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을 한 군데서 뿌린 건 아니야. 여러 생각을 해봤지. 아빠가 선택했던 길이니 타이펀의 위성에 그대로 둘까도 생각했어. 화가 치밀어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진 못했어. 대신 노스스타에 들어있던 채로 데려왔지. 아빠는 우주에 떠다니면서 방금 얼어붙은 것처럼 그대로였어. 소름 끼치지?

아빠를 화장하기로 했어. 난 그것밖에 안 했지. 계획을 짜느라, 아웃랜드로 가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느라 생각할 틈 없었어. 아빠를... 어떻게 할지는 너무 바빴던 거야.

그 후에 엄마가 대신 처리해줬어. 가이아에 도착했을 때에야 끝마칠 수 있었지. 집 살림을 풀고 있었던 날, 바람이 많이 불 때 엄마가 모든 걸 멈추고 항아리를 가져다 들판에서 유골을 뿌렸어. 엄마가 말하길 앙겔리아에도 유골을 남겨뒀다고 하더라. 노스스타를 두던 헛간 바로 옆에 말이야. 그 후에 우리 가족과도 함께할 수 있도록 나머지를 여기에 가지고 온 거라 하더라고.

그러니 아빠. 계속해서 우릴 지켜봐 줘. 하늘 위에서 우리를 지켜봐 주던 그때처럼.