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클 광탈의 아픔을 뒤로 하고 오늘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갤주의 방랑자 앨범을 들었다.
갤주 앨범은 때때로 최애가 바뀌는데 방랑자 앨범이 오늘 마음 속에 쏘옥 박혔네

슈베르트의 직설적이고 솔직한 방랑자 선율이 때론 촌스럽다고 느꼈는데 이곳 저곳을 떠돌며 분신술하는 갤주 뮤비를 봤을 때, 리스트 소나타로 마무리 되는 앨범의 스토리로 봤을 때, 슈베르트의 짧은 인생과 리스트의 긴 인생의 여정 그 자체를 담은 것 같단 생각을 했어

베르그의 음악은 둘의 인생을 비교하며 이어질 듯 말 듯 확신할 수 없는 오묘한 마음을 표현한 것 같았고

요즘은 갤주가 순례의 해를 연주해서인지 다른 어떤 작곡가의 곡들도 찰떡같이 연주하지만 그중에서 리스트 곡을 참 잘 해석한다고 느껴
리스트의 곡들이 테크닉적으로 복잡하고 어려워 시끄럽게 들린 적도 있는데 갤주 연주로는 한 번도 그런 식으로 들린 적이 없었어 그저 아름답게 들렸지

예쁘고 멋있고 밝고 화사하고 반짝 빛나는 느낌에 더해서 슬프고 비장하고 때로는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결국엔 아름다운 그런 연주로 들려주지

마클 광탈로 살짝 속상했지만 기다리는 동안 행복했다 갤주와 갤주의 연주 좋아하는 거랑 똑같아 좋아하는 동안 느낀 기쁨이 그가 내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이고 그 이상의 것들은 당연한 게 아니다
마클에 떨어졌지만 갤주 덕분에 행복한 건 변함 없다
을매나 다행이야 출구 찾을 뻔했는데 역시 출구는 없었어 5월 공연이나 잘 기다려야지


https://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l2LMAxHQ_TX7qtE70eZNy3EWKgR5sX6h0&si=HzO88iPR25VMlK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