당신은 어떤 행동을 취하겠습니까?”
다시 한 번, 난 그 질문을 거의 10분동안 멍청하게 쳐다봤어. 이건 뭔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심리테스트 같은건가? 아니, 분명 그런거겠지? 그렇겠지?
난 지난번 답과 똑같이 적었어. “잘 모르겠다.” 이번엔 진심이었어. 알 수가 없었어. 이딴 질문에 무슨 대답을 해야하는거지?
이제 이 설문에 정신이 팔린채로 다음으로 넘어갔어. 4번째 질문은 이거였어. “당신은 잠에서 깨자 처음 보는 숲 속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지금은 밤이고, 달빛만이 주변을 약간이나마 밝혀주고 있습니다. 약 10미터 떨어진 곳에, 작고 희미하게 불이 켜져있는 오두막이 하나 있습니다. 문을 연려있고, 한 여인이 미소지으며 당신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합니다. 오두막으로 가겠습니까? 이유를 설명하시오.”
이 질문은 지난번 질문보다 그렇게 더 이상하지는 않아서 이상한 심리 테스트같은게 아닐까 하는 내 추론은 아직까지는 유효했어. 사실 이번 질문은 대답해보려고 했어. 어디 다른 곳 갈 데도 없으니 오두막에 들어갈거다 뭐 그렇게 썼어.
다시 클릭해서 다음으로 넘어갔어. 그러지 말껄.
점점 더 정신나간 질문들이 나왔어. 너무 잔인하거나 19금 같은 그런 종류는 아니었어. 그냥 점점 더 이상해졌어. 더 기괴해졌어. 좀 더 심리적으로 흔드는 질문들이었어. 왜 이걸 계속 붙잡고 있었냐고 묻는다면, 내가 뭐라고 확실히 답을 해줄 수는 없을 것 같아. 그냥 그래야 할 것 같다고 느꼈어. 그냥 설명할 수 없는 뭔가 난해하고 불길한 느낌이었어. 하지만 도저히 떨쳐낼 수가 없어서 계속 했어.
그 질문들 중 몇몇은 유독 눈에 띄었어. 예를 들면,
“어느날 자고 일어났더니 당신 방에 엘리베이터가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그 후 매일 자정마다, 약 5분간 그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며,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모습을 드러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엘리베이터 속 당신은 점점 더 심한 부상을 입은채로 등장한다. 당신이 계속 이렇게 살 수 있는가? 아니면 엘리베이터로 들어가 이 모든 것을 끝낼 것인가?”
그리고 또,
“호텔방 안에 있는 당신은 창문을 두드리는 급한 노크 소리에 잠이 깨었다. 블라인드를 통해 힐끗 보니, 두 눈이 없는 한 남성이 보였다. 그는 유리에 입을 대고 당신에게 욕실에 있는 그 여성을 당장 죽이라고 말한다. 당신은 그 남자의 말을 듣겠는가?”
내가 제일 싫어한건 이거였어.
“당신은 엄마와 함께 어린시절 찍은 영상을 보고 있다. 그 테이프 중 하나에서 당신의 엄마는 얼굴을 가린 침입자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당신의 엄마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이 영상을 보고 웃기만 한다. 당신이 보기에, 이는 걱정할만한 일인가?”
이렇게 정신 나갈것 같은 질문에 더해, 뭐랄까 불안한 일들이 실제로도 일어나고 있었어. 한 30분 즈음 했을때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어. 문에 달린 구멍을 통해서 보니 한 남자가 서있었는데, 정신없이 머리를 흔들면서 “아니야”라는 입모양을 내며 내 눈을 바라보고 있었어. 그 남자는 겁에 질린것 같아 보였어. 당연히, 난 문을 열지 않았어.
“회계 감사관”라고 표시된 발신자로부터 열 통 정도의 전화를 받았어. 매번 메세지를 남겼는데, 그냥 누군가가 지지직 거리는 소리를 뚫고 숫자를 말하고 있는걸 녹음한거였어. 사실, 생각해보니 그게 비명을 지르고 있었던 것 같아.
이걸 한 시간 정도 하고 있으니 정신이 붕괴해버릴 것 같았어. 나는 너무 무서워서 등 뒤를 돌아볼 수도 없었어. 등 뒤에 뭐가 있다고 믿을 이유도 없었는데 말이야. 한 번은 여기 환기구에서 약하게 긁는 소리가 나서, 소파로 막아버렸어.
마침내, 이 설문조사의 마지막에 도달한 것 같았어. 하지만 마지막에 있는건 질문이 아니었어. 그냥 문장이 하나 있었어.
“그들을 들이지 마세요. 그들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마치 신호라도 받은 것처럼, 그 말을 읽고 5초만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더 들렸어. 최대한 느리게 그리고 조용히 다시 문에 있는 구멍을 통해서 밖을 봤어. 밖에는 다른 사람이 서있었어. 이번엔 여자였고, 20대 중반처럼 보였어. 그 여자는 두꺼운 블레이저를 입고 있었어. 바깥 온도가 33도는 될텐데 말이야. 여자는 또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어. 결국 그 여자는 종이 한 장을 주머니에서 꺼내 문 아래에 흘려넣었어.
고개를 숙여 그 종이를 보자 이렇게 써있었어.
“거짓말이에요. 당장 아파트를 떠나요.”
지금 그 뒤로 30분 정도가 흘렀어. 난 이제 컴퓨터 화면도, 밖에 있는 여자도 볼 엄두가 안 나. 그 여자는 아직 밖에 있어. 문 밑으로 여자 다리의 그림자가 보여. 몇 분전에 내 침실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그 뒤로 침실 문을 의자로 막아놨어. 지금 그 문 뒤에서 뭔가 일그러진 중얼거림이 새어나오는게 들려.
밑바닥이라고 생각했던게 그렇게 나쁜건 아니었나봐.
근데 내가 씨발 여기서 뭘 어떻게 해야 돼?
("얘야. 우리 같이 안전한 인터넷 사용에 대해서 얘기 해보자") 나는 내 아들 옆에 나란히 앉으면서 말했어. 아이가 열중하고 있는 노트북 화면에는 마인크래프트의 퍼블릭서버가 펼쳐져 있었지 특히 그 애의 눈을 사로잡은 건 채팅박스 속 수많은 대화들이었어.
"잠깐만 게임을 멈출 순 없겠니?"
그 애는 게임을 끄고 노트북을 닫았지. 그리고 날 보며 이렇게 말했어. "아빠. 또 그 저질 같은 괴담얘기 를 시작하려는 거에요?" "뭐어라고?" 나는 상처받은 척했어.
"나는 네가 지금까지 내 얘기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들을 키우면서 나는 이런 저런 얘기를 해줬었어. 마녀나 귀신 뭐 늑대인간 같은 걸 만난 소년들의 얘기 말이야. 다른 부모들이 그러는 것처럼 나도 그런 이야기를 통해 아들에게 도덕심을 길러주고 안전에 대한 교훈도 주고 했지.
나같은 싱글대디들은 가능한 모든 양육기술들을 동원해야 하거든. 아이는 자기 얼굴을 긁으면서 대답했어. "내가 6살 때쯤엔 괜찮았죠. 하지만 난 이제 다 컸으니까 그런건 하나도 안 무서워요. 그런건 다 바보같애. 만약 아빠가 지금 나한테 인터넷에 관한 애기를 해주려고 한다면 진짜 진짜 무서운 얘기여야 할 거에요!"
내가 못 미덥다는 눈으로 바라보니까 이렇게 덧붙이기까지 하더군 "난 10살이라고요! 어떤 무서운 얘기도 다 감당할 수 있어요." "음··· 그렇다면. 한 번 해볼게" 그리고 이야기를 시작했어.
"예전에 코비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러면서 아이 표정을 봤더니 도입부터 하나도 무서워하는 거 같진 않더라고. 아빠가 또 저질 괴담 하나를 더 얘기하는구나 하면서 깊게 한숨을 쉬었지. 어쨌든 난 계속했어.
"코비는 몇몇 애들용 웹사이트에 가입했어.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인터넷에서 어울리기 시작했지. 게임 내에 있는 채팅 같은 걸로 얘기를 나누기 시작한 거야. 그리고 10살짜리 소년, 'Helper23'과 친구가 됐어. 그들은 같은 비디오 게임을 좋아하고, 즐겨보는 티비 쇼도 같았거든.
서로 농담도 하면서 낄낄대고 같이 새로운 게임을 탐험하기도 했지. 그렇게 그들이 친해지기 시작한지 몇 개월 뒤에 코비는 게임 속에서 Helper23에게 다이아몬드 6개를 줬어. 그건 진짜 통 큰 선물 이었어. 그리고 코비의 생일이 다가오자 이번엔 Helper23이 코비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했어.
진짜 세계에서의 쿨한 선물로 말야. 코비는 Helper23에게 자기 주소를 알려줘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어. 그 애가 다른 어른들이나 낯선 사람한테 그 주소를 얘기하지 않는다고 약속만 한다면 문제 될게 있나 한거지. Helepr23도 당연히 약속했어. 자기 부모님한테도 절대 말 안하고 소포만 보낼 거라고." 여기서 이야기를 잠깐 끊고 아이에게 물었어. "이게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하니?" "아뇨!" 아이는 고개를 막 흔들었어.
이때부터 아이는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었지. "그래. 코비도 그렇게 생각했단다. 코비는 주소를 알려준 것에 죄책감을 느꼈어. 그리고 그 죄책감은 계속 커져만 갔지. 다음날 저녁 파자마를 입을 때쯤 그 죄책감과 공포는 엄청나게 커졌어. 그 애 인생에서 가장 큰 수준으로 말야.
결국 코비는 부모님에게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어. 혼날 것은 뻔하겠지만 그래도 양심이 가책을 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코비는 침대에서 꿈틀거리며 부모님이 자길 재우러 와주길 기다렸어."
내 아들은 이제 무서운 부분이 다가올 거라는 걸 느끼고 있었어. 그렇게 자신있게 덤볐던 처음과는 다르게 아주 토끼 눈이 돼서 몸을 쭉 빼고 있더라고. 난 조금 더 잠잠하고 분명한 말투로 애기하기 시작했어..
"그때 코비는 집안에서 나는 온갖 소리를 들었어. 세탁실에서 나는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창문 밖에서 가지들이 벽을 긁는 소리. 그의 어린 동생이 놀이방에서 옹알대는 소리. 그리고 다른 소리들도 좀 섞여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잘 듣진 못했지. 그리고 드디어 그의 아버지가 복도를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어.
"아빠?..." 코비가 조심스럽게 불렀어. "저 말씀드릴 게 있어요." 그러자 그의 아버지가 복도에서 쑥 머리를 내밀었어. 조금 이상한 각도였지.
어둠 속이라 그의 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딜 보고 있는지도 확실치 않았어. 그래 코비야" 목소리 역시 이상했지. "괜찮아요 아빠?" 코비가 물었어. "어허!" 그의 아빠가 이상한 목소리를 꾸며냈지. 코비는 이불을 뒤집어 쓰며 물었어. "어..엄마는 어디 있어요?" "여기 있단다!" 코비의 엄마가 아빠 밑으로 머리를 쑥 들이밀었어. 그녀의 목소리는 과장된 가성으로 들렸어.
"너 지금 말하려던게 Helper23에게 집주소를 알려줬다는 거니? 왜 그랬어! 그렇게 인터넷에 개인정보를 올려선 안 된다고 했잖아!"
심지어 걔 아이도 아니었어! 널 속인 거야. 걔가 무슨 짓을 한 줄 아니? 우리집에 들어와 서 우리 둘을 죽이려고 했어! 그러곤 너랑 시간을 보내려고!"
복도를 향한 문이 더 열려 젖히고, 젖은 자켓을 입은 뚱뚱한 남자가 나타났어. 손에는 두 개의 머리가 대롱 대롱 잡혀있었지. 코비 는 숨이 넘어갈 정도로 소릴 질렀어. 그러자 남자가 머리들을 떨어트리곤 칼을 뽑으며 소년에게 달려갔어." 내 아들도 이 부분에서 소리를 꽥 질렀어.. 그래도 난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어.
"몇 시간이 지나고 이제 코비는 거의 죽어가고 있었어. 그의 비명은 흐느낌이 됐지. 그때 살인마는 다른 방에서 들려오는 아기 울음소리를 깨닫고 코비에게서 칼을 뽑았어. 그에게 그건 완전 보너스 같았지.
그 전까진 한 번도 아기를 죽여본 적도 상상해본 적도 없 었거든. Helper23은 이제 코비가 혼자 죽도록 내버려 두고 아기 울음소리를 쫓아갔어. 놀이방에 들어간 그는 아기 침대에서 아기를 꺼내 안아 들었어. 아기를 자세히 보기 위해 테이블 쪽으로 움직였지.
그런데 그가 안아 들자 아기가 울음을 그친 거야. Helper23을 보며 아기는 방긋방긋 웃었지. 그 전까지 그 는 한번도 아기를 안아본 적 없었지만 마치 프로처럼 아이를 흔들며 어르기 시작했어. 피 묻은 손을 담요에 닦고 아기의 볼을 쓰다 듬었지. "안녕, 귀여운 녀석"
그는 그토록 격렬했던 자신의 분노와 폭력성이 녹아 내리고 뭔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정들이 솟아나는 걸 느꼈어. 그는 놀이방에서 코비와 아기를 집으로 데려갔어.
그리고 윌리엄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자기 자식으로 키웠단다." 내가 이야기를 마치자 내 아들은 눈에 띄게 떨고 있 었어. 딱딱거리며 숨을 몰아 쉬고 말도 거의 더듬으면서 이렇게 말하더군.
"하지만... 아빠. 윌리엄은 내 이름이잖아요."
난 아이에게 윙크 하면서 머릴 쓰다 듬어 줬지. "물론, 네 이름이지." 그러니까 윌리엄이 울면서 그의 방으로 뛰어올라가더라. 하지만 뭐... 아이도 내심 이 이야기가 꽤 맘에 든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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