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겜 이야기 나오길래, 마침 구닥다리 시절에 원조 제남충이었으니 썰을 풀어봄.

3판까지 워해머는 유닛 여럿 나오는 TRPG 느낌이 강하다가 4판부터 우리가 아는 그 워해머가 됐다고 보면 됨. 1:1 정규 배틀 중심, 확실하게 분리된 팩션 등등.

4판 시절.

태초의 제국 보병은 검방 + 할버드 + 창에 추가로 그소가 있었음.

이때는 그소가 정예부대 컨셉이 아니고 그냥 알보병이 양손검 들었을 뿐인 부대였음.

근데 나름 밸런스가 절묘했음

창 : 창병은 보겜에서는 쭈욱 스테디셀러였음 방패 들고 2열 공격 가능성 있고.

검방 : 창병에서 방패 뺀 대신 근공근방이 조금 높았다. 이때는 패리 룰 생기기 전이라 근접전에서도 남들이랑 방어력 똑같음.

할버드 : 보겜 할버드엔 대대형 이딴거 없다 그냥 공격력만 올려줌.

양손 : 공격력을 많이 올려주는 대신 돌격하고도 선제권을 양보하는 느린 무기였기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렸음.

밸런스가 절묘한건 장단점이 맞물려서가 아니라 솔직히 다 별로여서 그랬음. 적이 조금만 세도 알보병들이 무슨 무기 들었는진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냥 머릿수로 버티는 용도.

난 검방 썼었는데 이유는 저렴해서임. 인게임이나 실물 가격이나.

그소 대신 정예 중보병도 있었는데 이게 제남충들 꿈속에도 나온다는 하마 라익스가드임.

잡병들과 달리 근공근방, 공격력이 높은데다 중갑+방패를 장비하고 있어서 제일 튼튼했다.

근데 이 시절에는 중갑+방패를 착용하면 이동력이 감소되는 패널티가 있어서... 드워프랑 이동력이 같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음.

그리고 검방 외에 다른 무기를 들 수가 없는데 이건 정규 편제 정예보병이 아니라 기사들이 랜스 버리고 말에서 내린거라 당연한거긴 함.

잡병에 비해 2배 비쌌기 때문에 밥값을 도저히 못하는 애들이었음. 하지만 나는 썼다 왜냐면 좆간지가 나기 때문이지.

성능충의 선택지는 플래즐런트였음. 뭘 해도 안되는 제국 보병들 사이에서 도망 안가는 모루라 의미가 있었음.

여기서 끝인 것 같지만 놀랍게도 선택지가 더 있었음.

이 시기 제국은 진정한 보편 제국이었기 때문에 정규 로스터에 이종족 유닛이 포함되어 있었다. 드워프, 하플링, 오거임.

이 중에 하플링은 공방이 너무 약해서 모루로는 못쓰고, 드워프나 오거는 모루로 고려될 수 있었음.

드워프는 방패, 창, 석궁 등으로 무장할 수 있었음. 방어력이 좋아서 유용한 모루였음.

설정상 라이클란트 커뮤니티에서 몇 세대에 걸쳐서 살아온 드워프 사이에서 징집된 연대라고 함. 용병 나부랭이가 아닌 제국의 신민들이라는 이야기임.

오거는 모루보다는 망치에 가까운 유닛이지만 4판 환경에서 중형 덩치들이 워낙 효율이 좋았기 때문에 상대에 따라서 모루로 쓸 수 있었다.

오거는 다들 예상하겠지만 제국에 고용된 용병임.

아 스탱 빼먹었네. 4판 스탱은 나중 스탱보다 구리고 답답했음. 대신 적 유닛 위로 깔아뭉개고 지나간 자리 못피하면 깔려죽고 이런건 재밌었음.

그러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5판을 지나 6판이 나왔다. 4판 5판은 일부 룰 개정 수준이고 6판에서 대격변이 일어남.

4~5판과 6~7판의 가장 큰 차이는 캐릭터 위주 게임에서 병력 위주 게임이 되었다는 것임. 그래서 미국인들은 전자를 '히어로해머'라고 불렀었음.

이전에는 군주나 영웅들이 너무 강하고 괴수들도 강하고 마법도 강해서 알보병 모루들이 할 수 있는게 상당히 제한되어 있었음.

하지만 6판부터 캐릭터들이 약해지고 특수룰 붙은 정예 유닛들도 약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평범한 모루들이 좋아졌음. 평범의 상징 제국 알보병들이 나름의 개성을 가지게 됨.

아니 별 내용 없는데 쓰는데 시간 겁내 걸리네 ㅠㅠ 정리글 쓰는 토붕이들한테 존경심이 생겼다. 나머지는 나중에 시간나면 이어서 쓰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