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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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움 (辛) 과 괴로움 (辛)

「그러고보니. 엄밀하게는 매움이라는 건 맛이 아니래. 맵다는 건 고통이라나 뭐라나.」

「……갑자기 뭐야?」

더운 여름이야말로 매운 것을 먹어 땀을 흘리는 게 좋다, 라고 자주 들어서 그런가. 나는 그대로 그런 말에 그대로 놀아나 편의점에 핫 스낵을 사왔다.

말 그대로, 핫한 스낵이다. 두 의미로. 

「응? 이거 봐, 이거 사왔어. 뭔가 그런 말도 있었지-라고 떠올렸거든.」

「……으와」

코마키는 엄청난 표정을 지으며 거부반응을 표한다. 

그것도 그럴 만하다. 내가 오늘 사온 건, 기간 한정의 엄청 매운 치킨맛 핫 스낵이다. 코마키의 앞에서 매운 것을 먹는 것은 어떨까 라고 생각도 해서 오늘은 그런 기분이었다.

뭐, 아무래도 코마키라고 해도 냄새만으로 상태가 나빠지지는 않겠지.

……안 그러겠지? 

「응, 맛있어. 엄청 매운 맛이라는 건, 때때로 먹고 싶어진단 말이야.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변태.」

「왜 그렇게 되는 거야?」

「……맵다는 건, 아프다는 거잖아. 그것을 좋아서 먹다니, 변태일 수밖에 없어.」

「그거, 매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 들으면 화낼 거야.」

「사실이잖아.」

그녀는 휙, 하고 뒤돌아봤다. 또 어린애 같은 짓을.

나와는 정반대로 코마키가 산 건 아이스크림이다. 그것도, 멜론 맛. 역시 요즘 코마키는 멜론에 빠져있는 것 같다. 내가 멜론을 먹고 있을 때도 뺏거나 하고, 이건 이제 멜론 성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코마키는 여유롭게 내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하지만 눈이 마주치는 일은 없이, 그녀의 시선은 살짝 내려본 상태이다.

그러던 중 눈을 부릅뜨고, 다시 뒤돌아봤다.

어딜 봐도 수상하다. 마치 못 볼 걸 봐버린 듯한.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우메조노는, 아픈 걸 싫어하나 보네.」

「뭐?」

「아니, 매운 거 싫어하잖아?」

코마키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건 새삼 와서 그러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난 늘 그랬듯이 말을 꺼냈다.

「딱히, 싫어하는 거 아니야.」

「좋다고는 생각하는데? 고통이라는 건, 살짝으로 충분해. 강도가 강해져도 분명 좋은 일은 아닐 거니까.」

인간은 분명 쓰라림이나 괴로운 일이 있다면 울 정도가 마침 좋은 것이다. 울고 싶지만 울 수 없는 강도는, 필요 없다. 코마키에게는 특히 더. 

라고, 뻔한 걸 생각하지만. 나한테는 어떨까. 나 자신은 약한 인간이라 생각하지만, 고통에는 강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라는 소리가 되겠지만.

「저기, 우메조노. 우메조노가 싫어하는 거, 좀 더 알려줘.」

「……무리. 그걸로 승부에 이길 생각이잖아.」

「그럴 생각 없어. ……그냥 알고 싶어서 그래.」

이쪽을 보고 무슨 말을 해도 보지 않을 거라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난 슬쩍 그 시선을 쫓는 듯,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조금이지만, 얼굴이 붉은 것 같다.

더운 탓인가, 기분 탓인가.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라도 좋으니까. 아무한테도 말 안 하고 비밀로 할게.」

「……와카바.」

「왜?」

「왜가 아니라. 나는 와카바가 싫어.」

「아하하, 그렇구나. ……그래서 눈을 마주치지 않는 건가?」

「……그래」 

눈을 마주치지 않는 건,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늘은 억지로 더 들을 이유도 없어서, 나는 그녀의 옆에서 조용히 과자를 먹었다.

다 먹었을 즈음에는, 교복이 땀으로 흥건해져 몸에 달라붙어, 조금 기분이 나빠졌다. 맵다는 건, 냉방이 잘 드는 방에서 먹을 때가 가장 좋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