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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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1일차 상세 후기

위고비갤 눈팅만 ㅈㄴ 하다가 드디어 위고비 실제로 맞아봄일단 종로가 성지라고 하여 버스타고 종로로 망설임 없이 갔음오랜만에 간 종로는 사람이 매우 많았고 야생의 생태계였음캐리어에 신발을 넣고 파는 할아버지와 대한민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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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오늘도 후기를 써보게 되었음

일단 2일차라곤 하나, 어제 주사를 밤 10시 언저리에 놨기 때문에 1일차 비스무리한 2일차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람

스펙: 180cm / 114.1kg / 0.25mg 1주차 투약 중

2일차 후기 시작

어느정도 위갤을 눈팅한 위갤러들, 특히 여러가지 이유로 아직 처방을 받지 않은 위갤러들은 한 가지 사실이 매우 두려울 것임

게시글이든 댓글이든 많이 나오는 내용, 바로 '사용자의 20%는 위고비 효과가 없다'는 말임

나눠맞기든 아니든 한 달에 20~40만원은 필수적으로 드는 다이어트약이... 5명 중 1명은 아예 통하지 않는다고?

심지어 나머지 사람들은 존나 잘 빠진다고?!

그건 정말 비극적이고 통탄할만한 사실임....

해서 본인은 이 내용을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음

일단 이 사실의 출처는 다음 논문에서 나온 Step 1 임상 결과인듯함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이라는 저널의 논문이고, 이 저널은 Lancet, JAMA, Nature medicine 등과 더불어 탑 저널 중 하나임

다들 흔히 아는 네이처가 임팩트 팩터(쉽게 말해 전투력)가 50따리일때, 얘네는 100 이상 찍는 정도이니

어차피 아묻따 믿어야 할 자료에 더 신빙성을 더해줄 수 있지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032183

Just a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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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nejm.org

아무튼 해당 20%에 관한 내용은, 이 저널에서 밝힌 '체중이 5% 이상 감소하지 않은 13.6%의 사람'이

전문가들에 의해 '해당 비율이 최대 20%까지 될 수 있다'로 확장되어 퍼지게 된 것임

따라서 해당 20%은 '위고비 맞았는데 식욕 억제가 안되는 사람' (X) 의 비율이 아닌

'위고비를 장기간 투약한 뒤 결과를 보았을 때 체중 5% 이상 감량을 실패한 사람' (O) 의 비율이라 보는 것이 더 옳은 것임

때문에 식욕억제가 잘 안 된 것 같아도 살이 빠졌으면 넌 80%인거고, 식욕억제가 잘 되는데 이상하게 살은 안 빠졌으면 넌 20% 당첨임

물론 식욕 억제 효과와 감량 효과의 절대적인 상관 관계는 존재하지만

맞기 전에는 결국 '아모른직다'인거고, 실제 확률은 13.6%로 더 낮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 (그러니 안 맞은 사람들도 걱정을 좀 덜어도 될 것 같음)

그래서, 직접 맞아 본 위고비의 효과는 어땠을까?

일단 부작용부터 읊고 가겠음

본인은 다행히 커다란 부작용은 없었음

다만 어젯 밤 투약 이후 약 2시간동안 경미한 두통 증세가 있었고, 2시간이 지나자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음

더불어 1일차 후기에도 작성했지만 주사 직후 누울 경우 주사 부위가 살짝 땡기거나 불편한 증상이 있었음

하지만 매우 경미했고, 마찬가지로 2시간 이후 사라졌음

그 후 꿀잠 때리고 일어난 다음 날

원래 아침을 안 먹기에 출근한 뒤 빈 속으로 근무를 시작했음

근무 중에는 흔한 부작용으로 언급되는 오심, 메스꺼움, 두통 등은 다행히 없었고, 대신 다른 부작용? 비스무리한게 있었는데

바로 '입마름 증상'임... 

갈증이라기엔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은데, 계속 입이 말라가는 느낌이 들었음

또 물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들어서 이게 리버스 연가시인가 싶더라

흔히 당뇨병 환자들이 물을 많이 마신다고 알고 있었는데

위고비를 맞고 나서 바로 당뇨에 걸릴 일은 없으니 (애초에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이기도 하고)

걱정 없이 그냥 물을 꾸준히 마시고 화장실을 자주 갔음

마치 내 몸이 오줌 탱크가 된 것마냥 물을 오줌으로 꾸역꾸역 변환을 한지 6시간 정도, 이젠 트름이 좀 나오기 시작했음

분명 먹은 것은 없는데 트름이 나오는 것이, 장 속에서 뭔가 어떤 가스가 생산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함

그리고 식욕억제 효과

이건 정말 놀라웠음....

나는 언제나 내가 효과가 없는 20%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했는데

논문 내용처럼 실제 감량 효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다행히 식욕 억제만큼은 아주 확실했음

점심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 다이어트를 의식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굳이 점심을 먹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고

이는 퇴근까지 쭉 이어졌음....

물론 중간중간 영양제와 종합 비타민 등을 먹긴 했지만

그를 제외하면 약 24시간동안 공복 상태를 유지하였음에도 밥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음

뭔가 직접 표현하자면 뱃 속에 거대한 돌덩이가 하나 있어서 위장관이 보내는 신호를 막고 있는 느낌이었음

그 흔한 꼬르륵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사실 글 쓰는 지금도 전혀 배고프지 않음

실제로 밥을 먹는 사람을 보아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나 '배고프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음

퇴근 시간쯤이 다 되어 꼬꼬면을 끓여먹는 직장 동료의 냄새를 맡아도 전혀 음식이 땡기질 않았음

때문에 본인에게 위고비의 식욕억제 효과만큼은 매우 확실하게 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사실 본인은 십수년간 생명공학 분야에서 일을 하며 수많은 화합물과 미생물, 찍찍이들을 다뤄오며 생명의 신비를 느껴왔음

하지만 그 십수년의 세월로 깨달은 생명의 신비보다, 위고비를 맞고 하루만에 직접 느낀 이 식이 조절의 신비가 더 충격적이었음

아니 이게 진짜 된다고? 정말 식욕이 하나도 안 느껴진다고?

이 거대한 충격감에 '나는 한시라도 빨리 시작할걸'과 같은 후회 아닌 후회를 하고 있음

물론 아직은 2일차이고 체내 약물 농도도 3일차에 피크를 찍으니 내일은 어떤 부작용을 새로 겪을지는 알 수 없음

변비로 시달리게 될지, 설사로 시달리게 될지, 탈모로 시달리게 될지

그건 위고비 할아버지가 와도 알 수 없고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임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함

바로 내 옆에 삶아진 채로 '먹어줘.....'하는 스파게티 면을

더 이상 나는 먹을 수 없다는 것임.....

2일차 결과 요약

체중 : 114.1kg (아직까진 유의미하지 않은 데이터임, 적어도 일 주는 지켜봐야 함)

식욕 : 매우 성공적으로 조절되었음

부작용 : 약간의 두통 (개선됨) + 약간의 입마름과 갈증 (많이 쳐먹으니 해결됨) + 오줌 탱크가 된 것 같은 자괴감

운동 : 안 함 (내일부터 근력 운동 위주로 수행할 예정임)

식단 : 1일 1식, (240+228 = 약 500kcal 미만) - 계란 프라이 2알 + 프로틴 파우더 60g 먹고 배불러서 더 이상 못 먹겠음

탄수 채우기용인 파스타 면은 조리 후 방치 중....

내일부터는 꼭 800~1000kcal는 먹을 수 있게 노력 할 것을 맹세함

이상 후기를 마침

다음 후기는 일 주일 뒤에 실제 감량 효과가 어떤지 들고와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