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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숲의 아들 라이온] 2부 : 지배 (6)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16 16: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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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세르세의 밤거리를 걸었다. 내가 실수한 것은 아닌지 우려하면서 말이다.


음, 의심의 여지 없이, 내 세기의 걸친 삶은 실수투성이였다. 문제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행동이 실수인가 아닌가일 것이다.


사자의 논리는 제법 일리가 있었지만, 일리가 있는 수준에 그친다는 게 문제였다. 우리가 어떻게 아발루스에 도착한 것인지, 그가 어떻게 카마스에 이른 것인지는 전혀 설명하지 못했으니까. 논리를 적용하여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고 싶지만, 이미 벌어진 비논리에 논리를 적용하는 게 가능키나 한 일인가?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워프 여행을 보자. 비논리적인 것에 대한 정의를 내린 것이 아닌가? 인류는 여전히 그에 대해 정량화를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사자는 자신이 아발루스에 도래한 것이 내 옛 형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나는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그 전사가 내가 그랬던 것보다 친절하게 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나는 사자를 보자마자 죽여버리려 들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내 걱정을 그냥 털어버렸다.


“나는 아들들이 필요하다. 최소한, 내가 믿을 수 있는 아들들이 말이다.”


사자가 한 말이었다.


“칼리반이 깨지던 그날의 전투가 몇몇의 속임수와 악의에서, 그리고 다른 일부의 솔직한 혼란 속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면, 나는 내 아들들에게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들이 그 분열에서 어느 편에 서 있었는지 말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총에 맞을 위기에 처하는 첫 번째가 내가 된다는 소리다. 아발루스의 방어를 위해 사자는 꼭 필요했고, 그가 도시를 돌아다니면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게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이론적으로 내 형제에 속하는 이들을 찾는 일은 내 몫이 되었다. 나도 시선을 덜 끄는 편은 아니지만, 세라마이트 갑주를 벗고 두건이 달린 갈색 옷을 눌러쓴 채라, 일전에도 했던 변장을 할 수 있었다. 유전 조작된 서비터나 노동자처럼 보일 수 있었으니까. 스페이스 마린은 전사지, 위장하는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위장에 적응을 한 채였다.


내가 가진 또 다른 장점이 있었다. 폴른들이 결코 별개의 개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이에 대한 사자의 추리는 정확했다. 강조하자면, 우리는 제국의 정식 체제 내에 편입된 조직적이고 조율된 군세가 아니었다. 최소한, 나는 그런 것에 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그리고 우리는 스페이스 마린이다. 더 큰 전체 속에 속하도록 교육받았다는 뜻이다. 우리 중 다른 형제들과 접촉한 적이 있는 이라면 알 것이다. 그런 식으로 흩어진 경험을 한 것이 나 자신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종류의 경험을 공유하는 덕분에, 그 이후 어떤 변화를 겪었다 해도, 우리 사이는 일종의 친족이라 해야 할 것이다.


폴른들에게는 스스로의 존재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식이 있다. 그 표식을 본 폴른들은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표식은 폴른들이 만날 때 서로 공유된다. 그 표식들은 칼리반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다. 최소한 대부분은 그렇다. 그 대신, 우리는 사자 발견 이전 우리가 편성되었던 옛 군세의 표식과 연관된 것을 사용한다. 내가 처음 만났던 비통한 외톨이 사리우스는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나는 그렇게 익힌 지식을 프리아벨에게 전수했었다. 그의 워프 숭배에 내가 인내심을 잃기 전까지,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나눴으니 말이다.


표식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역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이 도시에서 가장 거대한 황제교 성당, 순수자 성 제롬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은 정말 웅장한 규모였다. 중앙의 큰 돔을 중심으로, 옅은 대리석 지붕을 두른 네 개의 돔이 배열되어 있었다. 주 첨탑은 총독궁의 그것보다도 더 높이 솟구쳐 있었다. 물론 내 형제들은 성당 자체에 이단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단으로 보일 수 있는 행위를 저질렀다가는, 그 장소에 항상 몰려 있는 신자들의 무리 속에서 환히 드러나게 될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주 통로 바로 반대편의 건물은 대개 탐색을 시작할 기점이 된다.


세르세에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성당이 자리한 광장으로 이어진 거리 양쪽에는 각각 전쟁으로 물자가 부족함에도 영업하고 있는 술집, 그리고 성당에서 거행될 수 있는 고위층의 장례식을 원활히 치르기 위해 배치된 영안실이 그 선택지였다. 반대편 길에는 그냥 술을 진탕 들이켠 취객들이 널려 있을 뿐이었다. 영안실의 경우 벽에 낙서나 흔적이 없는 것은 아니긴 했는데,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반면 술집의 벽은, 원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원 안에 세 개의 선이 교차하고 있었다. 각 선은 한쪽 끝에서 직각으로 짧게 긁힌 자국이 더해져 있었는데, 대략 세 개의 검이 교차한 모양새였다.


그것은 우리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군단의 핵심이었던 검의 군세를 상징하는 표식이었다. 가장자리 주변에 새겨진 다른 흔적들은 흔적의 숫자와 위치를 통해 다음에 찾아야 할 곳을 알려주었다. 사자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내 형제 중 하나가 이곳에 있었거나, 왔었다.


나는 청원자들과 참회자들로 이루어진 군중 무리의 가장자리를 미끄러지듯이 움직이며 자리를 옮겼다. 가장 열렬한 천민의 절박함과 분노로 황제에게 구원을 간청하는 울부짖음이란. 항상 불편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내가 더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사자의 이름이 황제의 이름에 버금가는 경건한 외침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제국이 그 이성의 시대로부터 얼마나 몰락했는지 떠올릴 때마다 역겹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두 거리를 가로로 지나고, 세 거리를 북쪽으로 움직였다. 그곳에서 나는 다음 표식과 마주했다. 아마도 학교로 추정되는 곳의 금속제 문기둥에 다음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 주변에 새겨진 흔적들은 도시 안 깊숙이, 그리고 궁전으로부터는 더 멀리 인도하는 중이었다.


나는 이제 빈민가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다음 흔적은 긁힌 자국이 아니라 페인트 자국이었다. 벽에 그려진 지역 깡패들의 영역을 가리키는 낙서 사이에, 눈에 띄지 않게 그려져 있었다. 비교적 새로운 흔적으로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다른 사람들의 낙서에 부분적으로 가려졌던 낡은 표식을 대체한 새로운 것이었다. 이 말인즉슨, 내 형제가 아주 최근에 여기 왔었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그 알 수 없는 착륙선에 타고 있던 것이 내 형제라는 사자의 주장에 신빙성이 더해졌다는 의미다.


일전에 성간 무역선을 타고 여행한 적이 있었다. 사설 무역선 선장이 너무 많은 질문을 하지 못하도록 적절한 금전과 적당한 협박을 섞어 내밀었던 기억이 난다. 때로는 여행의 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피하려고 약속된 시간보다 더 일찍 떠나는 일도 있었다. 사리우스는 자신이 함께 여행했던 선장이 그녀가 아는 노예상들에게 미리 소식을 전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탈출한 유전자 조작 농노를 보유하고 싶어 했다나. 승객에게 만약 현상금이 걸려 있는 경우라면, 선장이 제국 당국에 전할 확률을 배제할 수도 없다. 그리고 지금의 동생들이 우리에 대한 아주 작은 단서라 해도, 엄청나게 끈질기게 추적할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우주항의 불확실한 환경을 헤쳐 나가느니, 상선을 타고 궤도에 도착한 뒤 왕복선을 훔쳐 저 아래 행성으로 직접 가는 것은 나로서도 할법한 생각이다.


페인트 자국을 따라가자, 빈민가 깊숙이 들어가게 되었다. 거리에는 오수가 흐르고, 불빛은 희미해졌다. 아까 본 영역 표시 낙서를 남긴 깡패들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내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다-세라마이트 갑주가 없더라도, 이곳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노상강도나 거친 패거리 따위는 충분히 다루고도 남는다-. 어떤 종류의 폭력이건 주목을 끌 게 분명하고, 나는 관심을 피하고 싶어서였다. 아무리 홀로 숨어 살아가는 이라 해도, 정당방위라지만 범죄자 여섯 놈을 토막 내고서 문을 두들기는 꼴을 좋아하진 않을 테니 말이다.


마지막 표식은, 아마도 아발루스산 석재로 지어진 것 같은 무허가 주택의 싸구려 플라스텍 문에 새겨져 있었다. 이 표식은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검의 군세를 상징하는 교차하는 겁들의 표식 대신, 굵은 가로선에 다섯 개의 세로선이 교차한 문양을 감싼 원의 표식이었다. 이것은 왕관의 군세를 상징하는 표식이 조잡하게나마 그려져 있는 것이었다. 그 먼 옛날, 전열을 돌파하는 충격보병들과 대전사들이 속해 있던 옛 형제단의 상징이다.


나는 문을 두들겼다. 용두사미에 가깝게 탐색을 끝냈다고 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문을 두들길 때 사용해야 하는 비밀 박자나, 반드시 말해야 하는 고대의 암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느낟. 아마 내 기본적인 본성은 레기오네스 아스타르테스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내가 두건을 벗고, 가장하고 있던 버릇들을 버리기만 하면 말이다. 그리고, 칼리반이 깨지던 그날 함께 있었던 존재들이 아니라면, 이 표식을 따라 여기까지 따라올 지식을 가지고 있지도 못할 테니 말이다.


물론, 내 지금의 동생들이 내 동족 중 하나를 족치고서는 그 비밀을 뽑아내어 여기까지 이르렀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응답 없는 문을 보며 나는 상념에 잠겼다. 내 지금의 동생들이라면, 우리를 유인하기 위해 함정을 파고, 그 함정까지 이어지는 길에 우리의 말을 써먹을 수도…


“움직이면 죽는다.”


내 뒤에서 들려온 속삭임은 아주 낮았다. 스페이스 마린의 증강된 청각이 없었다면 들을 수 없을 지경이다. 나는 스페이스 마린의 목소리임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평범한 필멸자들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독특한 음정과 음색이니까 말이다.


아마 나는 대부분의 아스타르테스보다 누군가에게 총에 겨눔을 당한 경험이 많을 것이다. 고대와 현대를 막론하고, 내 친족들의 대부분을 돌아본다 해도 마찬가지리라고 생각한다. 총이 겨눠지면, 겨눈 이 아니면 겨눠진 이가 죽는 게 원칙이니까. 하지만 자기 자신이 아닌 척 위장하는 데 긴 시간을 보냈던 우리에겐 상황이 다르다. 자존심이 대단하거나, 혹은 내 덩치에 겁을 먹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나에게 총을 겨눴던 놈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나는 그 소설 같은 망상을 때로 허용하곤 했다. 내가 활용하기 좋았으니 말이다. 대부분, 총을 든 팔을 잃거나, 혹은 더 심한 경우를 당했다.


이번은 그런 경우와는 전혀 다르다. 프리아벨과 나는 처음 마주쳤을 때, 서로가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아차리고서 그대로 반사적으로 총을 뽑아 서로를 겨누고 쏠 뻔했었다. 서로의 정체를 알아차린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피할 수 있었던 경우였다. 그리고 지금 내 친족은 나를 제대로 제압하고 있었다. 나는 목소리의 방향을 통해 화자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바로 내 뒤에 있는 집의 위층 창문이었다. 내 무장은 겉옷 아래 숨겨져 있었고, 내가 무장을 꺼내는 순간 죽음이 닥칠 것이다. 나는 무기가 겨눠져 있음에 대해서는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아무리 스페이스 마린이라 해도, 그가 위협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능력이 없는 한,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해도 다른 형제를 위협하는 데에는 주저하기 마련이다.


“지금 말하는 것은 누구지?”


나는 물었다.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설명해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칼리반의 파괴 당시를 경험한 베테랑이라면, 분명 나를 죽이나 살리냐의 여부를 결정하기 전 내 신원을 확인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내 동생들이라면, 내 목숨을 완전히 끝내기보다, 고문을 통해 자백을 받아낼 심산으로 심문관 채플린에게 끌고 가려 들 것이다.


“넌 아스타르테스군.”


조금 더 커진 목소리였다.


“천천히 돌아서라. 두 손은 옆에 대고, 무기를 꺼내지 마라.”


나느 시키는 대로 하면서 고개를 살짝 들었다. 그렇게 하니 두건 아래로 살짝 시야가 확보되었다. 희미한 조명 속에서, 창문에 어떤 형상도 보이지 않았다. 무기 총구 같은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후, 나를 조준하는 어두운 원형을 알아볼 수 있었다. 비반사 처리 때문에 금속 부분이 검게 칠해져 있었지만, 총신의 구멍을 간신히 알아볼 수 있었다. 지금 내게 겨눠진 것은 볼터였고, 갑주가 없다면 나라 해도 쉽사리 끝장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조용히 사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뭐 이번이 처음 하는 욕도 아니고, 기왕이면 마지막으로 하는 게 아니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적어도, 그렇게 욕설을 퍼부을 수 있게 살아남는다는 뜻이니까.


이제 할 수 있는 한 상황을 통제해야 할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은, 정보를 상대가 요구하기 전 먼저 내주는 것이었다.


“나는 제1군단의 자브리엘이다.”


나는 나에 대해서 밝혔다.


“형제애로서 여기 왔다. 최소한 이름만이라도 알려줄 수 있겠나?”


잠시 침묵이 내렸다.


“두건을 벗어라. 천천히.”


목소리가 지시했다. 나는 손을 뻗어 두건을 벗었다. 흡사 면갑이라도 둘렀던 듯이, 서서히 두건이 벗겨지며 이상하게 취약해졌다는 느낌이 치밀었다. 오랜 세월 내가 얼굴을 숨겨 왔던 것을 떠올리면, 이 두건이 나에게 보호막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 같기는 하다.


“황제 폐하의 피시여.”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고, 그 목소리에서는 한껏 차올랐던 경계심 어린 적대감을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기쁨을 담은 코웃음이 들렸다.


“자네, 정말 늙었군.


최소한 내가 당장 죽을 일은 없다는 뜻이겠지만, 솔직히 점점 짜증이 치밀었다. 조심하는 것, 그리고 조롱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날 아나?”

“내가 널 훈련했다, 노인네. 앞의 문으로 들어가라. 무기는 멀리고.”


두 번의 큰 걸음으로 거리를 좁힌 나는 문을 열었다. 계단을 제외하고, 집 아래층 전체를 차지한 단칸방이 보였다. 희미한 조명이 비췄다. 그리고 나는 들어가려던 순간 잠시 멈칫했다. 빈 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옷차림을 한 거대한 형상이 결투를 벌일 태세로 방 맞은편에 선 채, 역장이 꺼져 있는 파워소드를 손에 들고 있었다. 의심의 여지 없이 또 다른 스페이스 마린이었다. 하지만 그는 내게 총을 겨누고 있던 이는 아니었다. 총을 겨누고 있던 이가 계단을 따라 걸음을 옮기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내 왼쪽에는 또 다른 전사가 있었다. 완전히 검게 칠해진 세라마이트 갑주 위에, 붉은 겉옷을 두른 전사가 플라스마 총을 내게 겨누고 있었다. 붉은 바이저가 빛나는 투구는 분명 더 현대적인 마크 7 파워 아머로부터 가져온 것이리라.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플라스마로 소각당하는 죽음은 질량 반응형 볼트탄에 맞아 죽는 것보다 더 매력적이지 못한 죽음이라고 여겨졌다. 물론 더 빠른 죽음일 수는 있을 것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는 플라스마 총을 겨눈 이와는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들어와서 문 닫지.”


검을 든 전사가 입을 열었다. 칼리반 특유의 모음 억양이 두드러지는 목소리였다. 차갑고 딱 부러지는 목소리기도 했다.


“형제들이여.”


나는 문을 닫으며 다시 인사를 보냈다.


“형제인지 두고 봐야지.”


계단에서 울린 발소리는 세 번째 전사의 도착을 알렸다. 내가 말을 주고받던 바로 그 전사였다. 셋만으로도 좁아진 방은 그까지 더해지자 거의 밀실 공포증을 자아낼 지경이 되었다. 다음 순간, 나는 그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알아본 순간 충격이 짜릿하게 몸을 지났다.


“아프카르?”

“내가 널 훈련했다고 했지, 못 들었나?”


기사장 아프카르가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처음 제1군단에 합류했던 시절, 그는 나의 교관 중 한 명이었다. 길고 부드러운 머리를 가진 깁투스 출신이었다. 칼리반 방어전에서 명령을 외치던 그때처럼, 그의 머리카락은 여전히 검고 윤기가 흘렀다.


“당신은 나이를 먹지 않았군요.”


나는 놀라움 속에서 입을 열었다.


“나는 튀어나온 지 한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그가 대답했다.


“이제 실제로 보낸 세월로 치면 나보다 두 배는 되겠군.”


아프카르의 시선이 옆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였고, 그는 한숨을 쉬었다.


“로혹, 총 좀 치워 주겠나? 여기서 총을 쏘면 거리 절반은 무너질 걸세.”

“그렇지 않을 걸세.”


로혹의 목소리는 투구의 복스 그릴로 인한 약간의 왜곡을 감안해도, 쉬고 숨이 찬 소리로 들렸다.


“아직 우린 그의 의도를 모르니까.”


그가 쥔 플라스마 총은 지금의 기준으로는 골동품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이자 썬더볼트 패턴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바에 따르면, 제국의 플라스마에 대한 이해가 지금 수준보다 훨씬 높던 시절, 우리 군단이 직접 만들어 낸 무기로 보였다.


아프카르가 한숨을 쉬었다.


“자브리엘, 이쪽은 로혹일세. 일명 붉은 속삭임으로 불리지. 이쪽은 카이.”


칼리반 출신의 전사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끄덕여 보였다. 붉은 속삭임은 미동도 없었다.


“이쪽은 내가 직접 훈련한 자브리엘이라 하네.”


아프카르의 말이 이어졌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랑은 많이 달라 보이지만,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갑군.”

“이 은하계에서 400년을 살면 누구라도 변할 겁니다.”


나는 중얼거렸고, 그 중얼거림을 들은 아프카르가 움찔거렸다.


“혼자서?”

“뭐, 거의 그랬죠. 다른 몇을 만나긴 했습니다만, 대부분 상대가 자기 혼자, 혹은 자기들끼리 다니겠다고 빠르게 결정을 내리더군요.”


나는 광기로 변해버린 내 삶을 극복하려 애쓰는 동안, 생각이 비슷한 형제들끼리 뭉쳐 다닐 수 있었던 이들에 대한 질투심을 누르려 애썼다. 지금 목소리에 분노를 실어 넣을 여유 따위는 없었으니까.


“벌써 거리에 소문이 자자하던데. 라이온 엘 존슨이 여기 세르세에 있다고 말이야.”


카이가 입을 열었다.


“정확하지. 그분이 돌아왔네.”


나는 아주 간단하게 말했다. 그들 모두가 긴장하는 것이 보였다. 부정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아마 그들은 제 형제 중 하나가 프라이마크를 본 순간 바로 알아봤으리라고 믿고 있음에 분명해 보였다.


“자네도 그와 함께 있는 건가?”


로혹이 물었다. 여전히 방아쇠울 안에 그의 손가락이 걸려 있었다.


“그렇네.”


나는 입을 열었다.


“그와 나머지 반역자들이 우리 모두를 파괴하려 했는데도 말인가?”


아프카르의 목소리가 거칠어졌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솔직히, 그를 처음 봤을 때 죽여버리려 하긴 했습니다. 실패했죠. 하지만 그는 저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날에 관한 대화를 나눴지요. 사자는 황제에게 충성을 다했다고 맹세했고, 저는 그를 믿습니다. 또한, 그는 칼리반이 함대를 향해 먼저 발포했다고 맹세했고, 저는 그를 믿습니다. 만약 배신이 있었다면, 루서와 아스텔란, 그리고 그 지휘부에서 뭔가 배신이 있었던 것이 아닌지 저어됩니다.”

“내가 루서가 이상하다고 했잖아.”


카이가 중얼거렸다. 아프카르는 손을 흔들어 그의 입을 다물게 했다.


“그도 워프 폭풍에 휘말린 건가? 우리처럼?”

“그도 전혀 모릅니다.”


아프카르가 묻고, 내가 답했다.


“그는 칼리반이 파괴된 순간, 그리고 저를 만나게 된 순간 사이에 대해서는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나는 이 시점에서 그 이상한 칼리반 숲의 모조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로혹이 나를 불태울 거라고 결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설명할 시간이 있을 테니까.


“하지만 제 생각에, 워프 폭풍에 휘말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는 늙었어요, 아프카르. 심지어 저보다도 더 늙어 보입니다. 추측해 보자면, 아마도 그가 어딘가에 갇힌 채, 프라이마크에게 허락된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늙어간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갇혔다고? 대체 누가 가뒀단 말이지?”


손을 펼쳐 보이는 것 외에 어떤 답도 할 수 없었다.


“아까 말했듯이, 형제여, 그냥 이것은 추측일 뿐일세.”

“왜 우릴 찾으러 너를 보낸 거지?”


아프카르가 물었다. 나의 옛 스승은 분명 우리의 유전 아버지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 도움이 필요해서입니다. 그는 가능한 한 많은 인류를 보호하기 원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스페이스 마린이 필요하죠.”


잠시 주저하다, 나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그가 외로워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우리가 그러했듯, 그의 아버지가 설계한 모든 것이 파괴된 은하계에서 깨어났습니다. 이전에 그가 알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죠. 그는 항상 그랬듯이 냉정한 자세로 맞서고 있지만, 그에게 익숙한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칼리반에 있었던 이들 중 적어도 일부는 그의 군대가 공격하기 전까지 전혀 그를 적대할 생각이 없었다고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아직 살아 있는 아들들을 찾고자 합니다. 화해를 원하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화해라고?”


아프카르가 으르렁거렸다.


“군단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함께였던 우리 형제들을, 전사들을, 그리고 신병들까지 모조리 학살당했는데, 그게 다 오해 때문이었다는 걸 믿으라고?”


다음 순간, 붉은 속삭임이 총구를 내렸다.


“나는 함께 가겠네, 형제여.”


놀란 것은 나 뿐만이 아니었다. 카이와 아프카르도 똑같이 놀란 표정이었으니까. 로혹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처럼 어깨에 플라스마 총을 둘러메고 그의 뒤에 있던 상자로 몸을 돌렸다. 아마도 그가 모은 개인 소지품과 탄약이 들어 있지 않나 싶은 상자였다.


“로혹?”


아프카르의 짧은 한마디에, 모든 질문이 담겨 있었다.


“난 사자께서 우릴 배신했다고 믿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네.”


로혹이 대꾸했다.


“우리가 무엇이건 잘못을 범했다고 생각했지. 칼리반은 많은 것이 뒤틀린 이상한 세계 아니었던가. 그것 때문에 우리가 뒤틀리지 않았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


상자를 연 그는 플라스마 탄통 두 개를 매달아 놓은 탄띠를 꺼냈다.


“은하계로 돌아온 뒤 나는 인류를 삼키려 드는 가장 강력한 야수들을 사냥했네. 그 사냥 하나하나가 모두 사자를 위한 것이었지. 만약 그분께서 사냥을 전쟁으로 바꿀 생각이라면, 나는 그분과 함께 하겠네.”


아프카르가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자네와 가길 거부한다면, 어떻게 하라는 명령도 있었나?”


나는 그를 직시했다.


“사자께서 전한 것은 명령이 아니라 부탁입니다. 그는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당신의 도움을 청했습니다. 당신이 그를 거부한다 해도, 그에게 맞서지 않는 한 사자가 당신을 쫓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솔직히, 여기에 우리 형제들이 한 명보다 많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으니까요. 로혹 한 명만 합류하더라도, 저희가 바랐던 수준입니다.”


카이가 툴툴거렸다.


“젠장, 무시할 수 없는 기회잖아. 이 세월이 지났는데, 내 프라이마크를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고?”


카이는 검을 검집에 꽂아 넣었다.


“나도 자네와 함께 가지, 자브리엘. 어쩌면 오래 머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프카르를 응시했다. 그는 씩씩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 작자가 뭐라고 떠벌리는지 직접 들어봐야겠군.”


카이를 힐끔 본 아프카르는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자브리엘, 자넬 깎아내릴 생각은 없네만-”

“제가 도우면 갑주를 입는 게 더 쉽겠죠.”


나는 내 전 교관에게 알 듯 말듯한 미소를 지으며 기꺼이 앞으로 다가갔다.


“기사장 형제여, 저는 400년 동안 갑주를 입고 벗는 것을 도울 시종 하나 없이 홀로 지냈습니다. 언제 갑주를 입을지 벗을지 직접 선택해야 했죠. 언제 그 결정을 되돌려야 할지, 제 정체를 드러낼 위협은 없는지 늘 생각하면서 살아왔단 말입니다. 돕는 것쯤, 당연히 간단합니다.”




기뻐하라, 월루의 날이 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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