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시간인가, 보내는 시간인가.

엄청난 충격에 커피를 쏟아버렸다.

「이쪽은 히가시 씨.」 경마장에서 여동생에게 소개 받은

그녀의 약혼자는, 65세의 남자였다.

도예가이며 경마를 좋아하는 사람.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

부모님보다 오빠에게 먼저 소개하고 싶어.

그런 여동생에게, 그럼 함께 G1 레이스를 보자고 제안한 내가 바보였다.


94년의 마일 챔피언십.

「함께 하는 자리가 기대되는군요.」 남자가 말했다.

노스 플라이트의 은퇴 레이스를 축복해주려고 했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아, 예예」 애매하게 답변하면서,

'여기서는 존댓말을 써야 하는 건가?' 라는 얼빠진 생각을 했다.

새 신부의 오빠는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걸까.


명쾌한 레이스 전개 덕에 구원 받았다.

제4코너부터, 노스 플라이트의 시간이었다.

마일전에 바친 짧은 경주 생활.

그 「집대성」에는, 누구도 대적할 수 없었다.

좋았어! 무심코 승리 포즈를 취하려다

황급히 손을 집어넣었다.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라며 약혼자가 자리를 비운 틈에, 여동생에게 말했다.

「네가 오십일 때, 저 사람은 구십이야.」

「그렇게 되네.」 여동생은 내 경마 잡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몇 년 동안 같이 살 수 있을 것 같아?」

여동생은 대답하지 않고, "흠"하고 중얼거리더니 말했다.

「노스 플라이트 말이야, 1년 반 밖에 뛰지 못했네.」

느닷없이 말 이야기를 하기에, 「늦게 피어났으니까.」 라고 대답했다.

「굉장한 말이네.」

「중요한 것은, 보낸 시간의 길이가 아니야. 그 질이야.」

거기서 여동생이 강하게 고개를 끄덕여서, 깜짝 놀랐다.

나는 또다시 바보가 되었다.


「나 친가에 갈 꺼야.」 여동생의 얼굴을 보았다.

「그래. 힘내.」

축하한다고, 겨우 말할 수 있었다.

떠들썩함에 뒤섞인, 작은 소리로.


마일 챔피언십

11월 20일(일) 도쿄경마장 잔디 1600M


끝.



사족 -

1. 2011년에 JRA(일본 마사회)에서 제작한 신문 광고를 핫산한 것입니다.

주인공이 노스 플라이트라 가져와봤습니다.




(커여운 노스 플라이트 장)


단, 이 글은 모두 허구입니다. (카피라이터가 직접 밝힘)

단편 소설 읽는다는 느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본 광고의 모티브가 된 레이스

3. 본문은 관서 사투리로 쓰여있지만,

핫산이 경기도 촌놈이라 적절한 번역을 할 수 없었기에 표준어로 번역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