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에는, 진실이 담겨있다.

아버지께서 쓰려지셨기에, 나는 5년 만에 귀성하고 있었다.

97년의 가을.

슈카상을 보러간 것은,

아버지의 수술이 그날 밤으로 잡힌 오후였다.

「경마, 제가 보고 올테니까, 어서 주무십쇼」

암말 삼관 레이스를

엄마와 함께 함께 관전하는 것이, 아버지의 취미였다.

「… 쿄에이 마치 사줘」

다른 사람 같은 갸냘픈 목소리였다.

1번 인기는, 쿄에이 마치의 숙적 메지로 도베르.

아쉬운 패배 행진을 이어가던 아버지 메지로 라이언의

설욕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런 명문가의 딸 대신,

그냥 빠른 마치를 사랑하는 것은,

정말 아버지다웠다.

마치는, 더할 나위 없이 순조롭게 선행했다.

이길 수 있어. 확신한다. 하지만, 최후의 백 미터.

메지로 도베르의 날카로운 「선입」에,

1착을 빼앗기고 말았다.

부모의 원통함을 또 하나 풀어준 도베르에

「효녀구나!」 라는 소리가 나왔다.

효도인가. 나는 어떤가.

교과서 살 돈이라고 속여, 몇 번이나 돈을 받아낸 것.

취직한 척 한 것.

「일」 때문이라며 설날에도 돌아오지 않은 것.

항상 거짓말로 부모님에게서 도망쳤다.

그때, 터프에서 시상식으로 향하는 메지로 도베르에게,

이런 말을 들은 것 같았다.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이건 도베르가 준 기회다.

병실로 돌아왔을 때는, 수술 직전이었다.

「마치가 이겼어!」 거짓말을 했다.

「오오, 해냈구만」 감회가 깊은 듯한 아버지.

「아아, 아부지도 힘내십쇼」

「힘내야 하는 건 니아이가」

거짓말 덕분은 아니겠지만,

수술은 성공했다.

내가 도쿄로 돌아가는 아침,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그 레이스, 아빠도 라디오로 들었단다」

뭐야, 속았구만.

그래도, 뭐 그런거지, 라고 생각했다.

우리 아부지답구만.

슈카상

10월16일(일) 교토경마장 잔디 2000M

끝.

사족 -

이 글의 화자는 남자이고, 화자와 아버지가 대화할 때는 사투리를 사용한다.

하지만 핫산 본인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만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사투리 느낌만 살짝 나게 핫산했음.

더 좋은 핫산 있으면 댓글에 달아주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