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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가서 여자 친구 사귄 썰.

ㄴㄴ(223.33) 2022.02.14 21:05:07
조회 5787 추천 4 댓글 0

그럴 때 있지 않냐? 끝도 없이 무기력해지고, 인생사 아무것도 재미가 없는 그런 시기.
21살에 내가 딱 그런 시기를 보내고 있었음,,, ㅇㅇ

이렇다 할 목표가 없으니 동아리나 대외활동 같은 걸 하지도 않았고
성적 맞춰 들어간 대학에 애정이 있을 리가 없었지. 그래서 과 생활도 거의 안(못) 했고.

알바도 하려고 하긴 했는데 뭐... 나이도 그렇고 남자라서 그런지 구하기가 힘들더라고.
기껏 한 게 고깃집 불판 닦는 알바 ㅋㅋㅋ
그런 곳에서 무슨 이벤트가 생기겠냐. 어리고 만만하니 노예 취급이나 당했지.
그런데 밥은 잘 주더라 ㅇㅇ

어쨌든 진짜 외롭고, 재미없는 시기였음.

친구가 너무 사귀고 싶었고, 특히 연애가 너무 고팠음. (21세, 모쏠, 여사친 0명)
이게, 사람이 삶에 자극이 없다 보니까 별의별 생각을 다 하게 되더라고.
슬슬 우울해질 때 즈음,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외여행이란 걸 가 보기로 마음먹음.

처음이기도 하고 돈도 얼마 없어서, 제일 만만한 일본에 가 보기로 함.
당시엔 노재팬 전이라, 휴가 피크 철에도 저가 항공이 되게 많았음.
과장 보태서 부산, 제주도 다녀오는 거보다 일본 갔다 오는 게 더 쌌음.

처음이지만, 어떻게 표 예매도 하고 숙소도 예약하고.
오랜만에 들뜬 마음으로 여행을 준비함.

그렇게 여행 출발 당일.
처음으로 한국을 떠나 본다는 생각에 설레서 잠도 못 잤지만.
힘찬 발걸음으로 아침 비행기를 탐. 출국 수속 같은 게 복잡할까봐 걱정했는데 그렇게 안 어렵더라.

목적지는 오사카의 나리타 공항.
약 1시간 반 정도의 비행 끝에, 무사히 도착한 후 역사적인 첫발을 디뎠음.

놀라웠던 점이 2개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한국과 가까워서 놀랐고, 존~나게 더웠음.
그때가 8월인가 그랬는데, 한국 뺨치게 습하고 덥더라.

햇빛도 너무 강해서 그냥 돌아다니다가는 ㅈ될 것 같아서 일단 공항으로 들어옴.
편의점에 들려서 난생 발라 보지도 않았던 썬크림도 바르고
한숨 돌린 후에 도톤보리라는 곳으로 출발함.

도착한 후에 느낀 점은.... 음....
한국의 청계천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 길도 좁고 사람도 많고 정신이 없었음.
근데 시발 ㅋㅋ 일본인보다 한국인이랑 중국인이 더 많더라.
심지어 시장에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한국어랑 중국어 버전으로 나오더라고.
ㄹㅇ 여기가 인사동인지 일본인지 구분이 안 되더라 ㅋㅋ

마침 그 당시에 내 고딩 친구 중 한 명이 여기서 알바를 했음. (워홀)
그래서 얼굴도 볼 겸 친구네 가게에 들어갔는데, 마침 자기 끝날 때라고 같이 밥이나 먹자더라.

근데 거기가 향수나 비누 같은 거 파는 데였음
진짜 향기가 너무 진해서 머리가 아플 정도였는데
더운 날씨 탓에 땀도 많이 흘린 상태에서 맡으니까, 숨을 못 쉴 정도였음.
그래서 나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자기 직원 할인되니까 가족들 기념품이나 사라고 하더라고.

그렇게 친구는 정리하러 들어가고, 나는 가게 구경을 하게 됨.
보다 보니까, 어찌저찌 시연하는 곳까지 도착했는데
거기 담당 직원이 말을 거는 거임.
'혹시 oo이 친구예요?'
'아... 네 맞아요 ㅎㅎ'
알고 보니, 얘도 한국인이더라고. 친구랑 비슷한 시기에 워홀로 왔대.

그런데 문제는.. 얘가 겁나게 이뻤어. 고딩 때 반에 한 명씩 있는 일진 상이었음 ㅋㅋ
안 그래도 찐따라 처음 본 사람하고 제대로 말도 못 하는데 ㅋㅋ
진짜 존나 얼탔음 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ㅂㅅ같네.

어쨌든, 나 때문에 대화가 잘 안 되니까
기왕 온 거 시연이나 한번 해보라 해서 체험을 해봄.

무슨 특이하게 생긴 비누? 같은 걸 주는데 이게 피부에 좋다나 뭐라나...
앞에 수조도 있어서 직접 씻어 봤음.
사실 그때는 초긴장 상태였던지라, 얘가 뭐라 하는지 잘 안 들렸음 ㅋㅋ

그런데 얘가 갑자기 내 손을 잡더니, 내 손에 비누를 발라주는 거야.
'이 비누는 지성보다는 건성 피부에 좋고~ 뭐가 어쩌고 저쩌고~.'
내 손을 씻겨 주면서 설명을 해 주더라고.

안 그래도 긴장되는데 갑작스럽게 스킨십까지 하게 되니까
몸이 그냥 굳어버림...
걍 눈 깔고 아래만 보고 있는데 얘가 갑자기 손깍지를 끼더라?

화들짝 놀라서 앞을 보니까, 그냥 말없이 씩 웃고 있더라고.
이때 진짜 오만 상상 다 했던 것 같음.
그냥 설명해주는 데 굳이 손깍지까지 낄 필요가 있나?

존나 당황했지만, 꼴에 여유롭게 넘긴다고
그냥 마주 보고 씩 웃음. ㅋㅋㅋㅋㅋ

슬슬 어색해질 찰나에, 뒤에서 친구가 부름.
준비 다 끝났으니까 나가자고.
ㅋㅋㅋ 다행이었지. 그때 그 순간은 다시 생각해도 뻘쭘함.

어쨌든, 친구 따라서 시장 구경도 하고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신나게 놀았음.

그렇게 친구랑 헤어지고 숙소에 들어옴.
의외로 비즈니스 호텔이 싸서, 게스트 하우스 말고 호텔에서 묵기로 함.

들어오자마자 씻고 침대에 누우니까 살 거 같더라. 다시 생각해도 일본 진짜 개더움;;
바로 찬물 샤워 갈기고 에어컨 풀가동함.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았는데...

잠이 안 오는 거야. 분명 몸은 존나 피곤한데
낮에 만났던 그 여자애 생각에 잘 수가 없었음...

그런데 그때, 갑자기 전화가 오는 거야.
정확히 말하면, 전화가 아니라 페이스톡 ㅇㅇ

친구가 걸었나? 별생각 없이 받았는데
ㅋㅋㅋㅋㅋ.... 낮에 봤던 그 여자애 얼굴이 나오는 거임.

5초가량 뇌가 굳었음.
얘가 왜 말 안 하냐면서 웃길래 그제야 정신 차림.

내 연락처는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까
친구한테 내 카톡 아이디를 물어봤다고 함.
얘가 왜 나한테 전화를 걸었지? 어떻게 초면에 영통을 걸지? 이게... 인싸?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음.

그렇게 여행에 대한 거, 학교 얘기나 한국 얘기 등 꽤 오래 통화했음.
일본에 오고 오래됐는지 궁금해하는 게 많더라고.
얘기하다 보니까 코드도 맞고 관심사도 비슷해서 거의 두 시간을 넘게 통화함 ㅋㅋ

알고 보니까 나보다 한 살 어리더라.
낮에 봤을 때 얼 탔던 내 모습이 너무 웃겨서 친해지고 싶었다고 함.
마침 자기도 다음 날 쉬는데, 괜찮으면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하더라고.
당황스러웠지만 뭐. 나는 무조건 오케이였지.
도톤보리 근처에 우메다역(서울로 치면 동역사 같은 곳)에서 저녁쯤에 보기로 함.

그렇게 일본에서의 첫날 밤은 지나가고 다음 날이 됐음.
아침에 교토로 가는 기차를 타고, 혼자 재밌게 놀다가 4시쯤 돼서 우메다로 돌아옴.
마침 얘도 역에 도착했다네.
역이 워낙 넓어서 전화를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내가 나온 개찰구 앞에 서 있더라고.

유니폼도 예뻤는데 사복 입으니까 더 예쁘더라 ㅋㅋ
근데 여름이라 그런지... 옷에 노출이 굉장히 많더라고. 좀 부담스러울 정도였음.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하고 이야기 좀 했어.

어디로 갈지 고민했는데
둘 다 배가 안 고파서 그냥 맥주나 한잔하기로 함.



아 쓰다 보니까 길어지네. 손 아프니까 다음에 이어서 씀.
그래도 옛날 생각 나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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