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다이에서 버스타고 내려와 도쿄에 온 다음 전철타고 야마나시현 고후에 도착

일단은 야마나시현 최대 도시이자 현청 소재지이긴 한데..

꺼무위키에 따르면 일본의 모든 현청 소재지 중에서 가장 인구가 적었다가

최근에 돗토리 따고 47개 중 46위가 되었다고 함

야마나시는 일본을 대표하는 포도 생산지이며

자연스레 포도 생산을 많이 하다보니 와인 생산도 발전했다고 함

여러 개의 와이너리가 있지만 나는 고후 역에서 굉장히 가까운 사도야 와이너리를 방문

와이너리 내부는 이렇게 이국적인 모습으로 꾸며져 있는데

이 때문에 여기서 웨딩사진과 결혼식까지 같이 한다고 함

실제로 와이너리 투어를 기다리는 도중에 웨딩사진 찍는 커플을 두 쌍이나 봤다

투어는 가이드가 투어 그룹을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해주는 식이라

따로 사진은 안 찍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와이너리 내부가 감옥 같이 생김

아무튼 투어를 뒤로하고 기다리던 와인 시음 타임

화이트와인 한 잔만 줘서 레드와인은 내가 따로 한 잔 주문함

투어 가격이 쌌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었음

와인은 내가 싸구려 혀라서 그렇게 느꼈을진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가벼웠음

좋게 말하면 마시기 쉬운 느낌

개인적으론 이렇게 한 잔씩 여러 술을 마시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고후 와이너리 투어만 다니는 일정으로 다시 한 번 오고 싶기도 하노

고후 역 근처 골목 사이에 있던 돈까스집

대충 먹으려다가 조금 더 추가해서 세트로 갈까? 그럴거면 조금 더 추가해서 치킨까스도 나오는 걸로 갈까? ㅇㅈㄹ 하다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처먹게 됨

맛은 있었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나는 고후에서 조금 떨어진 야마나시시 역으로 갔다

야경을 찍기 위해서인데

유루캠이라는 애니에서 나와 조금은 더 유명해진 후르츠 공원이라는 곳이 야경 찍기에 적합해 방문하려데

후르츠 공원으로 가는 버스는 6시가 채 되기도 전에 막차가 끊겨서

걸어올라가기로 함

씨발 말이 되노 이게

애니에 나온 후르츠 공원

야경 적당히 찍고 다시 걸어내려감

참고로 후르츠 공원 위에는 홋타라카시 온천이라는 곳도 있으므로

관심이 있는 사람은 거기도 가보도록 하자

고후를 떠나는 날

야마나시의 유명 음식인 호우토우를 먹으러 옴

어떤 재료가 들어가냐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간단하게 말하면 푸짐하게 끓인 미소시루에 칼국수 면을 넣은 음식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와 씨발 존나 맛있노! 하면서 먹을 음식은 아니지만

딱히 실패할 일도 없는 음식이라고 보면 된다

나는 단호박이 들어간 호우토우를 시켰지만 다른 사람들 주문하는 거 보니 돼지고기 들어간 게 맛있나보더라

호우토우를 먹고 난 다음의 목적지는 나가노현의 타카봇치고원

오카야시와 시오지리시에 걸쳐있는 해발 1665m의 산 위에 있는 고원이다

참고로 여기도 유루캠에 나온 곳

캠핑장 접수처에는 이렇게 케릭터 판넬도 가져다 놓음

아무튼 예전에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지만 그 때는 단순 방문이라 야경을 찍지 못해서

제대로 야경 찍으려고 텐트랑 침낭 들고 왔다

참고로 그냥 걸어 올라가도 되긴 하지만 일단은 차로 가는 게 기본이고

택시타고 가면 7천엔 좀 넘게 깨진다

이번에는 택시 타고 갔는데 7천엔 넘어가니까 택시기사 아저씨가 걍 미터기 끊고 7천엔에 해주셨음

압도적 감사..ㅠ

내 텐트

군대 말년에 지급받은 신형 텐트랑 치는 법이 똑같아서 간만에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다

아무튼 텐트치고 대충 누워본 다음에 살짝 쌔한 기분을 뒤로하고

다시 사진찍으러 감

타카봇치고원에선 이렇게 스와 호를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이 꽤 많다

흐릿하게 보이는 후지산이 굉장히 아쉬웠다

날씨가 좋으면 후지산까지 제대로 보이는데 이 때는 실루엣 정도만 보여서 씁쓸했음

노을지는 타카봇치고원

참고로 타카봇치고원에 자판기나 화장실은 있지만 음식을 파는 곳은 없기 때문에

미리 먹을걸 준비해와야 함

나 같은 경우는 출발할 때 편의점에서 미리 저녁+다음날 아침에 먹을걸 사오긴 했음

스와 호의 야경

대충 노을질 때부터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 쭉 서서 기다렸는데

진짜 존나 추웠다

생각해보면 해발 1600m 정도 되는 곳이니까 따뜻하면 그게 더 문제겠노

근데 여기서 1차 타격이 왔는데

야경 찍으려고 삼각대 박았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삼각대가 조금씩 흔들리는 것이었음

덕분에 깔끔하게 찍힌 사진이 없다..

그리고 2차 타격은 텐트에 돌아온 후

밤~새벽에 진짜 너무 추웠다..

생각해보면 당연히 핫팩이라도 가져가는 게 맞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냥 갔던걸까 싶기도 하노

새벽에 잠깐 잠들었다가 추워서 깨고 씨발거리고 반복함

가난그릴스좌의 입김 보온효과 자세도 따라하고

자판기에서 뜨거운 음료수 2개 뽑아다가 침낭 안에 처넣기도 하고

별 지랄쌩쑈를 하면서 일출시간까지 버팀ㅋㅋ

마지막 3차 타격은

해 뜨는걸 보면서 사진찍으러 갔는데

추운 기온에 카메라 배터리가 오링난 것

진짜 개씨발 되는 일이 없노?

진짜 몇 장 찍지도 못하고 카메라가 꺼져버렸다

그나마 아침에는 후지산이 조금 더 잘 보이더라..

이제 산을 내려가야 될 일이 남았음

아까 택시타고 올라왔다고 한 것을 기억할텐데

내려갈 때도 택시를 탄다면 왕복 14만원이나 써야하기 때문에

애초에 계획 짤 때부터 올라갈 때만 택시를 타고, 내려갈 때는 걸어간다는 전제로 계획을 짰음

근데 막상 내려가다보니 씨발 이걸 언제 다 내려가노..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기 때문에 몸이 피곤한 것도 있었고..

그래서 히치하이킹 하기로 함

걸어 내려가다가 산 내려가는 차량 보일 때 엄지손가락 들고 있으니까

한 3트 정도에 성공했음

첫 차량은 멈춰서 무슨 문제 있냐고 하긴 했는데 차에 가족이 다 타고 있어서 자리가 없다고 미안하다 하더라ㅠ

아무튼 태워주신 할아버지의 차에서 흘러나오는 엔카 노래를 들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시오지리 역까지 차를 얻어타고 내려갔다

정말..압도적 감사 ㅠㅠ..

(예전에 타카봇치고원 갔을 때 찍은 운해 낀 스와 호의 모습)

여러모로 이번 타카봇치고원 캠핑은 찐빠짓의 연속이었음

방한 대책도 제대로 안 세웠고 먹을건 카메라 배터리 문제도 있었고

내려올 때도 결국 히치하이킹 성공하지 못했으면 체력 바닥난 채로 다음 일정을 소화해야 했을 것

그러므로 무지성으로 계획 짜고 실행하는 것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었음

하지만

재미는 있었다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