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르고스

오레스테스의 아들이자 미케네의 왕이었던 팃사메노스 치세에 이른바 '헤라클레스의 후예들'이라 불리는 도리스인들의 침입이 있었다. 이들을 이끄는 지도자는 아리스토데모스, 크레스폰테스, 테메노스 삼형제였는데, 이중에서 장남이었던 테메노스는 템메니온을 거쳐 아르고스를 정복했다. 이후 도리스인들은 에피다우로스, 트로이젠, 헤르미오네, 플리우스, 시키온, 클레오나이 등에 정주하게 되는데, 이때 아르고스는 이 도시들과 결속력이 약한 연맹 비스무리한걸 구성한걸로 보이며, 아르고스가 그 연맹의 정점에 서게된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도리스인 향우회같은걸 만들었다는 소리다. 이 연맹은 기원전 7세기 즈음에 와해된다.

아르고스의 도리스인들은 정주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원주민들을 헤일로타이와 유사한 김네테스, 혹은 김네시오이라는 종속민으로 전락시켰고, 도리스인들의 종주권을 인정한 원주민들은 페리오이코이, 혹은 오르네아타이라는 2등시민으로 삼았다. 스파르타의 클레오메네스 1세에 의해 아르고스 주민 6천명이 죽고 수 백명이 산 채로 숲에서 불에 타 죽는 사건이 벌어지자 아르고스의 정권을 김네시오이들이 한 세대 동안 차지한다던가, 페리오이코이 도시였던 티린스가 아르고스에게 반란을 일으켰다가 진압당하는 등의 사건이 벌어지던걸 보면 아르고스 지배층과 종속민들의 사이는 제법 험악했던 것 같다.

2. 시키온

이 도시도 역시나 도리스인들에 의해 정복된 도시로, 이곳에 정주한 도리스인들은 아르고스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도리스인들은 힐레이스, 디마네스, 팜필로이라는 3개의 부족 체제로 구성되는데, 특이하게도 시키온은 아이기알레이스라는 非도리스계 부족을 포함한 4개 부족 체제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아이기알레이스와 도리스 3부족이 동등한 위치에 있었던 것은 아니고 아이기알레이스는 제한된 시민권을 가진, 조금 더 급이 낮은 부족으로 간주됬지만 말이다. 아이기알레이스에도 포함되지 않은 원주민들은 카토나코포로이, 코리네포로이라는 종속민이 되었는데, 대개 이들의 처지는 헤일로타이와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

3. 크레타

크레타는 시민, 페리오이코이, 종속민의 3계급으로 나뉘어지며, 종속민은 여기서 1등 종속민인 므노이아이, 2등 종속민 아파미오타이로 또 나뉘어진다. 차이는 국가에 세금을 바치는가(므노이아이), 주인에게 세금을 바치는가(아파미오타이). 또 고르틴 법에는 오이케에스라는 종속민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아파미오타이와 동일한 계층으로 인식된다. 특이하게도 크레타의 종속민들은 자유민들과의 혼인이 법적으로 허용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고르틴 법에 오이케에스가 자유민 여성과 결혼했을 경우에 대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개인 재산 보유, 상속도 가능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종속민 치고는 대우가 좋았다는 것이지 개개인의 무장은 당연히 금지되었고, 김나시온의 출입도 엄격히 금지되는 등 차별은 있었다.

4. 테살리아

테살리아의 종속민들로는 테살리아인들의 직접 지배를 받던 페네스타이, 그리고 간접 종속민인 페라이오이, 마그네타이, 아카이오이 프티오타이 등이 있다. 페네스타이는 죽임당하거나 매매당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개인에게 소속되어 토지를 경작하고 납세하는 계층으로, 대우가 매우 좆같았기에 자주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간접 종속민들은 전쟁이 터지면 군대와 전쟁세를 제공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그 밖에도 종속적인 노동계층이 있었던 곳은 많았다. 비잔티움에도 프루니코이라는 비티니아계 종속민이 있었고, 이탈리아의 그리스 식민도시였던 키메 역시 캄파노이인들에게 정복되어 종속민으로 전락했다. 헤라클레이아도 원주민들이었던 마리안디노이들이 지배층인 도리스인들에게 종속되어 납세하기도 했고.

심지어 메세니아도 헤라클레스의 후예들의 일파였던 크레스폰테스에게 정복되고 원주민들이 종속(재산과 권리를 유지하기는 했지만)되기도 했다. 기원전 427년에 있었던 아테네인들이 메팀나를 제외한 레스보스 전역을 식민지로 삼았던 미틸레네 사건 때도 기존 주민들이 전부 소작농으로 전락하기도 했는데, 이것도 일종의 종속형태라고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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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유명한 스파르타의 사례는 제외함. 솔직히 토갤에서 헤일로타이 모르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

1. 자유민 여성과 오이케에스가 혼인할 수 있었다는 내용은 정확하게 말하면 "남편과 이혼한 자유민 여성이 아이를 낳고 1년 이내에 오이케에스와 혼인하면 자식은 오이케에스에게 귀속된다"는 내용으로, 태어난 자식은 아버지의 신분에 속한다는 내용인데, 하여튼간에 자유민 여성이 농노계층, 종속민 계층과 혼인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대놓고 실려있는거니까.

2. 아르고스를 반신불수로 만든 클레오메네스 1세는 그 유명한 레오니다스 1세의 형(엄마가 다르다)으로, 당시 그리스인들에게는 기행이었던 포도주를 희석하지 않고 마셨다던가, 신성한 원림에서 적군을 산 채로 태워죽였다던가, 죽을 때 목 아래까지 칼로 난자해서 자살했다는 등의 일화가 전해짐. 몇몇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클레오메네스가 저주를 받았다던가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던가 하고 말했다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