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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재택 독서 좋아(잡설)앱에서 작성

곱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26 17:37:31
조회 141 추천 1 댓글 11
														

창밖에서 바람과 함께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온다.

글이 전달하는 요소들을 생각해본다.
감성 그리고 언어
감성은 글의 맥락을 형성한다. 감성은 글이 아닌 모든 창작물, 또는 감상할 수 있는 대상들에 존재한다.
낯선 방안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공기와 같은 것. 방마다 공기의 밀도와 풍기는 향취가 다른 것처럼 제각각의 대상은 저마다의 질감으로 피부에 와 닿는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기억하고 특별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총체적인 감상의 집합으로 개인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감성은 언어화되기 이전의 직관적 경험들까지 포함한다.

언어는 위의 감성이 짜여지는 틀이다. 연금술사가 공기중의 원소들을 그러모아 단일분자로 물질화하듯이 글을 쓰는 사람은 최소한의 의미단위인 단어들과 빈칸의 공백으로 날과 줄을 짜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현재의 문화예술은 과거의 유산을 이어받아 수많은 장르적 파생을 이루어 감성적으로는 대단히 세밀한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되지만,
글의 언어에 대응하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단조로워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시 글에 대한 주제로 범위를 축소시키자면,
이에 대한 분석을 세 가지로 정리해본다.

첫번째는 단조로운 단어의 사용, 그리고 신조어로의 대체현상이다. 중후한 먹빛으로 쓰여지던 한자어는 사멸하고 있다. 세종대왕께서 창건하신 한글은 세계적으로 위대한 발명이며, 속국시절에나 쓰던 한자는 국어의 스펙트럼내에 존재해선 안되는 것인양 추방당하고 있다. 너무 어렵다는 이유가 크다. 자연스레 언어적 깊이는 얕아지고, 매년 발표되는 새로운 우리말은 어느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다.
대조적으로, 신세대와 마케팅업계가 선보이는 신조어는 늘상 신선하다. 비록 말장난처럼 들릴지언정 오늘날의 트렌드를 캡쳐하는데는 제일이다. 그러나 이 또한 수 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기되거나 잊혀진다.

둘째는 감성에 반대되는 사상의 부재이다.
이데올로기의 사멸과 함께 인문학은 쇠락했고
데이터중심의 과학적 실증주의는 모든 분야에 자리잡았다.
장광론을 설하는 사람은 광인이 되었다. 모두가 차분하며 쿨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에 의심을 품지 않으며, 의미 또한 부여하지 않는다.

셋째는 소비중심적 문화다. 창조와 수복의 부재.
젊은 세대일수록 요리하는 인구가 적다고 한다.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맛집탐방하는 게 문화이자 교양이 된 요즘, 일상중의 창조활동에서 느낄 수 있는 몰입과 이에 필요한 끈기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사회안전망의 느슨한 격자들을 메꾸며 촘촘해지는 사회적 규율과는 반대로 개개인의 윤리의식은 흐릿해지는 것 같다.
규칙 또한 말이지만, 규칙의 감성영역에 해당하는 사회정의와 책임정신이 부재하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주는 단어의 무게감은 여실히 가벼워졌다. 누군가를 변호하는 것, 이것 또한 말이다.
모두가 말을 한다. 틀린 사람은 없는 듯하다.
그렇기에 모두가 틀린 말을 한다. 맞는 말은 없어졌다.

세치 혀는 사람도 잡고 천하도 잡는다지만
오늘날의 말은 스크린 상의 문자들로 치환되었다.
어떠한 메아리도 퍼지지 않는 말이 되었다.





뱀발
정작 읽던 책은 주제랑 관계없는 던전밥 작가의 단편집, 서랍속 테라리움이라는 게 함정

장광설은 챗gpt는 할 수 없는 인간 글쓴이의 특별한 영역이다. 점과 점을 이어 직선같은 곡선을 그리는 것. 이어질 듯 안 이어질 듯한 모호함도 기계가 흉내낼 수 있을까.
나는 내 직업이 필요없어지는 시대가 오길 은근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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