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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세차완료 - 튜닝된 무선 습흐타 5인치 첨가앱에서 작성

삶은계란데리야끼소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17 23:41:26
조회 874 추천 23 댓글 43
														

셀프세차를 시작한지 약 5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야터치세차만 하던 내가 어느샌가 용품들을 하나씩 사다가
이벤트당첨을 가장한 이니돌리 풀세트부터 토비아 구입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실물이 아닌 보정된 사진으로도 보이는 깊은 스월들은 여러 암살자들의 타겟이 되었고 체리글레이즈부터 베네레, 크고왁,딥코트 등 여러 좋다는 LSP를 올려도 결국 내 차는 팡택을 밀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여러 팡택샵을 알아봤지만 허구헌날 시도때도없이 회사에 불려가야하는 근로노동게이에게 널널하게 시간을 허락해주는 팡택샵은 없었고 결국 나는 가성비 원탑이라는 5인치 습흐타 무선폴리셔 중고를 아주 좋은 가격에 입양하게 되었다.

크기도 묵직하고 이 분야의 최강자인 루페스 아이브리드와도 외형이 비스무리하게 생긴 것이 이 정도면 굳이 팡택샵에 맡기지 않아도 혼자서 자가로 내 차를 관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팡택분야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캉가루좌는
무선 습흐타에 대해 '이 물건은 힘이 조또 없어서 그게 밸런스와 진동이 우수하다고 느껴지는 것이고, 이것을 사는 행위는 곧 쓰레기통에 돈을 갖다버리는 행위와 같다'라는 혹평을 했다.

나는 그때부터 좌절하기 시작했다. 정녕 내가 지금껏 투자한 행위는 전부 의미가 없는 행동일까. 정녕 내 차는(주먹 휙~)내가 관리한다 라는 건 불가능한 것인가...

그렇게 좌절감에 빠져 우울한 날을 보내던 날..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팡택기 튜닝의 최고조넘 Z5좌에게 개인적인 연락이 온 것이었다.

"아아 선생님이 그 스근하게 담배만 태우고 세차는 아직 세린이티를 못 벗어나는 그 틀리야끼 선생이오?"

뭔가 비아냥대는 말투와 정중한 말투 그 중간 어디쯤의 말투였다. 분명한 건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장인의 자신감과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내 다른건 아니고 안산패밀리들 물량 다 쳐내고 시간이 좀 남아서 그런데 당신 습흐타를 한번 보내보겠소? 나도 무선습흐타는 처음 만져보는거라...아무래도 교보재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소만"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나는 뛸 듯이 기뻤지만 애써 흥분된 기분을 억누르고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가...감사! 압도적 감사!! 즉시 보내겠습니다!"

그렇게 최고조넘의 손에 들어가 튜닝된 무선 습흐타를 들고 두근대는 마음으로 세차할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상세한 베어링 튜닝기는
https://m.dcinside.com/board/washcar/149388


드디어 그렇게 바라던 세차할 날이 돌아왔다.
이 날을 위해 나흘동안 개처럼 일했다.

퇴근하자마자 나는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오늘의 세차에
전력투구를 위해 짧은 단잠을 잤다.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꿈에서 캉가루좌와 대면을 하는 꿈을 꾸었는데 마치 내가 실제로 본 듯 너무나도 생생했다.

우리 둘은 이니돌리에 앉아 서로 마주보고 열띤 토론을 벌였는데 흡사 문화방송의 100분 토론보다 더욱 무겁고 진중했다.

"당신의 그 폴리셔의 형상을 한 폴리셔조무사로는 당신의 차는 택도 없소! 팡택샵을 가던지! 아니면 나한테 맡기던지!"

"무슨 그런 당치도 않는 소릴 하는거요! 이놈도 가성비라는 타이틀 아래 빛을 못보는 것이지, 엄연한 폴리셔란 말입니다! 알테크, 젠타이 이런 놈들과는 차원이 달라요!"

나는 거의 울부짖듯이 말했다. 그러나 캉가루좌는 표정 변화 하나없이 냉정하게 말했다.

"멍청아. 기계가 좋고 나쁘고는 상관없어. 이제 겨우 투명버킷 하나 장만해서 세린이 티 벅벅 내는 자네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거지!? 팡택기의 팡 총 획수가 얼마인지 외우고는 있는거야? 바로 대답 못하겠지? 그런 놈이 중벌, 말벌을 논하다니...넌 세차갤의 수치다. 넌 그냥 집 앞 팡택샵에 맡겨서 관리나 똑바로 하고 와라...하찮은 놈 흐하하"

마치 사람을 찢을듯한 기세로 뒤집어지듯 웃는 캉가루좌에게 나는 분하지만 할말이 없었다. 하지만 Z5좌가 완숙토마토 재활용품까지 언급해가며 베어링을 튜닝해준 그 정성이 이렇게 무너질 순 없었다.

"그...그렇게 말하지마! 나의 습흐타는 무려 자체 베어링 공장을 가진 Z5좌가 튜닝해주고 하찌의 세차연구소와 당근세차의 2인자 키키가 인정해준 습흐타다! 남들이 갖고 있는 습흐타와는 차원이 다르단 말이다!"

괴성을 지르며 일갈하는 순간 나는 헐레벌떡 잠에서 깼다.
이마와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나는 머리에 무언가를 얻어맞은 듯 멍해있었다.

그런 나를 마누라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무슨 꿈을 꾸었길래 그리 역정을 내냐고 되물었다.

안쓰러운 표정을 짓는 마누라의 손을 잡으며 나는 말했다.

"다녀오겠소. 내 아마추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할 때가 온 것 같소"

나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 세차장을 갈 채비를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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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된 습흐타를 들고 있으니 세상 무서울 것이 없었다.
마치 던전 앤 드래곤의 전설의 검을 얻은 느낌이었다.

마누라에게 짧은 작별인사를 고한 뒤 세차장을 향했다.

밤늦게 출발하는 세차장으로 향하는 길은 적막과 어둠만이 짙게 깔려있었다. 나는 애창곡인 심수봉 선생의 백만송이 장미를 들으며 스근하게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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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판 세차장에 도착했는데 왜인지 모르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것이리라. 마음 속으로 몇번이나 되뇌었지만 이제 겨우 폴리셔를 세 번 잡아본 나로서는 아직까지 자신이 없었다. 입구에 들어가기 전에 스근하게 에쎄체인지 1미리를 두까치를 태우며 긴장되는 마음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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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꽃가루 흩날리는 시즌이 되었기에 프리워시를 꼼꼼하게 해주었다. 폼킹을 이용해 AD시트러스 워시를 도포하고 매지폼으로 프리워시를 마무리한 후 스근하게 미트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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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세차를 마무리 한 후 빠른 드라잉을 위해 토비아를 발동시켰다. 나흘전에 루나를 올린 몸이었지만 도장면 구석구석 깊은 스월들이 마치 조선 팔도에 천지빼까리로 널린 계곡마냥 물을 붙잡고 있는 탓에 쉬이 물길이 날아가지 않았다.

어느정도 스근하게 물기를 털어낸 후 나는 빠르게 폴리셔를 잡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찰칵'
삐-삐빅-삐빅
배터리 정상결합 확인
전원공급장치 배선경로 이상 무!
18v 4.0암페어시 배터리 확인!
다이나패드 70ppi 결착 확인!
시스템 이상 무! 정상출격 가능합니다!

자랑스러운 습흐타가 나에게 출격완료보고를 비장하게 외쳤다.

오늘 이후로 나는 더 이상 글레이즈를 찾지 않으리라.
스월맛집이라는 비아냥도 듣지 않을테다.
광택이나 맡기셈 낄낄 이라는 놀림도 없으리라.
수백번 다짐하며 트렁크에서 습흐타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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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상맨이 나눠준 말벌을 패드에 묻히고 거침없이 도장에 쿡쿡 찍었다. 주변의 수군거림이 들렸다.

"어머 저 사람 봐 폴리셔를 꺼내들었어"
"뭐야 루페스야? 아니잖아 저건...습흐타? 저런걸로 폴리싱을 할 수 있는거야? 저건 페클이나 유막제거용 아니었어? 배짱 하나는 알아줘야겠군"

웅성웅성대는 세차장 주변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나는 1단으로 약제를 고루 펴바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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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으로 펴 바르고 3단으로 돌리는데 움직임이 심상찮았다.
처음 습흐타를 잡았을때 느낌과는 전혀 다른 부드러움이었다.

"어랏....!?"

나는 짧은 감탄사를 외치고는 4단, 5단 단수를 키워나갔다.

이전 느낌이 뭔가 거친 파도위를 다니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참기름이 잘 발린 동원 양반김이 내 혀위를 춤추는 느낌이었다.

이거다. 이 정도면 할 수 있다. 보란듯이 나도 팡택을 칠 수 있겠다!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샘솟았다.

팡택기의 명가 Z5좌 다운 튜닝이었다. 단지 베어링을 몇개 바꿨을 뿐인데 오른손으로 전해져오는 진동은 잔잔한 호숫물처럼 부드럽게 나의 겨드랑이를 타고 올라왔고 힘세고 강한 아침처럼 파워는 일정하게 흔들리지 않는 고목나무처럼 도장면에 그대로 전달되었다.

폴리셔는 준비되었으니 이제 나만 정신 차리면 된다.
나는 심호흡을 깊게 하고 캉가루좌의 유튜브를 몇백번이고 돌려보면서 그가 하는 자세 그대로 따라했다.

하지만 그가 했던 습흐타의 혹평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아
자꾸 나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의구심이 계속됐다.

이게 맞는걸까? 나는 지금 어쩌면 헛된 수고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포기해야될까?
의구심이 드는 순간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데리야끼 선생..."

"누...누구요? 이승의 사람이라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이승에서 득광하지 못한 저승의 세차망령이라면 썩 물러가시오!"

나는 겁에 질려 허공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데리야끼 선생, 납니다. 팡택기의 최고조넘"

지오좌였다. 내 마음 불안함이 만들어낸 허상인지, 아니면 나의 간절함이 만들어낸 목소리인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지오좌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두려움을 가지지 마시오. 내가 튜닝해 준 선심이 헛되이 끝나지 않게 하시오. 타격드라이버까지 동원한 내 손의 거침을 잊지 마시오. 완숙토마토 완충재를 넣어준 제수씨의 고운 마음을 간직하시오. 당일접수 익일배송해준 경동택배 기사님의 성실함을 기억하시오. 당신은 할 수 있소. 브랜드 따위 중요하지 않소. 광을 내는 것은 팡택기를 잡은 당신의 두 손이자 절실한 마음이오. 그걸 잊지마시오"

그렇게 외치고는 지오좌는 다시 멀리 메아리치듯 떠나는 듯 했다.

그리고는 잊은 듯 다시 한마디를 내뱉고 떠나갔다.

"아 물론, 나는 루페스를 갖고있지만 말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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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좌의 응원에 힘입어 나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폴리셔를 거침없이 밀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 나는 내 차와 혼연일체가 된다.

비록 남루한 실력이지만 내 차는(주먹 휙~) 내가 관리한다.

그렇게 나는 무아지경으로 보닛과 문짝을 말벌로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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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말벌로 밀어낸 다음 LSP는 더루나를 올려주었다.
이 빌어먹을 한반도는 봄에는 꽃가루. 여름은 더워서.
가을은 낙엽, 겨울은 추워서 계절마다 바를 수 있는 LSP가 한정되어 있다.

지금처럼 세차하고 나서도 즉시 달라붙는 꽃가루에는 단연코
루나가 최고의 선택이리라 믿으며 쓱싹쓱싹 버핑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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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 군데 패드 데미지도 남았고 깊은 스월이 아직 많이 남았지만 흐린눈을 ON하고 만족하며 세차장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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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했다.
멀리서 보면 이 정도면 만족할만하다.
나는 흡족해하며 에쎄체인지 1미리 돗대를 맛있게 빨아재낀 후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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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고 아침이 되었다.
나는 싱글벙글한 얼굴로 집 앞에 새로생긴 팡택샵을 찾아가
혹시모르지만 현재의 차 상태가 어떤지 간단하게 견적을 의뢰했다.

샵 사장은 둘러나와 내 차를 한바퀴 죽 둘러보더니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혹시 이거 어디서 손 댔으예?"

"아 제가 말벌 좀 쳤습니다. 많이 괜찮죠?"

내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대답하자 사장은 기가막힌 듯 대답했다.

"직접 손을 댔다고예? 뭐 어설프게 하셨는갑네예...여는 싱글로 함 치고, 저는 샌딩기로 함 작살을 내야겠는데...날잡아가 한번 오이소 이틀 정도 맡기면 깔끔해질낍니더. 근데 이렇게 하실거면 그냥 안하시는게 나았을낀데...껄껄"

사장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들어갔다.

나는 좌절했다. 아 역시 습흐타의 한계인가.
세린이의 한계인가...
캉가루좌의 말이 정녕 틀리지 않은 것인가...

하지만 나는 도전해보고싶다.
언젠가 나도 득광을 하는 날이 오리라 생각하며.
다음번 세차를 또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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