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함이 없으면, 강함도 없다.

「일이 좀 있어요」

그렇게 말하고 형은 교토로 올라왔다.

어차피 나리타 브라이언을

직접 볼 핑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경마장으로 불려졌다. 94년의 킷카상.

「역사상 5번째 삼관마가 될거야」 라는 형.

젠장. 나리타 브라이언 따위, 나에게는 나쁜 놈이었다.

사츠키상에서도 더비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삼손 빅을 때려눕혀 왔다.

또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마는 건가?

레이스가 시작되자, 나쁜 놈에게만 눈이 갔다.

흑갈색의 몸에, 뾰족한 귀.

새가슴을 교정하기 위해 장비한 섀도우 롤.

「딱 봐도 영웅 같네」 형은 말했지만,

악역 같다고 나는 생각했다.

제4코너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지배 당하고 말았다.

삼손 빅 등을 최후방에 버려두고,

선두의 그 끝까지 검은 탄환이 뚫고 나갔다.

삼관마의 탄생이다.

「강하네, 악(惡)은」 이라고 나는 말했다.

「넌 너무 단순해」

「뭐?」

「브라이언은, 삼손을 두려워 한거잖아」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무명 시절에 브라이언은 한 번,

삼손 빅에게 패배한 적이 있다고 형은 말했다.

「내심 계속, 겁내고 있었을거야」

뭐라는 거야. 하지만,

원래 겁쟁이인 나리타 브라이언이라면, 혹시….

상상하니 우스꽝스러웠다.

「밥이라도 먹고 갈래?」 돌아오는 전차에서 권해보았지만,

「아니, 약속이 있어」 라며 거절하는 형.

교토에 온 것은, 대출을 요청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형이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공장이 위태롭다는 것을, 처음 들었다.

불안이나 위협, 약함을, 어떻게든 밀어내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어느 사이에, 강함이 되는 것은 아닐까.

형, 괜찮아?

물어보려고 했지만, 나는

「다음에는 나도 브라이언을 사야겠다」 고 간신히 말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킷카상

10월 23일(일) 교토경마장 잔디 3000M

끝.

사족 -

1. 이 글은 모두 허구입니다.

(카피라이터가 직접 밝힘)

2. 같은 해에 나온 또 다른 형태의 킷카상 신문 광고.

이기는 방법에도, 이기고 지는 것이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