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말 ~18세기초 자타공인 유럽 최고의 기병대였던 메종 뒤 루아(프랑스 국왕근위대)는
기병 방진 돌격이라는 새로운 전술을 창설하여 전 유럽에 유행시켰다.
사람들은 기병 돌격이라고 하면 반지의 제왕에서처럼 전속력으로 우루루 달려가는 걸 떠올리지만
당시의 프랑스 기병대는 기수들의 승마 부츠와 부츠가 맞닿을 정도로 빽빽하게 밀집해서
기병 버전 팔랑크스나 테르시오라 할 만한 방진을 이룬 다음
전속력 돌진이 아니라 느린 속보(!)로 전진해서 적진을 들이받았다.
이 돌격은 의외로 대단히 효과적이었는데, 질서가 무너지거나 속도가 제각각인 것 때문에
기병들이 서로 방해해서 기세가 줄어드는 일이 없고
미칠 듯이 빼곡한 밀집방진의 사람과 말의 질량이 결집된 채로 적에게 부딪치면서
마치 움직이는 성벽에 부딪친 듯한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기병들은 권총 두 자루를 소지하면서, 50미터에서 한 발, 25미터에서 또 한 발을 쏜 다음
칼을 뽑거나 권총을 그대로 휘둘러서(당시 권총의 손잡이는 망치급으로 묵직하게 만들어졌다)
난투전을 벌여 적진에 길을 뚫었다.
기병 난전에서 여러 가지 기기묘묘한 스킬들이 나왔다.
고참병들은 신병들에게 어설픈 거리에서 방아쇠를 당기지 말고 차라리 적의 몸에 총구를 갖다대고 쏘라고 충고했다.
그렇게 하면 신병이 어설프게 휘두른 세이버보다 확실히 적 기병을 골로 보낼 수 있었다.
또 고참병들은 이미 쏘아버린 권총의 총구를 적의 얼굴에 들이대는 페이크 전법을 종종 사용했는데,
눈앞에 총구가 들이대지면 적은 본능적으로 식겁해서 고개를 돌리게 되고, 그러면 묵직한 권총을 휘둘러 뚝배기를 깰 수 있었다.
칼을 쓸 때는 적병이건 말이건 머리와 얼굴을 집중적으로 노렸는데, 일단 안면부상을 입히는 데 성공하면
치명상이 아니어도 심리적 충격과 눈앞을 가리는 피로 적은 무조건 무력해졌기 때문이다.
또 말의 머리를 향해 휘두른 칼날이 굴레를 자르면, 재갈이 말의 입에서 떨어져 적은 말을 다룰 수 없었다.
출처 - "근대 전쟁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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